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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만 3천 기술사의 단합과 총화,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제25대 한국기술사회 회장 취임, 한백F&C 주승호 대표

“5만 3천 기술사의 단합과 총화,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제25대 한국기술사회 회장 주승호 대표 (사진= 이 신 기자)
제25대 한국기술사회 회장 주승호 대표 (사진= 이 신 기자)

‘기술사(技術士)’는 고도의 전문기술지식과 응용능력을 갖추고 현장실무에 적용하는 기술전문가로서 소정의 자격검정을 거친 사람에게 주어지는 국가기술자격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사들의 모임이 바로 한국기술사회(이하 ‘기술사회’)이다. 1965년에 창립된 후 55년간 대한민국 건설, 기계, 에너지, 선박, 항공, 통신, 전기·전자, 화학, 자원, 섬유, 해양 등의 분야에서 눈부신 활약을 해왔다. 지금 5만 3천 명의 기술사와 50여 개의 지회 및 분회로 이루어져 있다. 지난 2월 말 제25대 회장 선거가 있었고, 이 선거에서 한백F&C 주승호 대표가 당선됐다. 그는 회장 당선 전까지 기술사회의 부회장을 역임했고, 산하 기술사법개정추진단장을 역임했으며 한국소방기술사회 회장직을 지냈다. 기술사회의 내부 현안, 미래의 발전 방향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평이다. 신임 주승호 회장과 향후 기술사회의 사업발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누구도 당선 예상 못해

기술사회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토목과 건축이다. 전체의 3분의 1이다 보니 수적으로 막강한 파워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구성이 이제까지의 선거판에도 영향을 미쳤다. 토목과 건축 분야 이외의 기술사들은 회장에 출마할 생각 자체를 하지 못했다는 것. 주승호 회장은 토목과 건축이 아닌 소방기술사다. 그래서 처음 그가 회장 선거에 나온다고 했을 때 그가 당선되리라 생각했던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회장에 당선된 후 고위 임원을 지낸 어르신에게 한번 여쭤봤습니다. 제가 출마했을 때 당선을 예상하셨냐고요. 그분 말씀이 ‘당선될 리가 없어서 가만히 숨죽이고 지켜만 봤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만큼 저의 당선을 예상하신 분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토목과 건축분야가 3분의 1이라고 하면 나머지 3분의 2를 공략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원래 제가 승산 없는 게임을 잘 하지 않는 편입니다. 토목이냐, 건축이냐, 소방이냐를 따지지 말고 ‘주승호는 다르다’라는 인식을 심어준다면 당선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주 회장은 그간 기술사회 부회장도 역임하면서 많은 일을 해왔지만, 이번 당선에서 결정적인 계기가 된 성과가 있다. 그것은 바로 두 번에 걸쳐 대성공한 <방제기계산업전>이다. 그가 소방기술사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을 당시 2018~2019년 동안 매년 1회 개최했다. 작년 산업전에서는 양재 aT센터 1천평의 공간에 빽빽하게 기업들이 참여 했고 무려 9,000명의 관람객이 오고 갔다. 이 모습에 놀란 기술사회 분과회장들은 깜짝 놀랐다. 회원이라고 해봐야 고작 1천여명 밖에 되지 않는 한국소방기술사회가 만들어낸 산업전치고는 대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놀란 분과회장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번 기술사회 회장은 주승호가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했던 것. 이것이 선거전에서의 승리를 결정적으로 좌우한 ‘신의 한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모두 주승호 회장의 뛰어난 아이디어와 놀라운 실천력, 돌파력이 빚어낸 결과였다.

또 기술사회에서 오래 활동해온 만큼, 앞으로 기술사회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주 회장이기도 하다.

“공약에 내걸기도 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인 기술사 서명날인을 위한 ‘기술사법개정(안)’을 추진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술사회 회관을 마련하는 일도 매우 중요합니다. 더불어 이제 국내를 넘어 해외로 향하는 기술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농로까지 전부 다 포장된 나라입니다. 이제 더 이상 수 조원 규모의 큰 사업이 없습니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발맞추어 동남아로 진출해야 합니다. 또 <방제기계산업전>을 더욱 발전시켜 기술사회가 이를 주최하도록 할 것입니다. 이러한 몇 가지 공약만 잘 지켜도 우리 기술사회는 미래를 위한 커다란 도약을 할 수 있습니다.”

안전 사회로 가는 기술사 서명 날인 제도

우선 주 회장이 가장 긴급한 현안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바로 건축 도면에 대한 ‘기술사 서명날인’ 제도이다. 외국의 경우 건축 등 각종 도면에 기술사들의 서명을 날인하게 되어 있으며 전화번호까지 기재되어 있다. 이는 확실한 책임을 지우는 제도로서 건설현장에서 안전을 담보하는 매우 중요한 장치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제도가 전혀 없다.

