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는 회원국 전역의 우주활동을 위한 조화로운 법적 프레임을 목표로 ‘EU 우주법안’을 발표했다. 이 법안은 안전(safety)·회복탄력성(resilience)·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핵심 축으로 구성됐으며, 13개 회원국의 우주법 파편화로 인한 복잡성과 비용 증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EU 전체에 적용되는 통합 규제체계를 제안했다. 유럽집행위원회는 2025년 6월 25일 ‘EU 우주법제안서(Proposal for a EU Space Act)’를 공개했다.
EU 집행위원회는 네 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첫째, EU 우주운영자의 우주기반 데이터·서비스 제공을 위한 안정적이고 경쟁력 있는 사업환경 조성이다. 둘째, 우주물체 추적성을 강화하고 우주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셋째, 우주기반 시설에 대한 맞춤형 사이버보안과 위험평가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넷째, 우주활동의 환경영향(EF)을 계산하는 공통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다.
EU 우주법안의 핵심 요소에서 안전 부문은 우주물체 추적·충돌경고 체계 강화, 충돌방지 서비스, 수명 종료 위성 폐기 규정을 포함한다. 회복탄력성 부문은 우주기반 시설이 디지털과 물리적 위협에 대비하도록 위험평가를 의무화한다. 지속가능성 부문은 LCA(전 과정 평가) 기반의 환경영향 평가를 도입하고, 폐기물 제거와 궤도 내 서비스(ISOS) 요건 등을 제시한다.
법안은 7개 편으로 구성된다. 제1편은 우주물체, 우주활동, 우주서비스 등 핵심 개념을 정의한다. 제2편은 인허가와 등록을 다루며 URSO 등록과 군집위성 특례를 포함한다. 제3편은 감독기관 지정과 제재권 부여를 규정하고, 제4편은 안전·회복탄력성·지속가능성 관련 기술규정을 담는다. 제5편은 제3국 운영자 동등성 결정과 ESA와의 관계를 다루며, 제6편은 중소기업·스타트업 지원과 ‘EU 우주표지’ 도입을 포함한다. 제7편은 경과 규정을 담고 발효일을 2030년 1월로 제시한다.
국내 우주법 체계는 우주항공청 소관 법률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방부 관련 법령으로 구성돼 있다. 「우주개발 진흥법」은 종합법적 성격을 가지지만, EU 우주법안과 비교하면 인허가와 감독체계가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다. 국내 법체계가 공공영역 중심으로 설계되어 민간 우주활동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는 2022년 제4차 기본계획과 2025년 수정안을 통해 우주기본법 또는 우주항공기본법 중심의 체계 개편을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인허가(우주활동법)와 진흥 제도를 분리하는 방안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민간 주도의 시장 변화를 반영한 제도 설계가 강조된다.
시사점으로 STEPI는 민간 우주활동 증가에 대응한 인허가 및 평가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EU가 기술평가, 위험평가, 환경발자국 평가 등 종합 규제를 도입한 점을 고려할 때, 국내도 발사 허가 중심 체계를 벗어나 민간 활동을 반영한 인허가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국방 분야의 특수성을 고려해 군사활동을 별도로 규율하고, 민간 상업화와 명확히 구분하는 체계 설계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우주활동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기준 마련도 강조됐다. EU가 우주폐기물 경감, 빛·전파 공해 제한, 군집위성 관련 추가 의무를 신설한 만큼, 국내에서도 이에 상응하는 지속가능성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설계–제조–운영–폐기에 이르는 전 생애주기에 걸친 위험관리 의무화를 통해 우주 사이버 보안과 회복탄력성을 강화하는 전주기 관리 체계의 도입이 요구됐다.
안형준 연구위원은 “EU 우주법안은 안전·회복탄력성·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국제 규범을 선도하는 새로운 기준을 마련했다”라며 “이는 글로벌 우주질서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우주폐기물·환경영향·사이버위협 등 새로운 규범 요소를 반영한 법제 정비가 시급하다”라며 “안전·회복탄력성·지속가능성 기준을 포함한 종합적인 우주법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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