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수출이 꺾일 줄 모르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불확실한 대외 환경에 대한 우려를 잊은 지 오래다. 그야말로 못말리는 K수출이라 할만하다.
8월들어 수출이 연일 호조다. 이달 20일까지 누적 수출이 330억달러를 넘기며 전년 동기 대비 18%가 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연속 수출플러스 기록을 11개월로 늘릴 게 확실시된다.
특히 K수출을 맨앞에서 견인하고 있는 반도체 외에도 주요 품목들이 일제히 강세를 나타내고 있어 사상 처음으로 연간 수출 7천억달러 돌파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조업일 수 고려한 일 평균 수출액도 18.5% 늘어
21일 관세청이 발표한 ‘8월 1~20일 수출입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수출액은 331억2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5%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기간 수출액은 279억4000만달러였다.
조업일 수는 14.5일로 지난해 8월과 같았다. 조업일 수를 고려한 일 평균 수출액 역시 18.5% 늘었다. 월간 수출액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7월까지 10개월째 내리 플러스를 유지해 왔으며 이달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8월들어서도 반도체가 전체 수출 호조세를 이끌고 있다. 이 기간 반도체 수출액은 67억28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2.5% 증가했다. 압도적인 수출 1위 품목의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이 40%가 넘는 상황이 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20%벽(20.3%)을 넘어섰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4%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반도체가 이제 예전의 모습을 완전히 되찾았음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반도체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도체 외에도 컴퓨터 주변기기와 선박 수출액이 크게 늘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8.4%, 79% 증가했다. 선박은 인도시점에 수출실적이 잡혀 월별 편차가 크지만, 선반업계가 수주물량이 3년 이상의 쌓여있어 이같은 흐름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석유 제품과 자동차 수출도 각각 11.7%, 7.9% 늘었다.
국가별로는 중국(16.3%), 미국(18.0%), 유럽연합(18.6%) 등 3대 핵심 시장에서 모두 두자릿수의 고성장률을 나타냈다. 우리나라 양대 수출국가인 중국과 미국은 이달에도 최대수출국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동남아 최대 수출국인 베트남도 11.0% 증가했다.
◆15개월 연속 무역흑자 확실시...기업심리지수는 하락
수입은 원유(12.5%), 반도체(26.5%), 가스(23.7%) 등을 중심으로 비교적 크게 늘었다. 여기에 기계류와 반도체장비 수입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3%, 11% 늘었다. 기업들의 설비도입이 증가하고 있어, 향후 생산 증가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15억달러 적자다. 그러나 수출이 매월 하순에 집중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8월에도 무역수지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8월에도 무역흑자를 낸다면 작년 6월 이후 지난달까지 14개월간 이어진 연속 흑자기록이 15개월로 늘어나게 된다.
조익노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은 “20일까지 수출은 하계휴가 등 계절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컴퓨터 등 IT품목과 자동차 선박 등 주력품목의 호조세를 바탕으로 두자릿수대의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조 정책관은 이어 “이번달은 조업일수가 부족하지만 수출 우상향 모멘텀이 살아 있고 월 말로 갈수록 수출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두자릿수대 수출플러스가 확실시되고 무역흑자 기조도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적으로 수출호조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수출기업의 심리지수는 두달 쨰 악화됐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업들의 업황에 대한 심리 판단을 보여주는 8월 중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2.5로 전월에 비해 2.6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 CBSI는 92.8로 전월보다 2.9포인트 하락했다. 2개월 연속 내림세다.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된 영향이다. 수출기업CBSI 실적은 96.5로 전월보다 2.9포인트 떨어졌다. 한 달만의 하락 전환으로 지난 5월( 95.1) 이후 최저 수준이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수출 대기업의 하락 폭이 컸다"면서 "조사 기간인 8월 초에 미국의 경기 침체,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중국 경기 회복 지연 등 글로벌 리스크가 동시에 나타난 영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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