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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08-25 00:3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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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코오롱 ‘시대정신’거꾸로…‘윤리경영’시험대 올라...㈜세명정밀 김종철 대표

코오롱그룹 ‘기술유출 의혹’공장 강제조사

코오롱 ‘시대정신’거꾸로…‘윤리경영’시험대 올라...㈜세명정밀 김종철 대표

세명정밀 “독자 개발 특허기술 유출시켜, 복제품 설치돼”

지난 6월 29일 코오롱그룹(회장 이웅열) 산하 코오롱인더스트리(주)(대표 이웅열·박동문) 경산공장(경북 경산시 진량읍 소재)의 작업장 출입문이 (주)세명정밀(대표 김종철,  www.자동연단기.kr)의 요청으로 대구지방법원의 증거보전명령에 의해 강제로 열렸다.
우리나라 섬유업계의 강력한 대기업이 한 중소기업의 특허침해 제기에 대해 일견 타당성 있다는 판단에서 법원 명령에 의해 작업장 문이 열리는 망신을 당한 것이다. 세명정밀은 1988년 우리나라 최초로 국산 연단기를 개발한 연단기 전문업체로 20여 년 동안 봉제 산업기계 자동화에 주력해 자동연단기를 비롯해 검단기, 휴징 프레스, 미니 보일러, 90° 회전기계 등을 생산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산공장은 산업자재 관련 주력사업장으로서 Tire Cord용사, AIRBAG 원단, 고급 타포린, 고강력 초저수축사, 자동차 Seat belt용사, 인공피혁 등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왜 이런 수모를 자초했을까. 여기에는 일부 대기업에서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중소기업 기술복제’라는 예민한 문제가 숨어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명정밀 김종철 대표는 20009년 9월 코오롱인더스트리 측으로부터 구매요청을 받았다. 이 회사가 개발한 ‘에어백용 자동 연단기’의 높은 생산효율성을 알고 이 회사 경산공장의 A부장이 동일한 장비 납품을 문의한 것이다.
이 회사는 에어백용 자동연단기 개발에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10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들여  개발에 성공했다. 이 자동연단기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경쟁업체인 두올에 공급하는 등 제품의 품질과 성능을 널리 인정받았다. 또 이 장비는 프랑스 렉트라 사의 3000W급 재단기에 맞춰 제작·납품될 정도로 기술력을 갖춘 제품이다. 

세명정밀, “10억원 들여 개발한 기술 코오롱에서 유출”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산공장 기술유출 증거보전절차 개시


현재 에어백용 자동연단기는 독일 하우처사 제품의 경우 대당 가격이 60만 달러에 이르는 고가의 장비. 세명정밀은 국내 수요업체의 경쟁력 보전과 미래수요 창출을 위해 독자기술 개발 노하우를 살려 수입산의 1/3 가격에 불과한 1대당 20만 달러에 공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코오롱인더스트리라는 대기업으로부터 문의를 받자 기술진을 대동하고 경산공장을 방문, 상담에 응했다.
그 후 코오롱그룹 본사의 에어백사업팀에서 다시 제품 설명 및 구매 상담 요청이 들어와 경기도 과천 코오롱 본사를 방문해 담당자들과 협의했다. 이로부터 3주 후 본사 전략기획팀 구매1팀과 구매 상담을 완료하고 구매요청서를 받아 납품하기로 결론을 맺었다. 그해 10월, 자동 연단기를 실제 사용할 경산공장을 방문하게 됐다. 김 대표와 기술진이 경산공장을 방문한 날, 황당한 일을 겪게 됐다.