“우리나라가 안전 후진국에서 안전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제도가 필요합니다. 이런 제도는 투자의 논리로 봐야지 경제의 논리로 봐서는 안 됩니다. 한번 안전이 무너지면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고 국가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게 됩니다. 현재 이를 위해 국회의원들과도 협의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기는 합니다.”

그는 과거 기술사회 부회장으로 일할 때부터도 이 일을 추진해왔다. 일주일이면 3~4번 정도 국회 문턱이 닳도록 뛰어다녔다. 지난 2018년 1차로 입법 발의가 됐지만, 여야의 대립으로 통과되지 못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주 회장은 아니다. 그는 계속해서 도전할 생각이라고 한다.

기술사회 회관 건립도 중요한 현안 중의 하나이다. ‘회관 건립’은 매번 회장 선거가 있을 때마다 단골 공약이었다. 하지만 이제껏 회관 건립을 위한 밑바탕도 마련이 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회관이 있어야만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84개 종목이나 되는 전체 기술사회 회원들의 힘을 결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과기부의 협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검토 중에 있다고 한다.

주승호 회장은 향후 건설사회의 결집력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실천할 계획이다. 그것은 바로 기술사회 회원들의 경력 관리를 기술사회에서 하는 것.

“현재 회원이 5만 3천명이지만, 이 중에서 대회를 개최하면 모이는 사람이 1천 5백명이 되지 않습니다. 이는 시쳇말로 ‘계모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꾸준하게 회비를 내는 사람은 1만 2천 명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결집력이 약해서는 제대로 된 사업을 하기 힘듭니다. 이는 모두 회원들을 콘트롤 할 수 있는 툴이 없기 때문이죠. 향후 장기적으로 이 문제만큼은 반드시 풀어야 기술사회의 미래가 보장될 수 있습니다.”

주 회장이 말하는 ‘툴’로서 가장 좋은 것은 바로 회원사들의 경력 관리다. 각종 입찰 등을 할 때 회원들의 경력 증명서를 기술사회에서 뗴어 주면 이것이 곧 단결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아쉽게도 현재는 이 일을 건설기술인협회에서 하고 있다. 사실 언뜻 보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엄연히 기술사회가 있으면서 왜 다른 기관에서 회원들의 경력 관리를 하고 있는 것일까?

“초창기에 회원이 1천~2천명 정도일 때는 경력 관리를 하는 데에 오히려 돈이 들어갔기 때문에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다른 기관으로 넘어가면서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것일 뿐입니다. 따라서 이제 건설기술인협회에게 경력 관리 권한을 넘겨받을 생각입니다. 물론 처음에는 주지 않을 수 있지만, 다양한 협력과 법 제도 등을 하게 되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최소한 공정거래법에 의한 독과점 금지를 통해 양쪽에서 경력 관리를 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10만 명 참여할 전시회 준비

주승호 회장은 경력 관리는 툴 이외에 또하나의 단결의 구심점을 만들어낸 복안도 가지고 있다. 바로 과거 자신이 했던 <방제기계산업전>을 더욱 확대, 발전시키고 그 중심에 기술사회를 올려놓는 일이다. 향후 한국기술사회의 주관으로 <국제 안전·기술 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한다. COEX에서 개최할 계획인 이 행사에는 1천 여개의 참여 업체와 CDP 및 기술 세미나를 병행해 방문객 10만 명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기술사회의 위상이 제고되는 것은 물론 더 많은 기술사 일자리의 창출이 예상된다.

이 외에도 주 회장이 준비하는 일은 한두 가지가 있다. 교육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스마트 시대에 부합하는 기술위원회를 만들어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 위원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소통과 화합을 위해서 지분회를 활성화해 연 2회 합동회의를 하려고 한다. 또 우수 지회 및 분회에는 지원금도 향상할 예정이다. 또한 ‘전국기술사대회’를 더 확장해 ‘국민기술축제’로 개편할 생각이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을 해 나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주 회장의 리더십이 아닐 수 없다.

“최고의 기술을 가진 기술사 회원들은 자신들의 아성을 구축하는 데에는 매우 능하지만, 타협을 잘하지 못하곤 하십니다. 그러나 저는 누구도 적을 만들지 않는 스타일입니다. 차라리 무관심할지언정, 멀어지게는 하지 않는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바로 이런 리더십을 통해 회원 전체를 총화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뚜렷한 소신과 확고한 발전 방향, 그리고 뛰어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주승호 회장이 이끄는 한국기술사회라면, 그가 내세웠던 모든 공약이 제대로 이루어질 것 같은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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