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빅테크 카카오그룹의 사법 리스크가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다.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SM) 인수 과정에서 주가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구속 기로에 섰기 때문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장대규 부장검사)는 17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 관련 한 증거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전격 구속 위기에 몰리면서 카카오그룹은 바람 앞의 촛불 신세가 됐다. 카카오창업자이자 그룹 총수인 김 위원장이 구속된다면, 리더십 공백으로 인한 핵심 추진사업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증거 충분" VS "심히 유감"...영장심사 결과 주목
검찰이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하며 신병 확보에 나섰다. 김 위원장을 소환해 21시간 가량 밤샘 조사를 벌인지 8일 만이다. 작년 11월15일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이 김 위원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지 약 8개월만이다.
검찰은 'SM 시세조종' 의혹 정점으로 김 위원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검찰 측은 수사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시세조종 세력과 공모했다는 충분한 인적·물적 증거까지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작년 2월 SM을 인수하기 위해 카카오 경영진이 조직적으로 시세 조종을 벌이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공모 내지는 지시를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SM 인수 경쟁사인 하이브의 주식 공개 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주가를 하이브의 공개 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띄울 목적으로 주가조작에 가담했다는 얘기다.
검찰은 카카오측이 작년 2월16∼17일과 27∼28일 등 4일간 약 2400억원을 동원해 SM 주식을 장내 매집하면서 총 553회에 걸쳐 고가에 매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가 이같은 시세조정으로 인해 SM주가가 크게 올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실패로 돌아가고 카카오가 SM을 인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게 검찰의 논리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는 금융당국에 주식 대량 보유 보고를 하지 않은 혐의까지 추가됐다는게 검찰의 주장이다.
카카오측은 검찰의 주장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한다. 김 위원장은 지난 검찰 소환조사에서도 자신은 SM주식을 사들이도록 지시·승인한 바 전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김 위원장은 SM 주식을 장내 매수하겠다는 안건을 보고받고 승인한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매수 방식과 과정에 대해 전혀 보고받지 않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 부분은 1심 재판중인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궤를 같이한다.
카카오 측 변호인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김 위원장은 작년 SM 지분 매수에 있어 어떤 불법적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이런 상황에 검찰이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점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양측의 주장이 정면으로 대치되는만큼 오는 22일로 예정된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의 전망은 엇갈린다.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것은 그만큼 증거가 확실하기 때문이란 것과, 설령 공모 증거가 있다해도 구속 필요성이 인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으로 나뉜다.
◆경영쇄신 차질 불가피...'시계제로'의 불확실성
김 위원장이 만약 구속된다면 카카오의 사법리스크가 극대화하며 그룹 전반의 경영에 심각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김 위원장이 구속을 면한다해도 검찰이 그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경영활동이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우려한다.
카카오 내부와 투자자들은 카카오그룹의 미래가 걸려있는 인공지능(AI)과 해외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을까 걱정한다. 두 사업 모두 위기에 빠진 카카오그룹의 재도약을 위한 핵심 중의 핵심이다.
가뜩이나 카카오는 글로벌 빅테크간 치열하게 경쟁중인 AI에 대한 대응이 미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고 경쟁사인 네이버에도 뒤처져있다. 이런 상황에 최고 실권자이자 사실상의 의사결정권자인 김 위원장의 사법리스크는 사업추진에 발목을 잡을 수 밖에 없다.
김 위원장 총괄 아래 그간 적극 추진해온 경영 쇄신 작업이 그 자신이 사법리스크로 동력을 잃고 표류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카카오그룹으로선 크나큰 손실이다. 앞서 카카오는 작년 11월 김 창업자를 위원장으로 하는 경영쇄신위원회를 띄웠다.
김 위원장은 이후 전면적인 조직 쇄신과 AI 등 미래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선언했지만, 뒤숭숭한 분위기속에 이렇다할 아웃풋이 없는 상태다. 시장에선 카카오가 내우외환 속에서 수장이 사법리스크에 시달리며 AI이니셔티브에 진입할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혹평까지 나온다.
김 위원장의 사법리스크가 최고조에 오르며 한치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시계제로'의 불확실성에 직면한 카카오가 어떻게 이 위기를 돌파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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