납품협의 과정부터 핵심 기술정보 끈질기게 요구해
본사로부터 정식 구매요청서를 받아 공장을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공장 환경공무팀 담당자는 ‘아직 어느 회사의 제품을 구매할 것인지 결정된 바 없으며, 이 회의는 구매 여부를 결정할 제품설명회’일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세명정밀 측은 “우리는 이미 정식으로 구매요청서를 받았으며, 제작 설치에 관한 설명을 듣기 위해 회의를 요청한 것으로 알고 방문했다”고 설명하면서 구매요청서를 제시했다. 그러자 회의에 모인 이 공장 관계자들은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언성이 높아지고 자리를 이탈하는 등 회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식 밖의 태도를 보였다.
김 대표는 “코오롱 내부 부서 간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정식 발주서를 받아 방문한 업체 대표 앞에서 상식 이하로 행동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발주사와 납품업체 간의 기술적 협의를 위한 회의가 돼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내부적 조율이 되지 않은 상황을 납품 예정업체에게 화풀이하는 것으로 밖에는 비춰지지 않은 것이다.
또 처음 갖는 회의에서 개발업체에게 장비 작동 프로그램, 부품 제원, 작동 원리, 각 제품 파트별 설계도면 등의 핵심 기술정보의 공개를 무리하게 요구하기도 했다는 것.
세명정밀 측은 “정당한 이유 없이 구매 설치 전부터 기술을 공개하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이며, 핵심 기술 공개는 할 수 없다”고 이 요구를 거절해 아무런 결론 없이 회의를 마치게 됐다는 것이다.

“구매 요청도 핵심기술 정보 입수키 위한 목적일 것”
김 대표는 “핵심 기술 공개를 할 수 없다는 우리 회사 측의 태도가 그들의 눈에는 매우 건방지게 보였을 것”이라며 “이때부터 코오롱 에어백사업팀에서 우리 회사의 핵심기술을 입수해 다른, 자신들과 가까운 협력사에게 맡겨 제작할 속셈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대표의 이러한 분석은 장비 납품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처음부터 장비의 핵심기술 정보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충분히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세명정밀은 경산공장의 무리한 요구와 핵심 기술 보호를 위해 코오롱 본사 측에 첫 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납품 포기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코오롱 본사 구매1팀에서 자신들의 불미스런 행동에 대해 사과하면서 특허와 관련된 위법 가능성이 없음을 증명하는 서류와 함께 납품 진행을 재차 요청했다.       
김종철 대표는 이를 믿고 납품 진행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또 경산공장 측에서 집요하게 핵심기술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구해와 결국 장비 설치 및 사후 관리에 필요한 기술정보를 제공하게 됐다.
김 대표는 “이후에도 계속해서 핵심기술 정보에 대한 공개 요청을 해 상당한 의구심은 들었지만, 설마 대기업에서 직접 생산하지 않는 기계 제작에 욕심을 부리지 않을 것이라는 마음에서 여러 차례 협의를 거쳐 납품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세명정밀은 2010년 2월 중국 남경공장에 첫 번째 기계를 공급했고 3월에는 경산공장에도 같은 기종의 연단기를 설치했다.

2억3천만원짜리 장비 정기점검도 필요없다?
납품 완료 후 내심 품고 있었던 특허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점차 현실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 1대당 20만 달러에 달하는 고가 장비를 납품한 지 1년 후인 2011년 3월 품질유지를 위한 우리 회사의 정기 점검 요청을 아무런 설명 없이 거부한데 이어 10월에도 같은 목적의 공장 방문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기계를 납품한 회사가 스스로 정기점검을 해주겠다고 나서는데 방문을 거부할 회사가 몇이나 되느냐고 반문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이러한 행동은 오히려 김 대표에게 의혹을 주기에 충분했고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일반적으로 1대당 20만 달러라는 고가의 장비를 납품 받았으면 이 제품 성능이 정상적 궤도에 진입할 때까지 최대한 납품업체의 지원 요구를 하는 게 정상일 것이다. 또 성능 테스트를 위해 몇 번이나 납품회사 기술진을 현장으로 부르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코오롱 경산공장 측이 정기점검 방문도 ‘필요없다’고 거절해 특허기술 유출에 대한 강한 의문이 계속 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세명정밀 측은 공장 측의 반응에 의구심은 들었지만, 자사 제품 성능이 잘 발휘되고 있겠거니 여기는 한편 코오롱그룹에서 당초 약속한 윤리경영에 대해 믿는 마음을 가지기로 했다.
그 이후 코오롱인더스트리에서 같은 재단기 약 5~7대의 생산설비 증설계획이 있다는 소문을 입수했다. 그렇다면 당연히 세명정밀로 구매 문의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했지만, 연락은 없었다는 것. 그래서 막연히 고가의 외국산 장비를 수입한 것으로 생각하게 됐다.

