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봇고가 서울 공립 고교 가운데 처음으로 개방형 공모제를 통해 민간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 교장을 선임했다. KT 부회장 겸 KT그룹사인 케이티이스(KTis) 대표이사를 역임한 노태석 신임교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산업체로봇전문가인 노 신임교장의 서울로봇고 교장임용은 개방형공모제의 의미를 잘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로봇고와 서울과학고를 포함해 초등학교 12개교, 중학교 4개교, 고등학교 6개교 총 22교의 교장공모에 총 118명이 지원 평균 5.4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교장공모제는 학교 운영과 관리 능력이 탁월한 교육 전문가에 대한 학교장 임용으로 단위학교의 책임경영 역량과 전문성을 높이는 목적이 있다.
이번 교장공모제 심사는 1·2차에 걸쳐 이뤄졌다. 1차 심사에서는 학부모, 지역주민, 외부전문가 등과 학교별로 구성한 ‘학교교장공모심사위원회’를 중심으로 3배수를 선정했다. 2차 심사는 외부인사가 50% 이상 포함된 ‘교육청교장공보심사위원회’에서 진행한 뒤 2배수를 선정해 임용권자인 교육감에게 제출했다. 교육감은 1·2차 심사에서 순위가 바뀐 4개교와 별도 심층면접을 실시했다. 특히 과학분야의 전문 인력과 인재를 양성하는 학교들이 개방형 공모를 실시해 주목을 받았다. 이는 국가 성장동력인 과학 분야의 교육 전문성 강화에 힘을 실으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장공모제를 통해 학교구성원과 지역주민이 바라는 능력과 품성을 갖춘 학교장이 임용되도록 제도적 장치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시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로봇산업의 미래를 꿈꾸는 서울로봇고교
국내처음으로 지난해 12월 로봇분야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서울로봇고는 로봇분야특성화고등학교로 마이스터고로의 변신을 위하여 작년 3월부터 로봇마이스터고 설립추진단을 운영했다. 삼성테크윈, LG전자, 유진로봇, 동부로봇, ED, 로보스타 등 기업들과 산학맞춤형 교육과정 개발 및 채용협약, 마이스터고 학생의 성장경로 구축 등을 내실 있게 준비해 마이스터고로 지정되는 성과를 이뤄냈다.
서울로봇고등학교는 로봇시스템 설계 및 제작을 통해 e-로봇을 설계, 제작, 운용할 수 있는 종합적 사고 능력을 배양하고 산·학·연을 연계한 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다. 프로젝트 학습을 통한 실무중심교육이 진행되고 있어 생산자동화기계 제조업체, 엔터테인먼트, 로봇업체, 지능형 로봇제작 분야, 로봇자동화 설비업체, 기계설계 및 전문연구기관 등에 취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기계, 전자, 전기 컴퓨터 및 자동화 관련 대학에 동일계 학과가 많아 학과 선택의 폭도 넓다. 이외에도 관련 자격증 취득의 길도 다양하게 열려 있다.
시교육청은 서울로봇고에서 전공 교육은 물론, 음악, 미술, 체육 관련 동아리와 창업동아리 등으로 전인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지방학생 및 원거리 통학생을 위한 200명 규모의 기숙사 신축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식경제부(30억원), 서울특별시(3년간 6억원), 강남구(5억원) 등의 지원도 약속했다. 현재 재학생들이 마이스터고로 지정되기 전 실업계 고교(옛 강남공고)로 입학한 학생들인데 반해 2013년부터는 소질과 적성에 맞는 마이스터고 신입생을 선발하게 된다. 모집인원은 160명(8학급)으로 서울 70%, 지방 30%를 모집한다.
하지만 서울로봇고등학교가 특성화고교로서 안정된 기로에 서기 위해선 무엇보다 목표의식이 약한 학생들이 들어오는 곳이 공업고등학교라는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신임교장 선임으로 힘찬 도약 기대
서울로봇고등학교의 신임교장 선임은 이러한 인식전환의 시발점이자 힘찬 도약의 발판이 될 전망이다. 산업체와 기업현장에서 터득한 경영의 노련함과 시장이 요구하는 인재상을 직시하는 통찰력 있는 노태석 신임교장의 창조적 리더쉽은 로봇분야의 꿈을 키워갈 많은 꿈나무들에게 든든한 이정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노 신임교장은 지난달 7일 초빙돼 이명박 대통령의 임명을 거쳐 이달 1일 서울로봇고에 부임했다. 노 신임교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경영학 박사학위 취득, 제15회 기술고등고시 합격, 체신부 통신사무관, KT 사장·부회장 등의 경력을 갖췄다.
