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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대는 왜 트로트에 열광하나?

트로트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이를 반영하는 ‘결정적인 지표’ 하나가 있다. 지난 3월 12일 <미스터트롯>의 결승전 시청률은 35.7%, 문자투표에는 773만 명이 참가했다. 4·15 총선에서 역대 최고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할 당시 참여 인원이 1,110만 명 정도였다. 여기에 비교하면 문자투표 참가인원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정치도 아닌, 그저 노래경연의 1등을 뽑는 순간에 이 정도의 국민이 참여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트로트 열풍의 주인이 20~30대라는 점이다. 트로트와는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던 새로운 세대의 등장은 분명 특이한 문화가 아닐 수 없다. 도대체 왜 젊은 세대는 트로트에 열광하는 것일까. 편의점에서 흐르는 트로트 직장인 김모 씨는 최근 편의점에 갔다가 매우 이색적인 경험을 했다. 여느 때처럼 담배와 물 등을 사기 위해 들어갔으나 매장에 트로트가 흘러나오고 있었던 것. 이제까지 한 번도

트로트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이를 반영하는 ‘결정적인 지표’ 하나가 있다. 지난 3월 12일 <미스터트롯>의 결승전 시청률은 35.7%, 문자투표에는 773만 명이 참가했다. 4·15 총선에서 역대 최고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할 당시 참여 인원이 1,110만 명 정도였다. 여기에 비교하면 문자투표 참가인원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정치도 아닌, 그저 노래경연의 1등을 뽑는 순간에 이 정도의 국민이 참여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트로트 열풍의 주인이 20~30대라는 점이다. 트로트와는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던 새로운 세대의 등장은 분명 특이한 문화가 아닐 수 없다. 도대체 왜 젊은 세대는 트로트에 열광하는 것일까.

편의점에서 흐르는 트로트

직장인 김모 씨는 최근 편의점에 갔다가 매우 이색적인 경험을 했다. 여느 때처럼 담배와 물 등을 사기 위해 들어갔으나 매장에 트로트가 흘러나오고 있었던 것. 이제까지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경험이라 김 씨에게는 매우 생경한 경험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최근에 방송만 틀면 볼 수 있었던 트로트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열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금의 트로트 열풍은 분명 방송이 이끌고 있다. TV조선의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에 이어 MBC에브리원 <나는 트로트 가수다>, SBS의 <트롯신이 떴다> 등 트로트 열풍을 확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영 프로그램에서 등장한 신예들이 각종 예능에 출연하면서 그 인기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들이 나오는 방송은 어김없이 시청률이 상승한다. 그러나 결국 방송이 유행을 억지로 이끌어낼 수는 없는 법. 분명 트로트에 그만한 내적인 수요가 있었다는 의미가 아닐 수 없다.

우선 최근의 트로트는 더 이상 과거의 트로트가 아니다. 구성지고 애잔한 가사는 크게 다르지 않아도 화려한 편곡이 과거의 ‘트로트 때깔’은 완전히 변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무대 구성과 춤은 아이돌에 버금가는 급으로 완성되었다. 이는 젊은 세대들에게 ‘트로트’라기 보다는 ‘새로운 음악 장르’로 다가갔다. 어렸을 때부터 트로트에 노출이 자주 되지 않았던 젊은 세대에게 트로트는 매우 신선하게 다가오지 않을 수 없다. 거기다 과거의 트로트 가수들은 대개는 중장년층이었다. 젊은 세대가 열광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다. 그러나 최근 등장한 트로트 가수들은 20대~3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아이돌 못지않게 외모와 몸매, 댄스실력, 무대매너, 끼가 철철 넘치는 모습은 과거의 트로트를 완전히 다른 음악으로 만들어 놓았다. 흔히 ‘트로트 가수’라고 하면 일단 나이가 적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거기에다 트로트에 특화된 고전적인 몸짓(?)도 젊은 세대의 호응을 이끌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지금 트로트 가수의 모습은 흡사 아이돌과 거의 비슷하다. ‘도대체 어디서 이 많은 젊은 트로트 가수가 한꺼번에 쏟아진 것인가’라는 의문을 자아낼 정도로 예쁘고, 잘생긴 트로트 가수들이 대거 등장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젊은 층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이고, 매우 빠르고 유연하다. 각종 SNS를 통해서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드러내고 있으며, 적극적으로 팬층을 관리하고 있다. 이렇게 가수와 팬들 사이에 거리가 가까우면 팬들은 더욱 빠져들게 마련이다.