추가 장비 그룹계열사 외주협력사에 납품의뢰 설치
그런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세명정밀 측은 “우리가 납품한 장비의 핵심기술을 빼돌려 대구 소재 코오롱글로텍 외주협력공장인 창신TMS(대표 류근찬)에서 복제품을 제작해 경산공장과 중국 남경공장에 납품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코오롱 측은 또 베트남 호치민 시에 위치한 모 에어백 협력사에 같은 용도의 복제 장비를 납품한 정황도 포착된 것이다.
김종철 대표는 “코오롱인더스트리 에어백사업팀의 공장 책임자 및 본사 구매 담당자들에게 이미 지난 3월 24일, 25일 이런 행위에 대한 사과와 시정조치를 이메일로 요구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면서 “3월 29일 같은 내용을 코오롱그룹 감사실에도 보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세명정밀에서 납품한 에어백용 연단기는 코오롱인더스트리에서 사용 중인 3,000w급 레이저재단기(프랑스 렉트라 사)와 필수적으로 연동되도록 제작돼 다른 회사에서 신제품을 단기간에 개발 제작해 납품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세명정밀의 특허권 침해 문제가 제기됐다. 그러나 코오롱 측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면서 “자동화 기계제조사인 창신TMS에 개발을 의뢰해 납품받았을 뿐이며 거래처를 바꾼 이유는 세명정밀 측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의견이 상충되었기 때문”이라고 변명했다.
김종철 세명정밀 대표는 “다행인 것은 핵심기술에 관해 국내 및 해외특허를 등록해 놓았다”면서 “우리 같은 중소기업이 이런 준비가 없었다면 눈뜨고 핵심기술을 도둑맞게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 같이 거대 기업이 중소기업에 대해 특허기술을 복제하는 몰염치한 행위를 바로잡아 유사한 사례를 막기 위해, 당장은 기업 경영에 애로가 있지만, 끝까지 특허권 침해에 대해 권리회복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철 대표, “강력 대응, 유사사례 방지에 혼신 다할 것”
김종철 대표는 이어 “한·미, 한··EU FTA를 계기로 국내 섬유산업 기반 부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코오롱인더스트리 같은 대기업들의 이런 행태가 계속되면 국내 섬유산업은 물론 소규모 영세업종인 섬유기계 기술조차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세명정밀 측은 결국 코오롱그룹과 코오롱인더스트리 측으로부터 아무런 실질적 조치와 답변을 듣지 못하고 대구지방법원에 소를 제기해 증거보전을 위한 절차로 경산공장 작업장 문을 강제로 열게 된 것이다.
김 대표는 “증거보전을 위해 공장 작업장 문이 강제로 열린 것은 대기업으로서 얼마나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겠느냐”면서 “그런데 막상 작업장에 설치된 기계를 보니 특허 침해 증거를 없애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고 그날을 회상했다.
경산공장은 세명정밀에서 설치한 기계를 빼돌리고 나머지 부품만으로 장비를 바꿔 설치해 놓은 것이다. 공장 측은 “세명정밀에서 납품한 제품이 잘 돌아가지 않아 이렇게 바꿔서 작업을 해 왔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작업능률을 올리기 위해 설치한 부품들을 빼고 작업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납품의 작업일지와 원단 사용량, 생산량 등을 확인하면 금방 드러날 부분”이라고 확신했다.
납품 장비 설치 이전과 이후의 작업 및 생산량 등을 확인하면 증거보전 절차 때 설치돼 있던 장비는 임의로 조작한 사실을 충분히 증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오롱 ‘시대정신’거꾸로…‘윤리경영’시험대 올라
