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에 올인을 한 듯, 전방위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신기술, 유망산업에 관한한 남다른 감각으로 정평이 난 손 회장은 수 년전부터 산하 다국적 대형펀드 '비전펀드'를 기반으로 AI투자를 늘려왔다.
손 회장은 특히 지난해부터 그룹 간판이자 일본 거대 통신기업인 소프트뱅크를 통한 직접적인 AI투자에 가속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소프트뱅크가 거대 생성형 AI 독자 개발을 위해 내년까지 1500억엔(약1조3370억원)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2일 보도했다.
◆1조 파라미터의 챗GPT급 생성형 AI 개발이 1차목표
닛케이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생성형 AI 개발에 필요한 계산 설비 기반을 다지는 데 200억엔(약 1780억원)을 투자했다. 이번 대규모 투자는 그간 추진해온 생성형 AI 상용버전을 마무리하기 위한 조치다.
소프트뱅크의 1차 타깃은 대규모 추가 투자를 통해 생성형 AI의 대명사가 된 미국 오픈AI의 '챗GPT'(G{T-4) 수준의 세계 최고급 모델의 개발이다.
닛케이는 소프트뱅크의 생성형 AI 관련 투자액이 일본 기업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이며 이를 바탕으로 미국 엔비디아의 AI반도체를 구입해 연산 능력을 현재의 수십 배로 향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소프트뱅크는 현재 생성형 AI 핵심 요소 기술인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 중이다. 이번 추가 투자를 통해 내년 3월 이전까지 데이터의 연산 및 추론의 핵심 변수인 파라미터 수 3900억개를 완성하고, 내년 4월 이후 일본어에 특화된 1조 파라미터 수준의 모델 개발을 시작할 예정이다.
닛케이는 "챗GPT-4의 파라미터 수가 약 1조개 규모로 알려져있다"면서 "일본 통신기업 NTT와 NEC 모델의 파라미터수가 수 십억∼수 백억개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프트뱅크는 '일본판 챗GPT' 개발에 맞춰 AI 데이터 센터 정비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650억엔(약 5800억원)을 투자해 홋카이도에 일본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닛케이는 일본산 생성형 AI가 경제 안보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일본 정부와 기업이 자국 데이터를 국내에서 관리하는 '데이터 주권'을 중시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이 이처럼 소프트뱅크를 통해 AI투자를 대폭 늘리며 직접 생성형AI 개발에 나선 것은 중장기적으로 일본어에 특화된 ‘챗GPT 대항마'에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읽힌다.
손 회장은 당초 소프트뱅크와 비전펀드의 자본을 활용, 오픈AI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모색했으나 여의치 않자 직접 투자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ARM 등 계열사 결합 AI의 전방위 투자 가속페달
지주회사격인 소프트뱅크를 축으로 AI 관련 투자기업, 관련 계열사를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챗GPT 수준의 생성형 AI만 개발한다면,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계산이 나온 것이란 의미다.
사실 소프트뱅크는 AI관련된 강력한 내부 네트워크를 갖춘 몇 안되는 기업 중 하나다. 소프트뱅크는 일본 최대의 이동통신사이자 유뮤선 인터넷서비스 기업이고, 2016년에 인수한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암)은 AI시스템의 핵심인 반도체 설계 분야의 세계 최고기업이다.
손 회장은 지난해 AI사업을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만들겠다면서 그는 ARM이 설계하는 반도체의 용도를 기존 스마트폰 중심에서 AI용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초까지만해도 자금압박으로 매각 대상이었던 ARM이 매각이 난항을 거듭하자 IPO(나스닥상장)로 방향을 튼 것이 신의 한수가 된 셈이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9월 ARM의 성공적인 IPO로 약 6조5천억원의 자본을 확보했다.
손 회장이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비전펀드도 AI사업의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비전펀드 피투자기업의 상당수는 AI애플리케이션 기업이다. 특히 비전펀드는 핵심투자사인 ARM의 IPO 성공으로 AI투자를 가속화할 수 있는 '총알'도 넉넉하다.
방대한 소프트뱅크 계열사와 투자기업은 자체적으로 막대한 생성형 AI수요기반이 될 수 있다. 손 회장은 지난해 10월 한 강연에서 "소프트뱅크그룹을 세계에서 AI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그룹으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극히 폐쇄적인 일본의 내수 시장이 풍부한 것도 손 회장이 자체 생성형 AI투자를 확대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독일 시장조사 업체 스타티스타는 일본의 생성형 AI시장 규모가 2030년이 되면 지난해의 17배인 130억달러(약 18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AI에 올인을 선언하며 자체 생성형 AI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손 회장의 배팅이 어떤 결과를 낳을까. 글로벌 빅테크 공룡간의 전쟁터가된 생성형 AI시장에서 투자의 귀재 손 회장의 승부수가 먹힐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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