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풀어본 총선 이모저모...'192석' 초거대 야당과 여당 108석 초라한 성적 개혁신당 이준석, 13년만에 '금뺏지'...민주당 신예 32세 전용기 최연소 당선자
정하연 기자 입력 2024.04.12 14:00수정 2026.08.10 17:28 2
'정권심판'(야당)과 '정국안정'(여당)을 놓고 여야가 맹렬하게 경쟁했던 4.10총선이 여당 참패-야당 압승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6월 개막하는 제22대 국회는 사상 초유의 192석 초거대 야권이 108석의 소수 여당을 윽박지르며, 입법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할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는 집권 5년 내내 '반윤성향'이 유달리 강한 거대 야당을 상대하게됐다. 총선 후폭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가운데, 숱한 화제를 뿌리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 4.10 총선의 이모저모를 숫자로 풀어봤다, <편집자>
▶38=창당 단 38일만의 12석 확보. 돌풍의 조국혁신당이 이번 총선에서 거둔 깜짝 성적표를 내며 최고 이슈메이커가 됐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불과 5석 불리는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비례대표만으로 두자릿수의 의석을 차지한 놀라운 결과다. '대통령탄핵' '김건희특검법' 등 과격한 정치구호가 진보성향의 지지층을 빨대처럼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총선전 막판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당이란 이른바 '지민비조' 마케팅이 호남권을 중심으로 주효했다는 평가다. 군사정권 시절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이 기습창당한 신한민주당이 창당 한달만에 돌풍을 일으키며 제1야당이 된 것 이후 두 번째로 짧은 기간의 돌풍으로 기억될 것같다.
▶13=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정치입문 13년만에 금뺏지를 달게됐다. 제1야당 민주당이 초강세를 보인 경기도의 반도체벨트(화성을)에 도전한 이 대표는 예상을 뒤엎고 대역전드라마를 쓰며 당선했다. 20대 젊음 정치패널에서 3전4기, 4수끝에 국회 입성의 꿈을 이룬 것이다. 특유의 선거마케팅 감각과 젊은층의 탄탄한 지지기반 덕분으로 풀이된다. 새로운미래와의 결별, 조국혁신당 돌풍 속에서 존재감을 잃던 이 대표로선 극적으로 기사회생하며 미래 대권주자로서 다시한번 레벨업에 성공한 셈이다.
▶107=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게 마련이다. 여당의 총선을 진두지휘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총선참패로 정치입문 107일만에 위원장직에서 사퇴하는 등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한 위원장은 정치초보의 한계를 씻어내기 위해 기성정치인들과는 색다른 전략전술로 총선에 임했지만, '정권심판론'의 물줄기 앞에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여야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특유의 참신함과 깔끔한 스타일, 톡톡튀는 언변 등으로 보수층은 물론 중도층에서 높은 인기를 얻으며 차기 여권 유력 대권주자로 발돋움했다.
▶192=야당의 총선 압승으로 제22대 국회의 범야권 의석수는 무려 192개다. 국회의 64%를 점유하는 압도적 여소야대의 국회지형이 형성된 것이다. 개헌 가능선인 200석에 겨우 8석 모자란다. 가능성은 낮아보이지만, 역설적으로 반정부 성향의 여당 당선자 8명 이상만 끌어들이면 개헌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하단 뜻이다. 사상 초유의 압승으로 범야권의 입법부 장악력도 크게 높아졌지만 이재명, 추미애, 조국, 이성윤, 이준석 등 윤대통령과 악연으로 얽힌 당선자들이 즐비하다는 점이 주목된다.
▶92.35='정치9단' 박지원 당선자는 전남 해남완도진도 지역구에서 92.35%의 압도적 지지율로 이번 총선 득표율 부동의 1위에 올랐다. 민주당의 '친명' 중심의 공천 흐름 속에서 박 당선자를 솎아내려했지만, 워낙 지역지지율아 높아 부득이하게 공천했다는 후문이다. 박 당선자는 최고득표율 기록에 이어 최고령 당선자(81세)라는 또하나의 타이틀을 얻었다. 80년대 초반 고 김대중대통령에 의해 정치권에 입문, 파란만장한 정치역정을 보낸 박 당선자가 망구(望九)를 넘긴 나이에 어떻게 의정활동을 할 지 궁금하다.