코오롱그룹 윤리경영의 ‘윤리규범 및 지침’(2005년 9월 16일부터 시행) 제3장(공정한 거래)에서 ▲모든 거래는 공정하고 평등한 참여의 기회가 보장되는 자유경쟁 원칙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여하한 형태의 비윤리적이고 부적절한 강요행위 및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모든 거래 당사자들과는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하여 공동발전 도모한다고 돼 있다. 또 제7장(임직원의 기본 윤리)은 ‘업무 관련 행동 및 태도’에서 ‘협력업체와 관계에서 투명성 결여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코오롱 임직원 윤리행동 지침’에는 협력업체와의 투명성 결여 행위 기본원칙으로 ‘거래 관계에 있는 협력회사에 대해 거래 조건에 대한 제한 또는 조정이 필요한 경우 명백하고 타당한 사유 및 투명한 절차에 의해 진행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코오롱 보안규정’제5장(임직원 보안 준수사항) 제11조1항⑤호에 ‘제3자의 지적재산권 및 영업권 보호 준수’를 요구하고 있다.
(주)세명정밀은 지난 1987년 11월 창립한 연단기, 검단기, 휴징프레스, 미니보일러, 다리미 등을 생산 개발하는 봉제 산업기계 자동화 벤처기업이다.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자동 연단기를 개발해 상용화했다. 일본제 연단기보다 더 기능이 향상되고 간편히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공급가격도 1/3수준이다. 연단기의 국산화로 인한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봉제 자동화설비로 국내 봉제산업의 경쟁력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한·미, 한·EU FTA를 계기로 다시 한 번 힘찬 도약을 위한 준비를 끝냈다. 과테말라·온두라스·엘살바도로 수출을 시작으로 베트남·인도네시아·중국에 이어 최근 유럽 수출딜러계약을 체결해 해외시장 확대에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세명정밀, ‘2012 한국경영혁신우수기업’ 선정
세명정밀은 업계 처음으로 아날로그 연단기에서 디지틀 연단기로 전환하였고, 자동차 에어백용 자동 연단기 개발 등을 통해 기술력을 검증받았다. 또 전기용품 안전인증 ‘K’ 마크 획득, 환경경영시스템 인증 ESC 마크(ISO 14000) 획득, ISO 9001/2000·KS A 9001:2001 업그레이드, CAS KS A 9001:98·ISO 9001:94 인증 획득, 산업기술시험원 ‘K’ 마크 인증 획득 등 품질경영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1992년 6월  섬유진흥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서울경제신문과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선정한 ‘2012 한국경영혁신우수기업’을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의 경영화두는 ‘동반성장’이다. 삼성그룹이나 현대그룹 등 대기업그룹에서는 저마다 협력업체나 외주 중소기업과의 관계 재설정에 나서고 있다. 이들 대기업에서는 그룹 차원에서 협력업체와 외주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은 물론 경영개선에까지 협력과 소통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정부에서도 독자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많은 지원과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코오롱그룹의 이런 행위는 지탄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연 매출액 6,70억 원에 불과한 중소기업에서 1년여 동안 10억 원을 쏟아 부어 개발한 순수 독자기술을 다른 협력업체에 유출시켰다. 이는 특허권 침해는 물론 상도의 위배와 함께 그 그룹사의 윤리경영에 먹칠하고 윤리규정을 사문화 시키는 행위다. 따라서 이 사건에 대해 중소기업 육성과 발전은 물론 코오롱그룹 자체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도 진실을 조속히 밝혀야 할 것이다. 
관련업계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거래관계에서 발생한 특허기술 침해 문제에 대해 어떻게 귀결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약 1심에서 패소한다면 경제 사회적 파장도 클 뿐만 아니라 코오롱그룹의 내상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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