현장실무와 경험이 풍부하고 전문성을 갖춘 교장선임을 통해 학교와 산학연계를 공고히 맺으며 특화된 교육 분야의 경쟁력을 더욱 높여갈 수 있다는 점에서 노 신임교장의 서울로봇고 교장임용은 귀추가 주목된다.
마음으로 끌어안고.. 인생의 비전과 동기부여에 책임감 느껴
민간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서울 공립 고교의 교장이 된 노 신임교장은 “기대만큼 두려움도 크다. 후배를 가르친다는 것이 괜찮은 일이겠구나 생각했는데 막상 결정을 하니까 겁이 난다.”며 솔직한 심경을 들려주었다. 하지만 “지능로봇에 대한 관심과 산업체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역량을 투입해 인성과 기술이 조화된 젊은 마이스터(Young Meister)를 양성하고, 국가 로봇산업분야를 탄탄히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처음 1년은 제 생각이 옳은지 탐색하는 기간이다. 그 기간에는 배우는 사람으로서 보수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신임교장은 1년 뒤 자신이 틀렸다는 판단이 서면 미련 없이 물러나겠다며 실패와 성공에 연연하지 않고 소신껏 일하겠다는 추진력을 보였다. 노 신임교장은 엘리트 인재를 키우겠다는 목적으로 학교 부임을 결심한 것은 아니라며 “소외된 학생들이 방황하고 게임중독에 빠져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미흡하다. 우왕좌왕하는 학생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며 인생을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는 부임 동기를 밝혔다. 현재의 학교교육과 관련해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명문학교 진학에 집중하다보니 사교육에 치중하고 학교교육과는 괴리돼 있다. 반면에 구체적인 목표와 방향성이 없는 친구들은 상대적으로 방치된 분위기다. 사회뿐 아니라 학교도 양극화로 치닫고 있다”고 일갈했다.
노 신임교장은 “임기가 4년인 만큼 주요 고객은 지금의 재학생”이라고 언급했다.
“내년부터 들어올 학생들과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보다는 지금의 재학생들에게 인생의 목표와 동기를 촉발시켜주는 것에 더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고 전했다.
“향후 입학할 학생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목표의식을 가지고 올 학생들이다. 지금의 학생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마음으로 다가가겠다”고 약속했다. 노 신임교장의 학생들에 대한 깊은 애정과 열정은 서울로봇고등학교가 전문 마이스터 고교로서 새롭게 도약하는 원년의 해가 될 것이란 믿음을 갖게 해준다.
산학연계 시스템의 체계화 모색
산업현장에서 오랫동안 쌓아온 그의 신념과 철학은 서울로봇고의 운영과 비전에도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 수요 조사나 학업 동기 유발 대책이 더 있어야 한다” 노 신임교장은 산업체와의 교류활성화와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서도 매진할 방침이다. 커리큘럼 개발 단계에서부터 한국로봇산업진흥원 등 관련 단체의 지원을 받고 로봇업체들을 방문해 어떤 인력을 원하는지 조사하고 이를 커리큘럼 개발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학교와 산학협력을 통해 향후 취업 시에도 현장에서 원하는 인재육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취업과 더불어 창업CEO 양성을 위해 학교의 시스템을 체계화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로봇산업체가 수요자들인데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는 시장이 더 넓어져야한다.”고 견해를 밝힌 노 신임교장은 로봇산업이 정책적 지원을 받아서 커져야한다며 우리나라 로봇산업이 매년 20-30%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리고 로봇고 졸업생 정도는 산업체에서 충분히 수용할 것이기에 틀림없이 비전이 있다고 확신했다.
