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2일부터 4일간 가톨릭 대학이 주관하는 21회 ASEACCU(아시아가톨릭계대학협의회) 총회가 가톨릭대 섬심․성신 교정에서 열렸다. 아시아가 경제적 급성장하면서 겪고 있는 성장통에 대한 해법들이 논의됐다. 이 총회는 특별히 가톨릭대 박영식 총장이 취임하면서 추진하고 있는 ‘인바운드(inbound)국제화’ 전략과 맞물리면서 총회의 위상과 의미가 각별하다. 현재 카톨릭대는 아시아의 국제화 허브로 도약하고자 이에 걸 맞는 프로그램들을 밀도 있게 준비하고 있다.
인성․지성․영성 고루 갖춘 글로벌 인재교육 목표
국제화 명제는 대학도 예외가 아니다. 인성․지성․영성을 고루 갖춘 인재 배출을 목표로 하는 가톨릭대는 ‘인바운드(inbound)국제화’ 전략을 그 액션플랜으로 삼았다. 학교 내에 다문화 환경을 조성해 학생들이 외국에 나가지 않더라도 외국 교수와 학생들을 국내 캠퍼스로 불러들여 영어습득이나 국제화 감각을 익히게 하기 위한 것이다. 2009년 취임한 박영식 총장은 특히 국제화 프로그램 마련에 심혈을 기울여 오고 있다.
박총장은 국내 교구 신부 봉직을 거쳐 카톨릭대와 로마교황청 우르바노대학교에서 교수하며 교황청 성서대학에서 성서학 박사를 받은 국제통이다. 남다른 집중력과 열정으로 수년 만에 카톨릭대를 변신시키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박 총장이 취임한 해에 문을 연 ‘김수환추기경국제관’은 1,100명을 수용하는 영어기숙사로 인바운드 국제화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고 있다. 가톨릭대가 자체 개발한 집중영어 기숙 프로그램인 GEO(Global English Outreach)를 통해 학생들의 회화수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호회 활동을 통해 영어로만 소통하는 교육을 받고 있다.
또한 산학협력의 선도대학으로서 생명공학·생명과학·약학 등을 전공으로 하는 ‘바이오팜(BioPharm) 분야’와 인문학·사회과학·공학을 중심으로 하는 ‘디지털문화 콘텐츠(Digital Contents)’ 분야의 특성화 모델을 창출하기 위한 BP 융합센터와 DC 융합센터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교수·학생·운영위원회·가족회사가 참여하여 현장 맞춤형 인력양성, 현장실습 교육, 창업지원, 기업 기술지원, 산학 컨소시엄 구성 등 활발한 산학연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윤리적 리더가 필요하다
인간 존중 정신을 강조하는 것은 가톨릭대가 일반 대학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전문 지식인으로 성장하되, 통합하고 소통할 줄 아는 인간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이다. ‘윤리적 리더 육성 프로그램(ELP, Ethical Leaders Rearing Program)’은 이러한 리더십을 지닌 윤리적 인재 육성 프로그램이다. 1~2학년을 대상으로 졸업 때까지 교과영역과 비교과영역의 인성과 문제해결능력 분야에서 일정 점수를 취득하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ELP운영의 성공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ELP(Ethical Leaders Path) 학부대학’을 출범시켰다.
그동안 분산 운영된 교양교육 담당기관을 통합 운영함으로써, ‘인간존중'의 교육이념 아래 인성과 영성을 두루 갖춘 윤리적 리더를 배출하는 것을 교육 목표로 하고 있다. 산하에창의교육센터, 인성교육센터, 베나생(베풂·나눔·생명) 센터를 두고 교양교과목 및 프로그램, ELP 프로그램, 사회봉사 등 인성 및 교양교육과정을 총괄하고 있다. 이번 ASEACCU 총회는 이러한 가톨릭대의 수 년 간의 도전과 변화 노력이 국제무대에서 검증받는 계기가 됐다.
아시아 경제성장의 부작용,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
1993년에 창설된 ASEACCU는 한국과 일본, 호주, 필리핀 등 아시아 68개 대학이 회원으로있으면서 가톨릭대의 학문적 수준 제고, 카톨릭 교육 구현, 협동 프로그램 등을 체현하고 있다. 이번 총회에는 8개국 44개 카톨릭 대학의 총장, 교수, 학생 등 200여 명이 참가해 주제토론과 문화 교류 등 다양한 소통의 장이 마련됐다. 총회 주제는 ‘새로운 열정, 새로운 방법, 새로운 표현 :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가톨릭 고등교육의 사명’이다. 교육과 봉사의 개념 정의를 시대에 맞도록 재설정하고 그 실천 방법을 고민함으로써 가톨릭 고등교육의 사명을 이뤄가자는 취지다.
박영식 총장은 주관 대학 총장 환영사에서 “이번 총회가 다양한 발표와 토론, 문화 활동 등을 통해 아시아 각국 참가자들이 서로의 생각과 경험을 나누고 새로운 교육적 비전을 찾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총회에는 로마 교황청 교육성 장관인 제논 그로콜레프스키(Zenon Grochole -wski) 추기경이 참가해 기조 강연을 맡았다. 그는 연설에서 “대학의 철학과 사명을 분명히 드러내고 밝히는 일은 대학의 우수성을 논할 때 필수적인 요소”라며 “카톨릭대학은 다양한 분과학문간 통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한 사람들이 진리를 추구할 수 있도록 돕는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SEACCU가 총회 주제인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가톨릭 고등교육의 사명’ 아래 주목하고 있는 현실적 문제는, ‘급성장을 거듭해온 아시아의 성장통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진지한 논의다. 고속 성장의 이면에서 야기된 각종 사회적 부작용 현상과 고통들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복음적 일깨움에서 출발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인성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 생각을 모으고, 새로운 복음의 형태로 솔섬 수범해 나간다는 동의가 이루어졌다.
얼마전 은퇴한 교황 베네닉토 16세가 2013년을 ‘새로운 복음의 해’로 선포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한다. 오늘날 세계에 만연한 전쟁과 기아, 폭력, 물질만능, 생명 경시의 풍조들이인간의 존엄성을 해치고 있는 국면에서, 다시 한번 카톨릭 인본주의 정신을 세우고 평화로운 세상을 재건하자는 의지의 반영이라고 한다. 국제 규모의 행사를 치루는 일은 많은 역량을 필요로 한다. 가톨릭대는 학생 서포터즈가 구성되어 지난 6월부터 성공적인 행사 개최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직접 국제행사 진행에 참여하며 소중한 경험을 얻고 국제 감각을 익히는 ‘인바운드(inbound)국제화’의 모범적 결실이랄 수 있을 것이다.
교육 브랜드로서의 가톨릭대
‘가톨릭대학’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교육의 명문이다. 각국의 카톨릭대는 캠퍼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장점들의 연계가 용이하다. 이번 아시아가톨릭계대학총회는 다양하고 진지한 논의를 통해 회원교 간 교수-학생 교환 프로그램, 공동 봉사 프로그램, 공동 연구 프로젝트 등 국제교류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됐다. 한국의 가톨릭대는 ‘대학 3.0’을 지향하고 있다.
강의를 잘하는 ‘1.0’대학, 학생들이 좋아하는 ‘2.0’은 대학을 넘어서는 ‘영혼과 철학이 있는 대학’이다.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는 글로벌 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대학은 지성은 물론 인성과 영성의 겸비가 필수인 까닭이다. 가톨릭대가 가지는 복음적 가치가 다툼과 분열 대신, 사회의 소통과 통합을 주도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고 배출하는 주효한 힘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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