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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08-25 06: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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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칠갑산 산꽃마을 장광석 위원장

이름 그대로 산과 꽃이 있는 우리의 고향

칠갑산 산꽃마을 장광석 위원장

칠갑산 산꽃마을 장광석 위원장

늘 똑같다고 떠날 생각을 한 것이 아니라

제가 직접 변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름 그대로 산과 꽃이 있는 우리의 고향

인위적인 조화를 싫어하거나 쉽게 시들어버리는 꽃다발을 꺼리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그러나 오솔길에, 밭고랑에, 산그늘에 그저 작은 군락을 이뤄 소박하게 피어있는 야생화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은은한 색감이 매력인 야생화, 외래종처럼 요염한 빛이나 크고 화려한 법이 없는 꽃들이 지천에 피어 있는 마을이 바로 칠갑산 산꽃마을이다. 콩밭 메는 아낙네가 포기마다 설움을 심던 그 칠갑산은 이제 절절한 사연이 있는 외딴 곳이라기보다 계절마다의 진한 고향 전경이 살아나 그 풍경을 보고 싶어 찾는 손님들로 붐비는 마을이 되었다.

고향에서의 한결같은 삶, 그 속의 변화

장광석 위원장은 어릴 적부터 항상 변화를 꿈꿔왔다고 입을 뗐다. 그가 기억하는 산꽃마을은 처음부터 지금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6대 째 살고 있는 고향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은 같은 것들이었다고. 밭과 논에 농사를 짓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또 자식이 장성하면 부모의 삶을 고스란히 이어가는 모습에서 무엇인가 다른 모습이 갖춰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막연하게나마 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생각을 점점 커져 20대 부터는 매일 같은 농산물 수확을 반복하기보다 좀 더 나은 이익창출이 되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새로운 아이템들을 시도해보기 시작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사회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농사만 짓는 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게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기호에 맞는 꽃이라는 아이템으로 마을가꾸기사업을 시작하기에 이르렀다.

“처음엔 벚꽃 축제를 시도하려 했습니다. 누구의 기호에서도 크게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축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벚꽃 축제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만큼 이미 기존의 축제들이 많았어요. 가장 대중적인 꽃 축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래서 봄에 반짝 피고 지는 한철 벚꽃보다는 사계절 보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꽃들에 초점을 맞추고 그중에서도 야생화에 주력했죠.”

이와 같은 노력으로 농촌체험관광과 농산물 직거래 장터 등을 운영 중이며 매년 250여 건의 체험과 문화,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한국미술협회, 코미디협회, 천안로타리클럽, 충남문화산업진흥원, 서울 신월4동 주민자치위원회, (주)한샘, 인천 학익고, 금강환경지킴이 등과 1사 1촌 자매결연을 맺고, 도농교류를 통한 농촌 지역 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대통령상은 마을 주민 모두의 것

“한 번도 보상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단지 고향이 좋아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했고 그 일을 같이 도와주는 고마운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보람을 느꼈습니다. 고향이 변화하고 활기를 띄어가는 것이 좋았을 뿐입니다.”

2014년 12월 23일 도농교류 농촌사랑대상 시상식에서 마을리더 부문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한 장광석 위원장의 소감이다. 도농교류 농촌사랑대상은 농림축산식품부가 도농교류 활성화에 노력해온 마을 대표나 기업·단체, 개인 등을 선정해 시상하는 최고 영예의 상이다.