차별화된 경쟁력을 위한 창업마인드 교육
기업CEO를 지낸 노 신임교장은 경영원칙으로 ‘고객만족’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학교경영에 접목한다면 “학교의 제1고객은 학생, 학부모는 간접고객, 제 2고객은 교원”에 비유하며 외부고객은 물론 산업체나 시장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 신임교장은 학교 교과과정을 수립할 때도 외부고객이 요구하는 방향에 맞게 학생들을 키워야하고 운영해야 한다며 획일적인 교육과정을 만들기보다 고객이 원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서 융통성 있게 조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신임교장은 “학생들의 경쟁력을 위해서 100% 취업 방안과 함께 창업프로그램 개발에도 힘쓸 것.”이라며 로봇고등학교 학생들이 영마이스터로 실력을 갖추고 개인 사업자가 될 수 있도록 창업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나 지경부도 창업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노 신임교장의 전략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노 신임교장은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젊은 세대의 아이디어가 중요한 만큼 창업이 화두가 되고 있다며, 고교시절부터 창업에 대한 마인드를 지니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업의 비전을 제시하는 노 신임교장은 “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기술교육이나 현장교육도 중요하지만 시장파악력과 매니지먼트 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취업을 해도 창업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어야한다고 말하는 노 신임교장은 학생들에게 “예비사장이라는 명함을 달고 다녀보고 자신이 경영할 회사이름을 어떤 회사로 만들지 명칭과 아이템도 정해봐라.”고 조언할 것이라 했다. 이러한 과정들은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자기 인생에 대해 고민하고 스스로 동기유발을 해나가길 바라는 노 신임교장의 배려와 격려가 담겨있다.
로봇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은 모두 로봇분야의 사장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노 신임교장은 로봇산업의 특성상 시간이 다소 걸리지만 로봇산업이 대한민국의 미래성장동력으로서 분명한 위치를 차지하고 발전해갈 산업임을 자신했다.
또한 “고등학교에서 배운 것과 직장에서 습득한 것을 가지고 대학에서 더 연구·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마이스터 고등학교 시스템은 취업 후에 무시험으로 대학을 가게 되어 있는 점을 언급했다. 현장경험에서 우러난 노 신임교장의 통찰력은 로봇산업체의 성장을 주시하고 있다. 노 신임교장은 로봇산업이 함께 성장해야 로봇학문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수요층도 넓어진다며 한국 로봇시장이 함께 커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본인도 로봇산업을 좋아하고 관심이 많은 만큼 서울로봇고를 대한민국 로봇산업의 인재를 양성하는 산실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성실과 노력으로 일궈온 삶
무엇보다 선생님과 학생들이 한마음이 되어 동기부여가 돼서 나간다면 안 될 것이 없다며 교육철학에 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공부는 생활에 쫓기듯이 진행할 필요가 없다. 본인이 하고 싶을 때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공부가 하기 싫을 때는 좋아하는 것을 하게 하고, 공부를 하고 싶을 때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학교의 역할이다”며 자신이 원하고 필요함을 느낄 때 공부를 한다면 자기성장이 이루어진다고 피력했다.
노 신임교장은 성실함으로 스스로의 꿈을 개척하고 성취해온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대구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운 집안 살림을 생각해 중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공장에 취직했다. 하지만 학업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1971년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대학 진학 대신 고학으로 공부해 1979년 제15회 기술고등고시를 통과한 노 신임교장은 1980년 체신부에 사무관으로 들어간 뒤 체신부 산하 한국전기통신공사가 2002년 KT로 민영화된 뒤 이 기업의 임원이 됐다. “행정부에 들어가 일을 하다보면 행정에 관한 공부가 필요했고 회사가 공기업이 되다보니 경영이 필요해 또 경영을 공부하게 됐다. 시장이 자유화되면서 우루과이라운드, WTO 등 여러 규제 등이 복잡해져 경제학도 공부하게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명예를 추구하기 위해 공부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주어지는 업무적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그 분야와 관련된 공부를 하게 됐고 인맥을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최선을 다한 것이라며 끊임없는 노력으로 성실하게 지나온 여정을 소회했다.
노 신임교장이 로봇산업과 처음 인연을 맺은 건 2005년 한국지능로봇산업협회에 개인회원으로 가입하면서다. 이듬해에는 KT를 기업회원으로 가입시키면서 이 단체 회장을 맡았고 KT가 당시 정보통신부의 ‘국민로봇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데도 교두보 역할을 했다.
마이스터 고교로서의 힘찬 비상
소통의 창구역할의 중심에서 평등사상의 원칙을 준수하고 교사와 학생들 간의 협력과 유대감을 더욱 돈독히 해나갈 노 신임교장의 임기동안 서울로봇고등학교가 미래로봇산업의 요람이자 든든한 자원을 배출하는 원천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감당하며 마이스터 고교로서의 위상을 높여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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