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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1 총선 이후 안철수 원장 대권행보 시작할까?

‘사회적 책임’ 강조한 안 원장, 정치로까지 이어질까 귀추 주목

4·11 총선 이후 안철수 원장 대권행보 시작할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한동안의 침묵을 깨고 지난 3월 27일 사회의 긍정적 발전 기여를 전제로 “정치라도 감당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그의 대권 도전 등 정치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4·11 총선 이후 벌어질 정치권의 지각 변동 과정에서 안철수 원장이 어떤 포지셔닝을 취하고 유력 대권주자라는 현재의 프리미엄을 활용해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대 강연서 “정치라도 감당” 언급에

정치권 긴장

안철수 원장은 지난 3월 27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제2회 소통과 공감’ 강연에서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대선 출마에 대한 얘기를 하기에는 너무 빠르다”면서 입장을 드러냈다.

안철수 원장은 “지금도 내가 만일 사회에 긍정적 발전 도구로 쓰일 수 있으면 설령 그게 정치라도 감당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다만 두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첫 번째는 자격문제고 두 번째는 사회적 책무가 주어지느냐의 여부”라고 말했다.

안철수 원장은 또 “보수든 진보든 빈부 격차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사람이 정권을 잡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일반 국민은 관심도 없을 것”이라며 “보수와 진보는 서로 적이 아니고 상호 보완적이어야 한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면 한쪽 주장 가지고는 안 되고 소통하고 타협점을 찾아가야 사회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원장의 이번 발언은 대권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힌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드러낸 것이어서 그의 발언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특히 총선을 불과 보름여 앞둔 시점에서의 발언이라 안 원장의 발언이 정치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보수, 진보… 안철수 원장의 선택은?

최근 2500억원의 재산을 기부하고 기부재단을 설립한 안 원장은 성공한 기업가의 ‘사회적 책무’를 실현했다. 안 원장이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과 대하는 태도는 그의 정치적 입장에서도 나타난다. 서울대 강연에서 언급한 ‘사회적 책무’ 발언이 같은 맥락이다. 안철수 원장의 사회적 책무는 기존 정치권에 대한 자성의 촉구이자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나타내는 함의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안 원장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자신의 정치적 포지셔닝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현재까지 안철수 원장이 보인 행보와 정치적 입장은 보수정치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정을 장악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의 정치적 지향점이 ‘사회적 책임’과는 다소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중심의 성장을 통한 하향식 복지를 추구하는 새누리당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안 원장을 같은 그림에 놓는 것은 여간 부자연스럽지 않다.

안 원장의 ‘사회적 책무’는 그의 재산기부에서도 나타났듯이 낮은 곳을 향하고 있다. 위에서 아래로 향하는 사회구조가 아니라 아래에서부터 시작하는 수평적 사회구조가 그의 정치철학으로 읽힌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안 원장이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 쪽과 뜻을 같이할 것인지도 확실하지 않다. 현재까지 보인 안 원장의 행보에서 짐작해볼 수 있는 것은 민주시민세력을 기반으로 한 제3의 정당 창당이 가장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안 원장을 중심으로 민주시민세력이 규합할 경우 보수는 물론 야권의 주요 인사들과의 충돌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원장이 정치적 노선을 걷지 않은 상태에서도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한 만큼 그가 직접적으로 정치 일선에 나설 경우 기존 정치구도의 붕괴는 불가피할 것이다. 현재 민주통합당 진영의 소장파를 비롯해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등과의 합종연횡을 통해 범민주진보 세력이 출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철수의 파워게임은 이미 시작됐다.

정치적 행보를 표방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안철수 원장의 파워가 총선에서 힘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선거관리위원회는 4·11총선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과 안철수 원장의 이름을 홍보 문구로 사용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한 언론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4·11 총선 후보가 자신의 선거운동을 하기 위해 대권주자 등 유명인사와 함께 활동한 사진이나 관련 문구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본인이 아닌 타후보자(대권주자 등)를 부각시켜 지지·선전하는 것은 타후보자에 대한 사전선거운동이 되기 때문에 선거법 위반”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에 앞서 동대문선관위는 동대문에 출마한 무소속 조광한 후보가 ‘노무현 대통령을 만든 사람, 안철수 대통령을 만들 사람’이란 현수막을 건 데 대해 ‘대선 입후보 예정자’에 대한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며 현수막을 철거하거나 문구를 수정하라고 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6일 동대문선관위는 이런 결정은 번복해 해당 문구를 사용해도 된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때문에 4·11 총선 후보자가 안 원장 사진이나 ‘안철수’란 이름을 사용한 홍보 문구를 명함·현수막에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서울시 선관위 관계자는 유권해석이 바뀐 이유에 대해 “지난해 12월 헌재 결정(SNS 선거운동 규제 ‘한정위헌’)에 따라 선거운동의 자유를 폭넓게 허용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조광한 후보는 자신의 선거운동을 하면서 안철수란 이름이 부수적으로 들어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본격적인 파워 게임이 돌입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안 원장은 정치권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존재로 부상했다. 따라서 더욱 관심이 쏠리는 것은 총선 결과에 따라 안 원장이 어떤 입장을 표명할 것이며, 그에 따라 기존 정치권이 어떤 변화를 보일 것이냐에 있다.

