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지역이 K방산의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동, 동유럽에 이어 K방산 세계화의 새로운 유망 시장으로 중남미가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월 현대중공업이 페루에 4억7천만달러 상당의 군함 공동 생산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이번엔 현대로템이 페루 육군에 K2 전차·차륜형 장갑차를 대량 공급한다.
특히 리마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담을 계기로 페루를 방문중인 윤석열대통령을 필두로 민관 원팀이 중남미 지역에 대한 세일즈외교에 적극 나서고 있어 추가 방산 수출 협상이 보다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대로템, 지상 무기체계 전반 수출 가능성 커
현대로템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리마에서 페루 육군 조병창과 K2전차 및 차륜형 장갑차 등 지상 무기에 대한 총괄 협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과 호르헤 자파타 페루 조병창 대표는 APEC정상회의 참석차 페루를 방문한 윤대통령과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지상장비 협력 총괄협약서'에 서명했다.
협약에는 페루 육군 조병창이 진행하는 지상무기 공급 사업의 총 물량과 사업 규모가 담겼다. 이후 실행계약에는 각각의 납기와 상세 사양, 교육훈련, 유지보수 조건 등 세부 사항이 명기된다.
현대로템은 앞서 지난 5월 페루 조병창이 발주한 차륜형 장갑차 공급 사업을 수주하며 중남미 시장에 최초 진출했다. 이번 협약 체결로 K2전차와 계열전차, 차륜형 장갑차 후속 물량 등 지상 무기체계 전반에 걸친 수출길이 활짝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페루에 첫 수출되는 차륜형 장갑차는 우수한 기동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전장 환경에서도 신속한 병력수송이 가능한 보병 전투용 장갑차로 해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로템은 2003년 차륜형 장갑차 자체 개발 착수 이래 현재까지 500여대를 육군에 인도했다.
현대로템과 페루 조병창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K2전차 및 차륜형 장갑차에 대한 정식 수출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공고한 협력 관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정부의 적극적인 방산 세일즈 외교를 통해 이뤄낸 이번 협약이 수출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국내 유일의 전차 생산기업으로서 수십 년간 축적해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페루의 군 현대화 사업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에 앞서 지난 4월 HD현대중공업은 페루 해군 산하 국영조선사(방산업체) 시마 페루(SIMA PERU)와 4억6290만 달러(약 6240억원) 규모의 함정(4척) 공동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중남미 진출 70년 만에 최대 수출 성과를 냈다.
지난 2012년 페루와 현지 수출형 무장 겸용 훈련기 ‘KT-1P’ 20대를 수출한 KAI도 이미 페루 국영 항공정비회사인 세만(SEMAN)과 FA-50 부품 공동생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 추가로 초음속 경공격기 FA-50 수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페루 공군은 특히 4.5세대급 초음속 전투기 KF-21(보라매)에 대한 관심도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남미 국방력 강화 바람...K방산 '가성비' 주목
K방산이 이처럼 페루의 육해공군을 책임지는 핵심 역할을 맡게됨에 따라 향후 페루를 교두보로 삼아 중남미 진출에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풀이된다. 방산기업들은 이에따라 최근 중남미 시장 공략에 더욱 고삐를 당기고 있다.
지난 4월 남미 최대 방산 박람회 중 하나인 칠레 국제항공우주전시회(FIDAE)에 K방산기업들이 대거 참여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당시 민·관 합동의 중남미 방산협력 및 시장개척 사절단은 산티아고를 방문해 방산 세일즈외교에 집중했다.
방위사업청, 국방부, 국방기술연구소, KOTRA, 방위산업진흥회 등 관련기관과 K방산을 대표하는 10여개기업이 중남미 시장에 대한 파상공세를 위해 총출동한 것이다. 이후 콜롬비아에서는 중남미 방산수출협의를 개최하는 등 K방산의 우수성을 적극 홍보하고, 시장 정보 및 주요 제도를 공유하며 는 자리를 가졌다.
정부와 관련기관 및 기업들이 중남미 시장 공략을 공을 들이는 이유는 페루를 필두로 중남미 국가들의 잠재적인 방산 수요가 무궁무진한데다, K방산의 글로벌 시장 저변 확대를 위한 '마지막 퍼즐'이 다름아닌 중남미이기 때문이다.
최근 칠레, 페루, 콜롬비아 등 중남미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신냉전 시대를 맞아 국방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페루의 경우만해도 국방력 강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올해 국방비를 전년대비 11.1% 증액한 약 23억 달러로 편성했다.
경제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아 가성비가 뛰어난 K방산이 중남미 국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모으고 있는데다, 현지 주요국들이 우리나라와 FTA(자유무역협정)를 맺은 점도 K방산기업들이 중남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는 또하나의 이유다.
전문가들은 "중남미 국가들은 국방비 증액에 한계가 많은만큼 고가의 미국산이나 유럽산보다는 K방산이 경쟁력이 높아서 현지 시장을 파고들만한 여력이 충분하다"면서 "중동과 동유럽에서 선전하고 있는 K방산이 중남미시장만 성공적으로 뚫는다면 방산수출 200억달러 돌파는 물론 세계 4대 방산강국 진입을 앞당기는 데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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