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이 남북한 문제에 분명하게 참여할 뜻을 밝히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12일 “우리는 남북 문제에 마땅한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주목해야할 말은 ‘마땅한 역할’이다. 이는 곧 남북문제에 분명히 개입하기를 바란다는 의미에 다름 아니다. 사실 이제까지의 한반도 평화정착 프로세스에서 중국은 아주 전면에 등장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었다. 숨 가빴던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이 진행되면서 그 존재감을 크게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9월 시진핑 주석의 북한 방문이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이제 중국은 본격적으로 한반도 상황에 영향을 끼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태도가 진전 가로막아”
서울경제신문 특별취재단은 최근 중국과 남측의 외교 전문가들이 특별대담을 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자리에는 중국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소 양시위 연구원이 참석했다. 그는 2000년대 초반 북핵 6자회담에 차석대표로 참석한 것은 물론 2005년 9·19성명 초안을 짰던 중국의 외교 전문가이다. 그는 이날 자리에서 ‘한반도 정책에서 중국의 참여는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지금의 북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이른 것은 분명히 미국의 잘못이 크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한반도 문제는 핵을 어떻게 하느냐, 한반도 평화를 어떻게 영구적으로 유지하느냐의 두 가지 과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두 개의 ‘허’(중국어로 평화의 ‘화(和)’와 ‘핵’은 모두 ‘허’로 발음된다)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데, 미국은 비핵화 문제만 집중 거론하고 있다. 이러한 점이 진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진단했다. 즉, 비핵화를 위한 미국의 일방적인 정책이 북한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더불어 그는 ‘비핵화가 먼저냐, 평화체제 구축이 먼저냐’라는 논의 자체가 이미 강박관념에 속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그는 “이 문제는 동시에 풀어야만 한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일단 종전선언을 하는 것이 좋다”며 “그래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가 있다. 종전선언 이후에는 항국적인 평화체제를 위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반도 중심으로 한 파워게임
더불어 그는 이러한 논의의 과정에 있어서 중국의 참여는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즉, 남, 북, 미, 중이 함께 참여하는 ‘4자 모델’이 가장 적합하다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중국과 미국은 한반도 전쟁의 가장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였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더불어 앞으로도 한반도 문제의 ‘주요 외부 세력’이라는 점에서 결코 중국이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물론 중국의 이러한 태도에 일방적인 불신의 눈초리를 보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중국이 북한을 지렛대로 삼아 한반도 파워 게임에 돌입했다는 점도 완전히 배제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또 남한과 미국의 동맹이 균열되면 아시아 전체에 대한 지배권도 강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국의 적극적인 협조 없이는 미국의 대북제재가 국제적인 힘을 얻기 힘들다는 사실도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한반도 평화 체제의 구축에는 여전히 서구 열강들의 입김이 작용할 수 밖에 없고, 특히 북한과 중국의 지리적, 역사적 친밀감 역시 이후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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