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에 패배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차 북-미 정상회담 의지를 재확인 했다. 최근 갑자기 미뤄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조선노동당 부위원장과의 고위급회담도 다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간선거 기간 동안 미뤄진 북한 비핵화 협상의 재개 의지를 밝힌 것으로 읽힌다. 다만 민주당의 승리로 돌아간 하원 선거와 2년 뒤 트럼프의 재선을 고려하면 북미 협상은 장기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북미 2차 정상회담 시기에 대한 질문에 “내년 초 언젠가”라고 답했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의 고위급회담에 관해서는 “잡히고 있는 출장들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바꾸려고 한다. 다른 날 만나려고 한다”며 “회담 일정은 다시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비핵화 협상에 대해서는 “제재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서두를 것 없다”고 말하고 “나는 제재들을 해제하고 싶다. 그러나 그들(북한) 역시 호응을 해야 한다. 쌍방향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고위급회담 연기는 북한의 요청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8일(현지시간)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유엔본부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회담 연기를 해야 한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이 준비가 되지 않아 연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헤일리 대사는 “우리는 이미 많은 당근을 내놓았고 채찍을 거두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제재를 물리는 것을 보증할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제재 유지를 강조하는 비교적 침착한 미국 측의 대응에는 북한 비핵화 협상을 장기전으로 이끌어 가고자 하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한은 핵‧경제 병진노선으로 돌아갈 것을 경고하며 미국에 대한 압박을 시도한 바 있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동창리 핵미사일 시험장 폐쇄와 영변 핵시설 사찰 허용 등을 이유로 미국의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은 ‘선 비핵화 후 제재완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북핵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해야 할 요인이 줄어들었다. 하원을 민주당에 내주긴 했지만 상원에서 승리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선거 이후 공화당 인사들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북핵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대북 정책에 부정적인 하원과 북한과 정상화를 원치 않는 의회의 눈치를 봐야 한다. 특히 대북 제재 완화와 해제, 평화협정 체결 등은 미 의회 동의가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북한에 대한 실질적인 협상 카드가 줄어든 것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치적 상황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대북 관계 정상화에 매진할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트럼프는 북한과의 문제를 2년 뒤 재선을 위해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제재완화에 목을 매고 있는 북한과는 전혀 다른 입장이라고 볼 수 있다. 트럼프 측에서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의 판을 깨지만 않는다면 당장 극적인 진전을 보지 않더라도 크게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북한과의 모멘텀을 이어가고 외교적 성과를 위해 재선 전까지 승부를 보려 할 가능성이 크다. 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 북한이 테이블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북미 협상이 지연되거나 차질이 생길 경우 가장 크게 피해를 입는 쪽을 우리나라가 된다. 미국과 국제 사회의 지지가 없다면 남북 경협 사업의 진행은 어려워 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준비를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 북한과의 관계에 비관적인 미국 내부 분위기에 따라 트럼프의 행방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4‧27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미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때마다 문재인 정부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번에도 동력을 불어넣고 양국의 신뢰를 보증할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 결국 다시 북미의 중재자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의 역할이 중요해 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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