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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08-25 05:5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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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충북대학교 - 강길원 교수

질병분류를 이용한 새로운 의료제도 방안 제시

충북대학교 - 강길원 교수

충북대학교 강길원 교수

질병분류를 이용한 새로운 의료제도 방안 제시

질병분류 발전과 의료제도 개선을 위한 꾸준한 연구

시골 보건소에서 지역주민들을 위해 진료하는 것이 꿈이었다는 강길원 교수. 그는 의료제도개선을 통해서 사회공헌을 하겠다는 생각이 남달랐다. 임상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의료관리학을 전공한 것도 이러한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의사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질병분류 작업을 시작한 것도 오로지 국민들의 건강과 의학자로서의 고민 때문이었다. 강길원 교수는 인터뷰를 통해, 질병분류와 의료제도, 이를 통한 국민건강 향상에 대한 향후 비전을 제시했다.

질병분류 발전을 위한 노력

세상에는 수만가지의 질병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질병들을 병원이나 의사마다 제각각 분류한다면 어떻게 될까? 환자들은 방문하는 의료기관마다 다른 질병명을 들을 것이고, 환자상태에 대한 병원간 의사소통도 불가능할 것이다. 국가적 차원에서는 일관된 질병통계를 생성하지 못할 것이고 나라 간에도 질병통계를 비교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표준화된 국제질병분류(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ICD)를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ICD를 한글로 번역한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orean Classification of Diseases, KCD)를 병원뿐만 아니라 질병분류를 사용하는 모든 기관에서 사용하고 있다.

강길원 교수는 KCD 5판과 6판 개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우리나라 질병분류를 발전시키는 데 많은 공헌을 하였다. 기존에 KCD는 WHO에서 개발한 ICD를 한글로 단순 번역한 것에 그쳤다. 하지만 강길원 교수가 주도한 6판부터는 우리나라에 다빈도로 출현하는 질병들을 대상으로 세분화코드를 만들어서 통계수집의 정확도를 제고하였다. 미국이나 호주 등 주요 선진국들은 이전부터 ICD를 그대로 사용하기 보다는 자국의 실정이나 요구에 맞게 이를 세분화하여 사용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조금 늦었지만 강길원 교수의 주도로 세분화코드가 도입된 것이다.

강길원 교수는 세분화코드 도입뿐만 아니라 KCD의 정확한 사용을 위한 코딩지침서 개발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였다. 질병분류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의무기록사뿐만 아니라 질병분류를 잘 모르는 의사나 간호사 등도 참조할 수 있도록 코딩지침서를 개발하였고 이 코딩지침서는 병원뿐만 아니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관련 기관에서 널리 활용되었다.

KCD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기능상태와 장애를 분류하는 국제기능장애건강분류(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Functioning, Disability and Health, ICF)의 한국 도입에도 참여하여, 장애인에 대한 포괄적 평가와 건강수준 향상을 위한 좋은 도구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여러 가지 공로를 인정받아 강길원 교수는 제20회 통계의 날에 ‘근정포장’을 수훈 하였다. 이 날의 수상은 남들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질병분류 발전을 위해서 묵묵히 노력해 온 강길원 교수의 노력에 대해서 국가가 인정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의료제도 발전을 위한 노력

강길원 교수는 질병분류뿐만 아니라 의료제도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하였다. 강길원 교수는 건강보험수가제도에 대한 전문가로 특히 포괄수가제에 대한 최고의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수가제도란, 건강보험 가입자를 진료한 병원에 대해서 건강보험에서 진료비를 보상하는 방법을 규정한 제도로, 현재 우리나라는 제공된 서비스 하나하나에 대해서 가격을 매겨서 보상하는 행위별수가제를 사용하고 있다. 즉 검사나 약, 처치 등에 대해서 개별적으로 가격을 매겨서 제공한 양만큼 보상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의료비 증가에 매우 취약한 제도이다. 행위별수가제 하에서 병원이나 의사들은 수입 증대를 위해서 서비스 제공량을 늘리거나 고가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유인을 가지게 된다. 행위별수가제가 가진 이려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제안된 제도가 포괄수가제이다. 포괄수가제는 행위별수가제와는 달리 질병별로 일정액을 책정하여 보상하는 제도이다. 질병별로 보상받는 액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과다 진료의 우려를 없앨 수 있다.