▶497=이번 총선은 그 어느떄보다 박빙의 승부가 많았다. 1%포인트 안팎에서 승패가 결정된 초접전 지역이 적지않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최소 득표차로 희비가 엇갈린 지역구는 경남 창원진해 선거구다. 국민의힘 이종욱 당선인과 민주당 황기철 후보는 엎치락뒤치락하며 최종 497표차이로 당락이 결정됐다. 득표율 격차는 불과 0.49%다. 경기 용인병 지역구에선 민주당 부승찬 당선인이 국민의힘 고석 후보를 단 851표차로 꺾었다.
▶32=경기 화성정에서 승리를 거둔 민주당의 젊은 정치인 전용기의원은 만 32세(1991년 10월생)로 최연소 지역구 당선자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21대 비례대표로 최연소 당선자가 된 이후 지역구로 바꿔 또다시 타이틀 하나를 추가했다. 최고령 박지원 당선자와는 무려 49세 차이가 난다. 경기 포천가평에서 신승한 김용태 국민의힘 당선자는 만 33세로 전 후보보다 딱 1살 많다. 전 당선인은 "더욱 신중하게 일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많은 기회가 주어져 정치에서도 세대교체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31.28=이번 총선은 또하나 주목할만한 변화는 사전투표율의 증가다. 본투표와 달리 전국 어디서나 투표가 가능한 사전투표는 직장인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이번 총선에서 31.28%의 높은 투표율로 역대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결국 전체 투표율이 67%로 높이는데 크게 일조했다는 평가다. 정치권에선 통상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에 유리하다는 속설이 있는데, 야당의 총선 압승에 높은 사전투표율이 어느정도는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전투표 제도가 전국 단위 선거에 처음 적용된 것은 지난 2014년 6회 동시지방선거로 당시 투표율은 11.49%였다.
▶135=이번 총선결과 초선의원 수는 비례대표 44명을 포함, 총 135명이다. 전체 국회의원 300명 중 45.0%다. 높은 것 같지만, 초선 비중이 과반(155명)을 넘긴 21대 총선과 비교하면 무려 20명이 줄었다. 정치권의 세대 교체와 물갈이 욕구에도 불구, 정치신인이나 젊은 미래 정치인들이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하는 일이 만만치않다는 방증이다. 정치권에선 거대 양당이 총선승리를 위해 미래 신예의 발탁이나 발굴보다는 '이기는 총선'에 집중한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후보(화성정)가 10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0=이번 총선 당선인 300명 중 여성은 60명으로 20%에 불과하다. 기존에 가장 많은 여성 당선인을 배출했던 21대총선(57명)에 비해 3명 늘어난 역대 최다 기록이다. 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이 32명으로 가장 많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는 21명이다. 조국혁신당은 당선자의 절반인 6명이 여성이다. 박근혜 전대통령이 첫 여성대통령에 당선돤 이후 여성들의 정치참여가 확대되고 있으나 국회의 남녀성비는 여전히 남성이 압도한다.
▶0=원조 진보정당 녹색정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로 얻은 의석은 0이다. '종북 논란' 속에서도 민주당과 전략적으로 손잡고 지역구 1곳(울산북구)과 비례 2석 등 3석을 차지한 진보당과 철저히 대비된다. 심성정 후보(고양갑)마저 3위에 그치는 등 지약구 출마자가 전멸했다. 비례대표 배정 기준선인 정당지지율도 3%에 크게 미달하는 등 처참한 성적을 냈다. 존재감을 상실한 정의당은 2012년 창당 이후 12년만에 원외정당으로 전락했다. 노동계의 대모이자 정의당의 간판인 심상정 후보는 당의 몰락과 5선의 꿈이 좌절되자 12일 전격적으로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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