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자동차 제조사와 협력해 실제 도로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이 운전 전략을 스스로 학습하는 차세대 엔드투엔드(E2E)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를 추진한다.
ETRI는 자동차 제조사와 공동으로 수집한 대규모 실제 도로 주행 데이터를 활용해 센서 인식부터 판단과 제어까지 전 과정을 통합 학습하는 AI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실제 차량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인공지능이 인간 운전자의 판단 방식을 모방해 도로 환경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조향·가속·감속을 스스로 제어하는 범용 운전 지능(Driving Intelligence)을 구현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국가 연구개발(R&D)로 확보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기술을 산업 현장 수준으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기존 자율주행은 인지, 판단, 제어 기능을 각각 다른 시스템에서 단계적으로 처리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이번 ETRI 연구에서는 하나의 통합 인공지능 모델이 도로 상황을 인식하고 최적의 주행 결정을 내리는 ‘엔드투엔드(E2E)’ 방식이 적용됐다.
특히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멀티모달 인공지능 모델을 자율주행에 적용하는 연구로의 발전이 기대된다. 멀티모달 모델은 카메라 영상뿐 아니라 언어적 개념, 상황 맥락 등을 함께 이해해 복잡한 교차로나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도 인간과 유사한 수준의 의사결정을 수행하도록 설계된 구조다.
ETRI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KADIF)의 국가 연구개발 사업을 통해 확보한 인공지능 기술을 산업 수준으로 확장하는 중요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는 ▲혼잡한 도로 환경에서 위험을 예측하고 최적의 주행 전략을 도출하는 강화학습 기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 ▲악천후와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주행하는 인지·판단 AI 핵심 기술이 포함됐다.
또한 기존 자율주행 시스템이 고가의 라이다(LiDAR)에 의존하던 한계를 벗어나, 카메라 중심의 시각 정보와 인공지능의 논리 판단을 결합한 새 접근 방식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최소한의 센서 구성으로도 안정적인 자율주행이 가능한 지능형 운전 모델을 구현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실제 도로에서 모은 대규모 주행 데이터와 차량 움직임 정보를 학습에 활용해 운전 지능을 지속 고도화할 예정이다. 나아가 이러한 기술을 다양한 차량 및 도로 환경에 적용 가능한 자율주행 인공지능 파운데이션 모델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번 협력에는 완성차 기업 KG모빌리티가 실제 차량 주행 데이터와 시험 인프라를 제공하고, ETRI와 자율주행 전문기업 ㈜소디스가 소프트웨어 개발과 시스템 통합을 담당한다. 세 기관은 기술 개발에서 실증, 산업 적용에 이르기까지 공동 협력 체계를 유지해 시너지를 높일 계획이다.
ETRI 최정단 AI로봇연구본부장은 “자동차는 인지, 판단, 제어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복합 인공지능 시스템”이라며 “국가 연구개발을 통해 구축한 기술과 대규모 실제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E2E 자율주행 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산업 전반이 활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 데이터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앞으로 실제 도로에서의 데이터 확보, 인공지능 모델 학습, 실차 시험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기술을 자동차뿐 아니라 로봇, 드론 등 다양한 이동체에 적용 가능한 범용 이동 지능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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