장광석 위원장은 이번 수상의 영광이 결코 자신만의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칠갑산 산꽃마을은 언뜻 작아 보이지만 41개의 가구가 있고 지역민들이 한마음으로 마을을 가꾸고 매년4월 중순경, 축제를 개최 한다. 이미 체험마을을 시행 중인 마을에 몇 차례 견학을 다니며 이미 갖추고 있는 것들과 부족한 것들을 조사했다. 그러다 친환경 사업을 접해 역시 차별화에 뜻을 두고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장광석 위원장은 산꽃마을뿐만 아니라, 청양군의 14개 체험마을들이 함께 운영하는 도농교류센터를 설립하고, 이곳에서 마을들과 행정 업무 지원을 받아 도농교류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가 충남도 93개의 회원마을을 훨씬 유기적이고 효과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역할까지도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장광석 위원장은 팜스테이 마을에서 충남 도회장을 겸임하고 있어 말하자면 3가지 역할을 맡은 셈이다. 이런 바쁜 와중에도 환경단체 회원으로 활동하며 단체의 도움을 받아 친환경 농업으로 경쟁력을 키워 나아간다.

축제를 위한 마을이 아닌 행복을 위한 마을

장광석 위원장은 칠갑산 산꽃마을을 만들면서 달라진 점으로 마을 주민들이 바빠졌다고 말한다. 예전엔 주민들이 농번기에도 다른 마을에 가서 삯을 받고 품을 팔았지만 지금은 인건비를 주고 다른 마을에서 인력을 동원할 정도가 되었다. 마을 주민들은 농사 중에도 틈틈이 꽃도 심고 마을을 가꾸면서 좀 더 아름다운 꽃마을을 만들었다. 마냥 쉬고 놀았던 겨울에도 하우스 일로 일거리가 끊이지 않고 바쁜 나날을 보낸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장광석 위원장은 고향을 위해 했던 일이고 궁극적인 바람은 지역 주민들이 여유롭고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것을 도와주는 것에 있다고 했다.

“돈 버는 것도 좋지만 돈만 벌어서는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없습니다. 그래서 2012년부터 농한기를 이용해 풍물이나 하모니카, 기타와 오카리나 같은 악기를 배우기도 하고 서예를 즐기기도 할 수 있는 취미 활동을 만들었습니다.”

장광석 위원장의 이러한 주민을 위한 시도는 공모사업으로 선정이 되어서 ‘행복을 키우는 문화 컨텐츠’로 지원을 받아 활동의 질을 높이고 보다 적극적인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게 되었다.

동화 같은 마을이지만 귀농은 현실

이처럼 해를 거듭하며 발전하는 산꽃마을이지만 거창한 직함을 떠나 이장으로서 귀농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도시에서 항상 컴퓨터 앞에서만 일하다 한 번씩 좋은 계절에 꽃피는 마을로 오면 얼마나 좋습니까? 연못에 연꽃, 냇가에 흐르는 작은 도랑에 가재와 중고기가 살고 길가엔 야생화가 다투어 피죠. 하지만 직접 내려와 땀 흘려 농사를 짓는 것은 당연히 힘든 일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작은 마을에서 서로 상생하지 않고 개인주의로 살기란 서로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어요. 우리 마을 사람들은 이웃집에 숟가락 갯수도 알고 있습니다.”라고 씁쓸하게 웃었다. 장광석 위원장은 마음만 앞선 섣부른 귀농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첫술에 배부른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산꽃마을에 꽃 축제가 작지 않은 규모로 열리지만 수용시설은 가장 기본적인 것들만 갖추어져 있다. 장광석 위원장은 시골은 시골답게 그 특색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골을 시골답게’라는 말은 새삼 그 의미를 곱씹어 보게 만든다. 그것이 현대 산업사회에 도태되는 것이 아니라 가지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으로 살린다는 의미이다. 도시의 사람들은 시골에 대한 로망이나 향수를 가지고 있기 마련이지만 요즘의 축제는 세련미를 찾아 헤맨다. 더 화려하고 거창한 축제를 위해 무리하게 예산 투자를 하다 낭패를 본 지역도 적지 않다. 축제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시골의 정취를 그대로 보존하며 소박하게 그러나 그만의 수완이 돋보이는 장광석 위원장의 거취는 지금 우리의 지역 축제문화를 다시 돌아보게 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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