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을 읽는 방식은 두 가지다. 적지 않은 경우 가슴으로만 읽거나, 머리로만 읽는 우를 범한다. 많은 경우 처음엔 가슴으로 만난다. “동포 여러분~ 형제 여러분~”으로 시작하는 노래 ‘반갑습니다’의 가사에서 내비치듯 ‘민족’ ‘동포’ ‘조국통일’이라는 말과 정서가 범벅이 되면 목울대가 뜨거워지기 십상이다.”
최근 경향신문의 김진호 국제전문기자는 제4회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단과 함께 방북을 했다. 그는 이번째 4번째 평양방문이었지만, 그 감회가 색다르다고 했다. <경향신문>에 연재된 그의 글에서 ‘가슴으로 만나는 평양’ 만나보자.
커피 한잔 4달러
“골 때리는데 …”
한국 사람들이 자주 비속어로 쓰는 표현이기도 하다. 그런데 놀랍게도 북한 군인도 이런 말을 아주 자연스럽게 썼다. 김진호 기자는 글의 서두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검색대 앞에서 다소 긴장한 채 대기하고 있는데, 검색벨트에 먼저 올려보낸 카메라가 막 떨어질 뻔했다. 순간 “카메라 떨어뜨리면 골 때리는데…”라는 말이 들렸다. 머리가 희끗한 북한 검색원의 중얼거림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남한과 북한의 말이 많이 다르다고 여겨지지만, 이렇게 비속어가 동일한 지점도 있다는 점은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가 느낀 평양은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커피와 음료를 판매하는 은정찻집 여성 복무원에게 물으니 “찻집은 24시간 교대로 근무하며 열어놓는다”면서 “다른 점포들도 자정까지는 근무한다”고 했다. 필터로 거른 ‘온커피’ 한 잔에 “네 딸라(4달러)”였다. 잡화점 유리벽 너머로 물건을 쳐다보자 승강기 앞에 서 있던 벨보이가 다가와 닫힌 문을 두들겼다. 어느새 자정이 넘었다. 안에서 걸어나오는 여성 복무원의 얼굴에 피곤이 역력했다. “어차피 구경만 하려고 했다. 내일 다시 오겠다”며 간신히 문 여는 것을 만류했다. 중년의 벨보이는 “그래도 그렇지 손님이 오셨는데…”라며 못마땅해했다.
평양의 활력
개점과 폐점을 둘러싼 북한의 모습은 우리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는 소소하면서도 일상적인 것이었다. 그에 따르면 평양의 모습은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특히 평천구역의 미래과학자 거리에는 최고 70층 높이의 아파트를 비롯해 세련된 디자인의 고층빌딩들이 빼곡한 것은 물론 행인들의 옷차림 역시 세련되고 깔끔했다고 한다. 특히 그가 본 평양은 매우 활력있는 도시였다고 한다.
“평양의 전기 사정은 10여년 전 방북 당시에 비하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 현대적 디자인의 고층 빌딩과 시민들의 말솜씨, 도로의 자동차와 무궤도전차 등 모든 것이 과거에 비해 좋아졌다. 무엇보다 차창 밖 평양 시민들의 표정이 달라졌다. 국제사회의 제재를 이고사는 나라라고 믿기 힘들 정도였다. 이 도시의 활기는 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어쩌면 우리 남한 사람들이 알고 있는 북한은 우리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통일을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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