강길원 교수는 20년 가까이 포괄수가제와 관련된 각종 연구와 제도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강길원 교수가 포괄수가제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이 제도가 의료비 절감에 유리하다는 단순한 판단 때문만은 아니다. 강길원 교수는 우리나라의 왜곡된 건강보험수가제도의 개혁방안의 하나로 포괄수가제를 생각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단기간 내에 전국민 의료보험인 건강보험제도를 도입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급하게 제도를 도입하다보니 많은 문제를 초래하였고 그 중의 하나가 수가제도이다. 의료보험 도입 초기 정부는 충분한 예산이 없었기 때문에 당시 병원이 환자에게 받고 있던 소위 관행수가의 50% 수준에서 보험수가를 책정하였다. 초기에는 500인 이상의 사업장만을 대상으로 의료보험이 도입되다보니 의사들도 이러한 수가 책정에 대해서 크게 반대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후 불과 10년만에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보험제도로 발전하였고, 수가는 큰 폭의 인상이 없었다. 이렇게 되자 병원들은 수입이 반토막이 날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이러한 수입 감소에 대해서 병원들은 박리다매 형식으로 서비스 제공량을 늘리고,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서비스를 비정상적으로 늘리기 시작하였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상급병실료차액이나 선택진료비 등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비급여서비스의 대표적인 예이다. 정부도 보험수가가 낮은 것을 알기 때문에 이러한 비급여서비스를 사실상 방치하였다. 이런 의료환경에서 의사들은 장사꾼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병원 유지를 위해서 3분 진료를 해야 하고, 고가의 비급여서비스를 권고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양심적인 진료를 하는 의사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지고, 의사들은 꼭 필요한 서비스라고 하더라도 환자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포괄수가제는 이러한 왜곡된 의료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강길원 교수는 주장한다. 포괄수가제를 도입하면 수가 인상에 인색하였던 정부의 태도를 변경하여 수가 인상을 이끌어 낼 수 있고, 질병별로 일정액을 받기 때문에 의사들이 더 이상 환자 눈치를 볼 필요 없이 양심껏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물론 포괄수가제 하에서는 행위별수가제와는 반대로 수입증대를 위해서 서비스 제공량을 과다하게 줄여 의료의 질 저하가 발생할 수 있지만 적어도 양심적인 의사가 존경을 받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강길원 교수의 주장이다.

강길원 교수는 포괄수가제 발전을 위해 이 제도의 기반이 되는 한국형환자분류체계 KDRG version 3을 개발하였고, 포괄수가제를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발전시킨 신괄수가제도를 고안하였다. 현재 7개 질병군에 대해서는 전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포괄수가제를 적용하고 있고, 신포괄수가제는 40여개 공공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시범적용 중에 있다.

질병분류와 의료제도의 접목

질병분류와 의료제도는 서로 다른 성격으로 접목시키기 어려운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포괄수가제에서는 이 두 가지 상이한 영역이 접목이 된다. 포괄수가제는 질병별로 일정액을 주는 제도이기 때문에 정확한 질병분류가 이 제도의 기반이 되는 것이다.

강길원 교수는 질병분류의 발전을 통해서 의료제도의 발전을 꿈꾸고 있다. 비록 남들이 잘 알아주지도, 경제적으로 이득이 되지도 않는 전문영역이지만, 이 분야에서 꾸준히 연구를 하는 것이 사회에 봉사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오늘도 밤늦게까지 연구실의 불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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