대권 삼국지, 치열한 전투 중인 박근혜·문재인과 관망하는 안철수

현재까지 유력 대선주자는 박근혜 새누리당 위원장,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 원장 3파전으로 압축되는 형국이다. 박근혜 위원장은 오랫동안 정치활동을 해온 기존 정치인으로서 영남권을 중심으로 지지기반을 다져왔고, 문재인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주변의 끈질긴 권유 끝에 4·11 총선을 기점으로 현실정치에 뛰어들었다. 안철수 원장만이 현실정치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 위원장은 이번 총선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느냐에 따라 당내 입지 또는 나아가 대권 가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후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지역구도 타파라는 대의를 표방하고 부산 사상 지역에 출사표를 던졌다. 문 후보는 현재 상대 후보인 손수조 새누리당 후보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어 자신의 출마지역을 넘어 부산지역으로 영향력을 넓혀 야권의 선전에 기여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박근혜 위원장과 문재인 후보의 정치적 영향력과 입지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때문에 안철수 원장이 그간 정치적 발언을 삼가 왔던 것은 4·11 총선 이후 변화할 대권 구도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대권 가도에 뛰어들지 않았으면서도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안 원장으로서는 성급할 게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장 선거 당시 박원순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후보 자리를 박원순 후보에서 양보하고도 당선을 위한 직접적인 지원에 나서지 않은 것도 향후 그가 그려나갈 밑그림 속에서 나온 판단으로 볼 수 있다. 아름다운 양보를 통해 기존 정치인들과는 다른 모습을 국민에게 보이면서 후일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 후보 측의 지원 사격에 대한 러브콜을 받으면서도 칩거에 들어간 것은 범야권의 서울시장 지원에 총력을 벌인 당시의 상황과 어느 정도 거리감을 두기 위해서다. 만에 하나 박원순 후보가 나경원 후보에게 패배했을 경우도 상정하지 않을 수 없었고, 당시 상황에서 민주당과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 자신의 이미지에 큰 득이 없기 때문이다.

4·11 총선을 지켜보는 안 원장의 포지션은 박원순 후보와 나경원 후보가 싸움을 벌이던 당시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안 원장이 총선 이후 누구 하나가 큰 내상을 입은 후에 전면에 나서는 것이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기 훨씬 유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신념 일치하는 인물에 물밑 지원, 그 속내는?

안철수 원장이 언제쯤 전면에 나서게 될지 섣부른 전망을 하기는 어렵지만 현재의 정황으로 미루어볼 때 차기 대권에 출사표를 던진다면 4·11 총선 이후 선거결과에 따라 보수-중도보수-중도진보-진보 진영으로 스펙트럼을 형성하고 있는 현재의 정치인들이 혼란을 겪는 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야권단일 후보를 내세운 진보진영이 총선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안철수 원장은 그들의 승리를 자신의 지지세력으로 규합하려는 노력을 벌일 수도 있고, 진보진영의 총선 성적표가 나쁠 경우 결속이 와해되는 야권연대의 세력들을 규합해 시민사회 진영과 합쳐 큰 밑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총선의 결과가 어떻게 펼쳐지든지 안철수 원장에게는 대응책이 마련되어 있는 상황이어서 급할 것이 없는 상황이다. 자신의 존재를 확인시킬 수 있는 코멘트 정도로 당분간 이 상황을 유지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도 이 같은 상황 인식 때문이다.

안 원장은 총선 운동이 시작된 첫날인 지난달 29일 서울 도봉갑에 출마한 고(故)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부인 인재근 후보에 대한 공식 지원 글을 올린 바 있다.

안 교수는 “지금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김근태 선생과 인재근 여사에게 너무 많은 빚을 지고 있습니다. 인재근 여사의 삶에 더 이상의 아픔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용기 있고 신념을 가진 여성, 인재근과 함께 도봉의 새로운 미래가 열리기를 희망합니다”라는 응원 글을 올렸었다.

안 원장의 코멘트는 정당에 대한 지지가 아닌 인물에 대한 지지를 표명함으로써 향후 자신과 공동체를 형성해나갈 지지 세력과 뜻을 같이하려는 의도로 풀이할 수 있다. 따라서 총선 이후 벌어질 정치권의 지각변동 과정에서 안철수 원장이 어떤 입장을 표명하고 대권에 도전한다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정치권에 데뷔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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