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출발을 산뜻하게 열었던 수출이 삐걱거리고 있다. 20일까지 누적기준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감소해 수출이 이달에도 연속 플러스행진을 이어갈 지 불투명하다.
믿었던 자동차가 이달들어 핵심 시장인 미국을 중심으로 위축되면서 7% 이상 줄어든데다, 핵심품목인 반도체의 성장폭이 다소 둔화되는 모양새다.
여기에 정부가 소비를 살리기 위해 이달 27일을 임시공휴일 지정, 6일간의 설연휴에 따른 조업일 수마저 부족해 장장 15개월간 이어져온 수출플러스 행진이 최대 고비를 맞았다.
◆승용차·철강 동반 부진...반도체 하나론 역부족
석유제품·철강 등 일부 주력 품목의 부진과 조업일 수 감소 등 여파로 새해 첫 20일간 수출액이 1년 전에 비해 5% 넘게 줄었다. 이달 초순 기준 3.8%의 성장률을 보였던 상승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21일 관세청이 발표한 ‘2025년 1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1월 중순 수출은 총 31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했다. 수입은 1년 전에 비해 1.7% 줄어든 354억원으로 집계돼 38억달러의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최대 효자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19.2%나 늘어나며 두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갔다. 하지만 초순(23.8%) 보다는 증가율이 낮아졌다. 40%를 넘나드는 폭풍성장은 옛말이 됐다.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초강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나머지 제품이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DDR4 등 범용 매모리는 수요와 평균판매단가(ASP)가 동시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 HBM류만으로 반도체 수출의 지속적인 강세를 이어가는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 불길한 징조는 반도체에 이은 제2의 수출품목 승용차의 부진이다. 1월 중순까지 승용차 수출은 7.3% 감소하며 충격을 줬다. 특히 K자동차 수출의 핵심인 미국을 필두로 중국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줄었다. 자동차는 그간 K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으나, 작년 하반기부터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부진의 늪에 빠진 석유제품과 철강도 각각 29.9%, 3.2% 줄었다. 석유제품은 경기에 민감한 업종인데,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는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침체에 직격탄을 맞으며 수출상승세에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조업일 수가 하루 줄어든 것도 한 몫했다. 20일까지 조업일 수는 14.5일로 1년 전(15.5일)보다 하루 적다. 조업 일수 하루 평균 수출액이 작년에 비해 1.4%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조업일수 감소가 수출 역성장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16개월 연속 기록 앞두고 수출플러스 중단 위기
이제 관심은 1월 남은 기간에 반등에 성공하며 재작년 10월부터 계속된 월간 수출플러스 기록을 이어갈 수 있느냐에 쏠린다. 그러나 전망은 밝지않다. 무엇보다 조업일 수가 지난해보다 훨씬 적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수출은 매월 하순에 집중되는 데, 올해 1월 하순(21~31일)에는 임시 공휴일을 포함해 엿새에 달하는 설연휴(25~30일)가 끼어있다. 작년엔 설 연휴가 2월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큰 폭의 조업일 수 차이가 불가피하다.
전반적으로 수출둔화세가 뚜렷한 가운데, 조업일 수의 유의미한 부족은 수출에 치명적이다. 조익노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은 "올해 설 연휴는 작년과 달리 1월에 있고 임시 공휴일까지 포함해 연휴도 길어져 이달 수출은 일시적 둔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일한 방법은 남은 기간 자동차와 석유·철강 등의 주요 품목의 수출실적이 급반전하고 반도체 다시 고공점프를 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수출플러스 행진이 16개월 연속 기록을 눈앞에 두고 멈춰설 위기에 놓인 것이다.
1월 수출이 만약 전년동기에 비해 감소한다면 2023년 9월(-4.4%) 이후 1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하게된다. 수출은 반도체 부진으로 2022년 10월부터 12개월 연속 감소하다가 반도체의 반전드라마로 2023년 10월 플러스 전환한뒤 지난달까지 1년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1월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켜지자 정부는 수출확대에 총력 대응에 나섰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1일 "올해 상반기 수출이 특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며 "2월 발표를 목표로 범부처 비상수출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안 장과은 특히 미국이 트럼프 집권2기 출범으로 수출여건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고, 무역협회와 원팀으로 수출기업에 우호적인 환경 조성을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하는 한편, 주요국의 해외수입 규제 증가에 대비한 통상 법무 지원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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