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화약고 중동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 전쟁이 일촉즉발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와의 충돌과는 차원이 다른 '이-이 전쟁' 위기에 글로벌 경제가 출렁이고 있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을 곧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공격이 조만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란의 공격의 화살이 미군쪽으로 향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보이지만, 미국은 이스라엘을 방어하기 위해 이지스 구축함을 긴급 배치했다.
◆중동 위기 고조에 브렌트유 5개월만 92달러 돌파
이란은 지난 1일 발생한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폭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며 보복을 예고한 상태다. 미국은 이란이 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방 진영에선 자국민의 대피 명령을 내리며, 이-이 전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전날 이스라엘이 48시간 내 자국 영토에 대한 이란의 직접 공격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란의 보복 공격에 대비 중동에 구축함을 긴급 배치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당국자들은 구축함 2척을 중동에 급파했으며 이 중 1척은 이란의 탄도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이지스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CNN 방송은 미국이 가능하다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되는 어떤 무기에 대해서도 요격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라크와 시리아 주둔 미군은 이스라엘 북부 지역을 겨냥한 무인기(드론)와 로켓을 요격할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란의 공격이 조만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는 이스라엘을 지원할 것이고, 이스라엘 방어를 도울 것이며, 이란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이 다가오면서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오전 10시 40분(미 동부시간) 현재 배럴당 92.0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2.26달러(2.5%) 상승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배럴당 92달러를 웃돈 것은 지난해 10월 말 이후 5개월여 만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도 같은시간 배럴당 87.37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2.35달러(2.8%) 상승했다.
국제유가가 급등한 것은 이란이 걸프만의 석유 수송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중동 걸프만 입구의 호르무즈해협은 전세계 석유 공급의 5분의 1 가량을 소화하는 최고 요충지다.
하루 평균 2100만 배럴의 원유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해 세계 각국으로 이동한다. 이는 전 세계 액체 석유 소비량의 약 21%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다. 이란이 만약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전 세계 석유 공급이 수요를 제때 맞추기 어려워져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상승을 촉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에너지 컨설팅회사 래피던 그룹의 밥 맥널리 대표는 CNBC 인터뷰에서 "무력충돌이 국제 원유 주요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까지 이어진다면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대로까지 치솟을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뉴욕증시 일제히 급락세...금 등 안전자산에 투자자 몰려
중동 위기가 다시 고조됨에 따라 뉴욕증시 3대 지수가 1% 안팎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75.84포인트(-1.24%) 내린 37,983.24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보다 75.65포인트(-1.46%) 내린 5,123.41에 거래를 끝냈다. 지난 1월31일(-1.6%) 이후 2개월여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낙폭이 가장 컸다. 나스닥은 전장 대비 -1.62% 하락했다.
중동발 위기 고조는 자본은 안전자산으로 쏠리며 금 가격은 초강세를 이어갔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이날 오전 11시께(미 동부시간 기준) 장중 온스당 2,440달러선까지 오르며 사상 처음 2400달러선을 넘어섰다.
금값은 통상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지거나 금리가 낮아질 때 상승하는 경향이 있지만, 위기 상황에 대비해 안전한 투자자산 목적으로 찾는 수요가 적지 않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엑스(X·옛 트위터)에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 탓에 많은 투자자가 미 국채보다 금을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더 나은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 국채도 이란이 주말 사이에 이스라엘을 공격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해진 영향으로 급상승했다. 최근 약 18개월 만의 최대 상승세를 보였던 만큼 저가 매수심리까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달러화 가치 역시 중동 확전 우려로 안전선호 심리가 고조되면서 급등했다. 장중 달러 강세가 심해지자 전통적인 안전 통화로 꼽히는 엔화도 달러 대비 소폭 약세로 돌아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팔레이스타인 전쟁에 이어 또 하나의 중동발 전쟁이 임박해지며 세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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