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자동차의 뒤를 이어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로봇사업이 1차 결과물이 나왔다. 현대차·기아 연구개발(R&D)본부는 지난 27일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X-ble Shoulder)를 공개하고 본격적인 상업 판매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다.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이 2018년 산업용 착용로봇 연구에 착수한 지 약 8년만에 결실을 맺은 셈이다. 친환경 자동차, 미래형 모빌리티 등과 함께 현대차그룹이 차세대 주력사업 중 하나로 집중 육성중인 로봇이 이제 개발 및 테스트 단계를 벗어나 상용화를 위한 첫 발을 뗐다.
◆무개 줄이고 근력보조력 강화...탈부착 등 편의성 뛰어나
현대차그룹은 지난 27일 경기도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웨어러블 로봇 테크데이'를 열고 그동안 갈고닦은 웨어로볼 로봇 '엑스블 숄더'를 전격 공개했다.
엑스블(X-ble)은 무한한 잠재력을 의미하는 ‘X’와 무엇이든 현실화할 수 있다는 의미인 ‘에이블(able)’을 조합해 만든 현대차·기아의 착용 로봇 브랜드다.
엑스블 숄더는 정의선 회장의 강력한 지원을받아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이 2018년 개발에 착수한 지 6년만에 출시하는 첫 상용 로봇이다. 2022년 시제품을 개발해 자체 자동차 공정에 투입한 지 2년여만에 본격 상용화에 나선 것이다.
엑스블 숄더는 현대차그룹이 대대적인 로봇사업에 투자한 이후 첫 상용 제품인만큼 완성도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능면에서 여러가지 장점이 눈에띈다.
우선 가볍고 근력 보상력이 뛰어나다. 그래야 착용감이 좋고 사용자의 힘을 덜 수 있다. 엑스블 숄더는 사람의 몸에 장착해 근력을 높여주는 착용로봇이어서 무게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현대차그룹은 고성능 차량에 쓰이는 탄소복합소재’와 내마모성 소재를 적용해 강도는 유지하되 중량을 대폭 줄었다. 알루미늄 소재 대비 3.3배 튼튼하고 무게는 40% 줄였다는게 개발팀의 설명이다.
여기에 근력 보상 모듈을 적용, 보조력을 생성하도록 했다. 모듈이 작동하면 내부 인장 스프링에서 방출된 탄성 에너지가 크랭크 축에 회전력 형태로 전달 사용자의 상완 근력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윤주영 현대차·기아 관절로보틱스팀 팀장은 "이러한 메커니즘을 통해 엑스블 숄더 사용자는 어깨 관절 부하와 전∙측방 삼각근 활성도를 최대 60%와 30%를 각각 경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엑스블 숄더는 또 편의성이 강점이다. 조끼 형태로 사용자의 체급이나 신체 조건에 따라 사이즈를 고를 수 있다. 약 1.9kg 무게로 본체 길이는 406mm부터 446mm까지 조정 가능하다. 본체와 착용부(조끼)를 탈착할 수 있어 관리가 편하다. 한 쪽 팔로 작업하는 경우에는 본체를 분리해 한쪽만 사용할 수도 있다.
◆웨어러블로봇 시작 로봇사업에 미래 걸었다
엑스블 숄더는 이같은 특장점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상용화 모드로 전환했다. 우선 엑스블 현대차·기아는 생산 부문을 시작으로 28일부터 그룹 27개 계열사와 외부 판매를 시작했다. 일단 판매는 기업간거래(B2B) 방식으로만 진행한다.
글로벌 진출도 2026년부터 추진한다. 국내 판매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 북미 등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1차 타깃은 작업자보호와 노동자 안전에 관심이 많고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독일, 프랑스 등 유럽과 북미시장이다.
제품군도 강화한다. 현대차그룹은 무거운 짐을 들 때 허리를 보조해 주는 산업용 착용 로봇 '엑스블 웨이스트', 보행 약자의 재활을 위한 의료용 착용 로봇 '엑스블 멕스'를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이 이처럼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을 첫 상용제품으로 공개하며 로봇사업의 미래를 걸고 있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웨어러블 로봇 시장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글로벌 웨어러블 로봇 시장은 매년 큰폭의 성장을 거듭, 오는 2033년 시장규모가 136억달러(19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제조업 외에도 의료 및 건강관리, 방위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웨어러블 로봇 수요가 확산하며 시장이 지금보다 약 4배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로봇기술이 AI 등이 접목되며 응용분야가 확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규모는 이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시장이 아직 일반 서비스로봇에 비해 경쟁이 덜 치열한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IT기업들이 불꽃경쟁을 벌이는 서비스 로봇에 비해 시장성은 떨어지지만,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그만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에 유리하다는 의미이다.
현대차그룹은 그러나 궁극적인 목표는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에 국한하지 않는다. 서비스로봇, 물류로봇, 방산 로봇 등 가능한 모든 로봇으로 영역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정의선 회장은 자동차의 뒤를 이어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갈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일찌감치 로봇을 점 찍고 특유의 '통근 투자'를 이어왔다. 2020년 미국의 로봇스타트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1조5천억원에 인수하는 등 지금까지 로봇분야에 대한 투자규모만도 수 조원에 달한다.
정 회장은 AI, 자율주행, 무인항공 등 그룹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역량에 로보틱스 기술을 접목하면 로봇분야와 차세대 모빌리티 양대 분야에서 모두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번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 출시는 정 회장과 현대차그룹 로봇사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느냐를 판가름하는 1차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1차 상용 로봇 엑스블 숄더의 흥행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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