새로운 편곡의 과정에서 한국인 특유의 흥을 자극하는 트로트의 리듬이 극대화되었다. 비록 젊은 세대가 트로트를 많이 접하지는 못했어도, ‘한국인의 흥’까지 없는 것은 아니다. 부모로부터 DNA처럼 내려오는 리듬 감각은 어쩔 수 없는 법. 그러나 이제까지 그러한 감성은 힙합, 발라드 등으로 배출이 되었다. 하지만 폭발적인 리듬감의 트로트가 나타나기 시작하자 그러한 흥이 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유의 ‘쿵짝’거리는 강렬한 리듬이 마음을 강타했다는 이야기다. 더 중요한 사실은 최근 젊은 세대가 처한 사회, 경제적인 상황이다. 미래가 보이지 않는 암울함, 매일 힘들게 살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트로트가 주는 마음의 위안은 잠시 시름을 잊을 수 있도록 해준다.

‘열풍’ 불었던 만큼 빨리 식을 가능성도 커

특히 트로트의 가사들은 과거 고통스러웠던 우리 민족의 한, 절절한 남녀의 사랑을 담고 있다. 힙합처럼 타인을 ‘디스’하면서 분노를 키우거나 조롱하는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감성이다. 거기다가 과거의 트로트에 대한 이미지 자체가 달라진 점도 트로트 열풍을 확산하는 데에 역할을 했다. 1~2년 전만 해도 트로트를 좋아한다고 하면 친구들에게 “그게 뭐냐”며 타박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대놓고 좋아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이렇듯 분위기가 달라지자 한층 트로트에 몰입해도 어색한 분위기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여기에다 원래부터 트로트를 좋아했던 중장년층의 적극적인 ‘덕질’도 트로트 열풍을 더욱 키우고 있다. 유튜브, SNS에 익숙한 중장년층이 적극적으로 이를 활용하고 온라인 공간에서의 확산도 늘어났다. 이들 역시 과거에 좋아했던 노래들이 편곡을 통해 새로운 옷을 입고 나오자 역시 신선하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트로트는 자녀를 위해 희생했지만, 사회에서 소외된 듯 중장년 및 노년의 감성도 적극 자극했다. ‘이제는 나를 위해 소비하겠다’라는 적극적인 자기 배려의 의식이 강화되면서 트로트 음원 구입 등에 아낌없이 돈을 쓰고 있다. 결국, 무언가가 이 사회에서 ‘트렌드’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소비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중장년, 노년층의 이러한 소비는 트렌드를 밑받침하는 적극적인 계기가 되고 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이들 아이돌 트로트 가수들이 기성 가수들과 함께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각종 예능에 출연하는 이들은 장윤정, 홍진영, 박현빈, 남진, 김연자 등과 함께 출연해 ‘신구 세대’의 친밀함을 과시하고 있다. 이는 트로트 시장 전체를 발전시키는 하나의 동력이 되고 있다. 트로트 아이돌이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선배들과 함께 출연하고 친밀함을 보이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훈훈함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트로트 열풍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단 각 지상파 방송사들이 지나치게 경쟁적으로 프로그램을 따라 하는 경우가 많고, 단기적으로 트로트 아이들의 이미지를 소비하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 이제 그 신선함이 고갈되고 재미가 없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폭발적인 인기’는 곧 급격하게 그 인기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을 전제한다. 더 나아가 트로트를 다루는 방송 프로그램 역시 그 수가 줄어들면 자연스레 대중적인 영향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 역시 지금의 트로트 열풍을 잠재우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설사 지금과 같은 인기는 아니더라도, 트로트는 이제 우리나라 음악 장르에서 당당히 주류가 되었고, 또한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도 변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대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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