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빅테크'의 상징 카카오는 지금 위기다. 실적 부진에 그룹 수장인 김범수 창업자(경영쇄신위원장)의 구속으로 리더십 공백이 장기간 이어지며 창업 이래 최대 위기에 빠졌다.
설상가상으로 카카오 비즈니스의 중심축인 카카오톡의 입지가 날로 약화되고 있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 외산 동영상 SNS플랫폼의 기세에 잔뜩 눌려있다. 국민메신저로 불리며 카톡으로 다 통하던 예전의 압도적인 지배력을 더 이상 찾기 어렵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전세계적으로 열풍이 불고 있는 AI(인공지능) 분야의 존재감 부족이다. 모바일시장을 열며 혁신기업으로 명상을 쌓은 카카오지만, 문어발식 사업확장에 치중하느라 정작 AI분야에선 라이벌 네이버와의 격차를 드러내며 '지각생'이라 불릴 정도다.
AI시장 공략을 위해 절치부심하던 카카오가 마침내 새로운 AI브랜드이자 모델인 '카나나'(kanana)를 공개하며 반격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AI시장 진입이 상대적으로 늦은만큼 보다 차별화된 AI에 승부수를 띄웠다.
◆기존 AI모델의 '비서'가 아닌 '친구'로서의 가치 지향
카카오가 22일 새 인공지능(AI) 서비스 '카나나'를 전격 공개했다. 정신아 대표는 이날 경기도 용인 '카카오AI캠퍼스'에서 개막한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카카오(if kakao)AI2024' 첫 세션에서 카카나 서비스의 윤곽을 소개했다.
카나나는 챗GPT(오픈AI), 제미나이(구글), 코파일럿(MS) 등과 같은 생성형 AI모델과 달리 특화된 AI에이전트(비서)다. 정 대표는 이날 "일반적 '비서'의 효용 차원을 넘는 '친구' 개념의 'AI메이트'로서의 가치를 지향한다"며 카나나의 초개인화 콘셉트를 강조했다.
정 대표는 카나나가 업무 보조 성격이 강한 비서보다는 친구처럼 대화의 맥락에서 주요 정보를 기억해 이용자에게 답변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기존 AI 서비스들이 이용자와의 1대1 대화를 통해 필요한 기능만을 제공하는 방식이라면, 카나나는 그룹대화에서도 스스로 맥락을 이해해 적절한 답변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카나나란 브랜드의 속뜻도 '가장 나다운 AI'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나나는 회사명인 카카오'와 나에게 배워 나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의미의 네이티브, 배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사용 가능한 기술이라는 의미의 내츄럴의 머릿글자를 조합한 것이다.
카나나는 개인메이트인 '나나(nana)'와 그룹메이트인 '카나(kana)'로 구현된다. 나나는 이용자와의 일대일 대화뿐 아니라 그룹대화까지 기억한다. 그룹대화에서 나눈 콘퍼런스 참석 일정, 준비물 등을 기억해 이를 잊지 않도록 메시지로 알려 주는 식이다. 그룹대회에 대한 요약과 토의도 가능하고 텍스트뿐 아니라 음성모드로도 나나와 대화할 수도 있다.
카나나는 상주하는 그룹대화 안에서의 대화 내용만 기억해 이용자들을 돕는다. 예를 들면 스터디 그룹대화에서 함께 읽은 논문 관련 퀴즈를 내주고 채점 및 부연 설명을 하거나 연인 간 대화방에서 귓속말 기능을 통해 데이트 일정이나 장소를 제안한다. 귓속말 기능고 있다.
뒤늦게 그룹대화에 참여한 사용자에게 지난 대화를 요약하고 대화 중 오가는 정보에 대해 비공개 체크 등 용도로도 유용하다. 카나나에는 향후 운전 등의 상황에서 손을 쓰지 않고 음성으로 대화 내용을 확인하고 답변하는 '핸즈프리 모드'가 포함될 예정이다.
◆'제2의 카톡', 별개 플랫폼 육성...AI업계 경쟁 달아오를듯
카나나는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다. 프로토타입 개발이 끝나고 베타테스트 버전 단계로 볼 수 있다. 이상호 카나나엑스 성과리더는 이와관련 "앞으로 수 개월 동안 사내 테스트기간을 거쳐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카나나는 사용자들에게 가장 최적화된 AI 응답을 줄 수 있다는 점이 기존 AI 서비스와 가장 큰 차별점"이라며 "조만간 카나나를 통해 새로운 'AI짝꿍'을 만들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이날 다른 AI 모델과 서비스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나나고 최상위 브랜드인마큼 앞으로 카카오의 사내 AI 전담 조직 명칭을 비롯해 카카오가 개발하는 주요 AI 모델 및 신규 서비스의 이름 등에 카나나가 두루 활용될 전망이다.
정 대표는 "생성형 AI 언어모델이 용량에 따라 카나나 플래그, 카나나 에센스, 카나나 나노로 분류된다"며 "글로벌 수준의 성능을 갖춘 에센스와 나노를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에 적용하는 것은 물론 멀티모달(복합정보처리) 언어모델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카카오는 이와함께 개인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 상품을 연결해주는 'AI보험관리사' 서비스를 필두로 금융과 관련해 소비 분석, 주식 진단, 세무 상담, 은퇴 상담 등 다양한 AI서비스를 내놓을 방침이다.
카카오가 이처럼 그간 지지부진했던 AI부문에서 카나나란 회심의 카드로 공개하며 공세를 본격화함에 따라 최대 경쟁사인 네이버는 물론 국내외 플랫폼 업체와 AI서비스를 둘러싼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으로 소버린(Sovereign·주권) AI를 부각해온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이용자에게 편리한 개인관계에 포커스를 둔 AI서비스에 집중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빅테크간의 자존심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카카오가 과연 현재의 위기를 딛고 카나나란 AI메이트로 제2의 카톡 신화를 창조할 수 있을까. 초개인화 AI짝꿍 '카나나'로 반격의 칼을 빼든 카카오의 향후 AI시장 입지 변화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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