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글로벌 신규 선박수주 점유율이 1%까지 추락하며 위기설에 나돌았던 K조선이 9월부터 반등에 성공하며 상승 무드를 타고 있다.
K조선이 지난달 글로벌 수주 점유율을 30% 가까이 끌어올리며 3개월 연속 상승국면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수주 반등에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이 K조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내년 조선업황에 청신호가 켜졌다.
K조선은 특히 고부가선박 수주에선 여전히 초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의 부진으로 수출 성장세가 꺾인 상황에 조선이 2025년 한국 수출의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1~11월까지 누적 수주점유율 면에서는 중국에 크기 밀리고 있는 것이 아킬레스건이다.
◆11월 선전 분위기 반전...누적수주량은 중국 강세 지속
K조선이 지난달 전 세계 발주 선박 중 3분의 1 가량을 수주하며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가도 높은 수준으로 유지돼 조선 수출이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6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1월 전세계 선박 수주량은 387만CGT(124척)로 전월(282만CGT) 대비 37%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22만CGT) 대비 20% 늘어는 수준이다.
국가별로는 한국이 114만CGT(24척)로 29%를 차지했다. 236만CGT(73척)를 수주(61%)한 중국의 절반도 채 안되지만, 지난 8월 1%까지 추락했던 것을 감안하면 유의미한 반등이다. K조선의 수주점유율이 3개월만에 28%포인트(p) 급반등한 것이다.
척당 환산톤수를 보면 더욱 의미가 깊다. 같은기간 K조선의 환산톤수는 4만8천CGT로 중국(3만2천CGT)보다 1.5배 가량 많다. K조선이 LNG운반선, 특수선 등 부가가치가 높은 대형선 수주에서 중국에 비교우위에 있다는 방증이다.
물론 11월 K조선 수주가 반등했지만, 올해 누적 수주량 기준으로는 여전히 중국이 크게 앞서 있는 것은 사실이다.올해 전 세계 조선 시장에서 한국의 수주 비율은 2016년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은 전 세계 조선업체들이 불황으로 수주난과 구조조정을 거쳤던 과도기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들어 1~11월 전세계 누계 발주량은 6033만CGT(2159척)로 전년 동기 4451만CGT(2057척) 대비 36% 증가했다. 한국은 이 중 1092만CGT(248척)를 수주하며 전년동기 대비 11% 상승했다.
올들어 전체 글로벌 수주량 중에서 K조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18.1%다. 12월에 급반등하지 않는다면 올해 한국 조선업계의 글로벌 수주 비율이 20% 아래로 떨어질 게 유력하다. 이는 지난 2016년 15.5% 이후 가장 낮은 비율이다.
반면 중국은 같은 기간 4177만CGT(1518척) 누적 수주를 기록하며 62% 늘어났다. 국내 조선업체들이 도크(선박건조공간)가 꽉차 부가가치가 낮은 중소형 선박이나 범용선박의 수주를 자제한 탓에 중국이 범용선박 수주를 거의 싹쓸이한 결과다.
◆빅3 도크 꽉 차 선별수주 한계...향후 글로벌 입지약화 우려
중국과 한국의 올해 누적 수주량 차이는 현재까지 3085만CGT에 달한다. 올해 두 국가의 수주량 격차도 사상 최대로 벌어질 전망이다. 이같은 단순 수주물량의 격차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K조선 빅3가 3년치 이상의 수주잔고(남은 건조량)를 보유하고 있어 고부가선 중심의 선별 수주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수주 목표량도 대부분 초과 달성한 상태다. K조선의 간판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만 봐도 올해 현재까지 총 205억6000만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목표 135억 달러의 152.2%를 웃도는 호조를 보이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68억달러, 한화오션이 81억5000만달러어치를 수주하는 등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조선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선 고부가선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기본적인 수주량과 수주점유율을 일정 수준 이상은 유지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중국과의 격차가 여기서 더 벌어질 경우 글로벌 시장입지 약화와 함께 중국업체들이 고부가 선박시장에서 K조선을 따라잡을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중국이 범용 선박을 중심으로 강력한 수주 점유율을 바탕으로 캐파(생산능력)가 늘어나면 생산원가를 더욱 낮춰 저가공세에 치중,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이를 바탕으로 K조선이 아직까진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고부가 선박 기술개발에 보다 집중할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조선 빅3의 경우 수주량이 넘쳐나 신규 수주를 고부가 선박 위주로 조절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라며 "결국 중국의 급부상에 대응, 범정부 차원에서 중견 및 중소 조선업체를 정책적으로 육성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대대적인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는 유일한 경쟁국 중국에 맞서기 위해 우리나라도 범정부 차원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춘 중소, 중견 조선소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뒤따라야한다는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록 건조 일감이 많이 남았다고 하지만 양적인 지표에서 중국에 크게 밀리는 것은 좋지 않은 징조"라며 "우리나라가 세계 1위 조선 경쟁력을 유지하고 기술초격차 확보를 위해서라도 중국과의 신규 수주량과 누적수주량 격차를 좁히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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