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종합

[클로즈UP]캐즘·R의 공포 지운 현대車, 美서 잘나가는 3가지 이유

현대차 美법인 8월 판매량 8만대 역대 최대...전년동기 대비 22% 하이브리드·전기차 '쌍끌이'...이달 누적판매량 1억대 돌파 쾌거

'2024 뉴스위크 오토 어워즈'에서 수상한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사진=현대차그룹
'2024 뉴스위크 오토 어워즈'에서 수상한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사진=현대차그룹

지난달말 현대자동차·기아는 스탠더드앤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신용등급 A등급을 획득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미국 AP 통신, 월스트리트저널,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전세계 주요 외신은 일제히 이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다.

외신들은 "한국 자동차 브랜드에 의미 있는 이정표이며,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에서 현대차·기아의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모빌리티 산업 리더로서의 입지를 공고히했다"고 짚었다.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크라이슬러), 포드 등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진 미국 자동차 빅3는 물론 글로벌 판매 2위 폭스바겐도 해내지 못한 신용등급 트리플 크라운을 한국의 현대차·기아가 해낸 점에 특별히 주목한 것이다.
◆아이오닉5 33% 성장...하이브리드차 퀀텀점프
현대차의 미국내 위상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미국의 자동차의 본고장이자 중심지이다. 그런 미국에서 현대차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중국의 급부상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격변기를 맞고 있지만, 현대차는 적어도 미국시장에서만큼 성장세를 멈추지 않고있다. 언터쳐블이다. 경기둔화 우려, 소위 R의 공포도 다 지우며 쾌속질주하고 있다.
지난달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종전 8월 최대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형만한 아우' 기아도 상황은 비슷하다. 1년 전보다 좋은 실적을 거두며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 고현대차 아이오닉 5 XRT.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 고현대차 아이오닉 5 XRT.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 미 판매법인은 4일(현지시간) 지난 8월 미국내 판매량이 7만9278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 증가한 역대 8월 판매량중 가장 많은 수치다.

모델별로는 플래그십 전기차 아이오닉5가 작년 동월보다 33% 늘었다. 캐즘을 지워버린 쾌거다. 전기차 캐즘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는 하이브리드차는 그야말로 퀀텀점프했다.
싼타페 하이브리드(HEV)가 지난해 8월에 비해 2배 이상(120%) 증가했다. 투싼 HEV도 2배 가까이(97%) 늘었다. SUV 팰리세이드는 84% 증가하며 뒤를 받쳤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수요둔화 위기를 기회로 바꾼 전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작년 동월 대비 69% 급증했다. 일반 소매 판매가 81%나 늘면서 '효자' 역할을 했다.
현대차의 8월 미국 소매 판매량은 1년 전보다 28% 늘었다. 이 역시 역대 동월 최고 기록이다. 이 증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가 25%를 차지한다.
현대차에 못미치지만 기아도 나름대로 선전했다. 기아 미국판매법인은 지난 8월 판매량이 작년 동월보다 4% 증가한 7만5217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에 불과 4061대 차이다.
기아는 주력 모델 중 셀토스(30%↑), 스포티지(23%↑), 텔루라이드(5%↑), 포르테(13%↑) 등 4종이 역대 동월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대형 전기 SUV EV9이 한 달간 2388대 판매되는 등 전기차 판매가 작년 동월보다 27% 늘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판매량도 43% 증가했다.
◆다양한 라인업에 미중갈등 반사이익까지 톡톡
미국 빅3는 물론 전기차 최강자 테슬라마저 판매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 현대차그룹이 이처럼 쾌속질주를 거듭하고 있는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해답은 대략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현대차는 가성비가 좋다'는 이미지 메이킹이 성공한 덕분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과거 '싸구려' 이미지가 강했다. 가격경쟁력은 있으나 성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지금의 중국산 자동차에 붙여진 그 수식어다.
대신 지금의 현대차에는 '싸구려'란 말 대신에 '가성비'란 타이틀이 붙는다.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나 성능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현대차는 그간 공격적인 투자를 통한 연구개발(R&D)로 세계 최고 수준의 디자인과 성능을 갖춘 '경제성있는 고급차'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현대차와 기아가 최근 몇년간 북미유럽의 주요 디자인 어워드나 신차 성능 및 안전성 평가에서 최상위권을 싹쓸이하고 있는 게 이를 방증한다. 도요타의 렉서스나 폭스바겐의 아우디와 같은 별도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성공을 거둔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K브랜드 인지도와 위상이 높아진 것도 이같은 이미지 메이킹에 힘을 보탰다.
현대자동차 울산 EV 신공장 조감도.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 울산 EV 신공장 조감도. 사진=현대차그룹

독자적인 전동화 기술력을 바탕으로한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것도 현대차가 미국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현대차는 그룹의 전기차 전용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다양한 미국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전기차라인업을 구축했다. 여기에 현대차 특유의 하이브리드 기술력이 뒤를 받쳐주며 친환경차 전반에서 두루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업계에선 현대차가 중저가에서 고급차에 이르는 가격대별 라인업과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차 등 연료별로도 글로벌 경쟁력있는 풀라인업을 갖춘 세계 유일의 완성차 메이커라고 평가한다.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최고경영자(CEO)도 "전체 다양한 라인업의 실적이 매우 좋았던데다, 특히 하이브리드 제품 믹스가 판매기록을 세우는데 주효했다"고 말했다.
◆美 중국차 견제 반사이익 톡톡...56년만에 1억대 돌파
현대차가 미국에서 잘나가는 또 다른 이유는 미국의 집중 견제에 따른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중간의 무역갈등이 첨단산업 패권전쟁으로 확산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등 중국산 친환경차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크게 강화되면서 현대차가 수혜자가 됐다는 의미다.
이처럼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 현대차의 미국판매 호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 친환경차 전용공장인 조지아공장도 완공을 앞두고 있다. 현대차는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한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이달 중 누적 판매량 1억대 돌파라는 신기원을 달성할 것이 확실시된다.
현대차가 이달중 누적판매량 1억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가 이달중 누적판매량 1억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는 1968년부터 올해 7월까지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총 9966만대를 판매, 이달에 1억대 돌파가 확실시된다. 1968년 국내에서 자동차 판매를 시작한 지 56년 만이자, 1976년 수출을 개시한 지 무려 48년 만이다. 누적판매 1억대를 넘긴 업체는 폭스바겐, 도요타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K자동차산업의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는 셈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수요위축과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지만 현대차의 기세가 꺾일만한 특별한 악재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미국이 경기둔화를 우려, 이 달중 큰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경우 앞으로 현대차와 기아의 상승 보폭은 더욱 넓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