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15 총선은 향후 대권의 지형도까지 바꾼 ‘대형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종로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낙연 후보의 지지율은 총선 후 40%까지 치솟으면서 향후 대권 도전에 청신호가 켜졌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까지는 아직 2년이나 남아 있는 상황. 다른 여권의 대선 잠룡이라고 모두 손 놓고 있을 리는 없다. 특히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은 낮은 지지도를 극복하기 위해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상황이다. 과연 그는 남은 2년 동안 이낙연 후보를 극복하고 대권에 도전할 수 있을까? 대권 잠룡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권 도전 가능성을 긴급 분석한다.
정무 라인 교체, 정치적 역량 강화 위해?
박원순 서울시장은 검사와 변호사를 거쳐 지난 2011년 제35대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이후 36대, 37대 내리 재선, 삼선에 성공해 서울시장만 10년째 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 시장에서 3선이라면 대단한 행정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박 시장의 최대 약점은 여의도 경험이 없다는 점이다. 시민운동가 출신인 그는 이제까지 국회의원이 되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그의 행정력은 인정받을 수 있지만, 정치력에는 의문을 표하는 사람도 있다.
사실 2018년까지만 해도 박원순 시장은 ‘유력한’ 대권 잠룡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지지율이 점점 낮아지면서 그 영향력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심지어 최근 설문조사에서는 범여권에서 이재명 지사 14%의 대선 지지율이 올라간 반면, 박 시장은 2%에 그쳤다. 이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4.9%), 오세훈 전 서울시장(4.7%), 유승민 의원(3.3%)에게도 밀리는 수치다. 2019년 6월 설문 조사에서도 6%밖에 얻지를 못했지만, 그보다 더 떨어진 셈이다. ‘대권 주자’로서의 위상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 4·15 총선 결과는 그나마 박 시장에게 우호적이다. 일명 ‘박원순계’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대거 국회의원에 당선되었기 때문이다. 서울시 행정 부시장 출신인 윤준병, 비서실장 출신인 천준호, 정무부시장 출신인 기동민, 김원이, 진성준, 정무수석 출신인 최종윤, 정무 보좌관 출신인 박상형 당선자가 배출됐다. 이는 박 시장으로 하여금 국회로의 접근성을 더욱 강화시켜준다고 할 수 있다.
사실 그간 박원순 시장은 당내 지지세력이 없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현재 민주당을 장악하고 있는 강력한 친문세력의 지지 없이는 차기 대권에 도전하기 쉽지 않다. 박 시장은 이 부분이 바로 약한 고리였다. 그러나 이번에 적지 않은 서울시 출신들이 국회에 입성함으로써 새로운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박 시장은 5월 초 새 참모진용을 꾸리면서 대권행보에 재시동을 걸고 있다는 관측을 불러 일으켰다. 고한석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이 신임 비서실장으로 합류했으며, 장훈 소통전략실장, 최병천 민생정책보좌관, 조경민 기획보좌관이 합류했다. 이번 정무라인은 박 시장의 행정에도 관여하기는 하지만, 그의 정치적인 파워를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새로 합류한 정무라인은 대부분 기획, 전략, 소통 전문가들이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임명은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는 것이 일각의 평가다. 시민운동가 출신이라 상당수 시민운동가 출신을 기용해왔던 과거의 행보와는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대선까지 남은 2년, 짧은 시간 아니야
박원순 시장이 대권에서 다시 유력한 후보로 등장하기 위해서는 ‘상징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예를 들어 이낙연 당선자의 경우 ‘겸손, 배려, 안정’이라는 키워드를 선점하고 있다. 그가 일부 보수층에서도 절대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때문이다. 이재명 지사의 경우 각종 구설에 휘말렸음에도 불구하고 ‘전투력’을 갖춘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심지어 그는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노(NO) 빠꾸 형님’으로도 불린다. 일단 한번 하겠다면 결심하면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일을 해내가는 강한 실천력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이 지사의 지지율이 최근 급상승한 것 역시 신천지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그의 뛰어난 실천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반면 박원순 시장은 이런 부분이 다소 부족하다. ‘서울시장 3선’, 혹은 ‘시민운동가 출신’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키워드나 상징성이 없다. 그나마 서울시장 3선은 오히려 대권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방해가 된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행정력’만으로는 대통령이 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남은 2년의 기간 동안 적지 않은 변신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박 시장은 눈에 띄는 정책을 실시했다. 처음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 ‘잠시 멈춤’ 캠페인을 시작했고 ‘자각격리와 전수조사’를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과잉 대응이 늑장 대응보다 낫다’라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러한 공격적인 행정이 그의 상징성을 좀 더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민주당 당내의 세력을 확보해야 한다. 대선주자가 되기 위해서는 당내지지 세력이 필수이다. 이들의 지지가 없이는 이미 경선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에 원내에 진입한 국회의원들과의 밀접한 네트워킹을 통해서 새로운 기반을 만들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더불어 남은 기간 그간의 각종 사업의 부진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박 시장은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을 발표했다가 연기했고, 용산과 여의도 개발을 추진했다가 취소한 전력도 있다. 물론 각 지자체장들이 사업을 진행하다가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또 사정이 좋지 않으면 오히려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일이 오히려 더 현명한 정책 방향일 수도 있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은 지방의 작은 지자체 시장이나 군수가 아니다. 명실공히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3선 시장이다. 그런 점에서 향후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좀 더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신의 ‘정치적 리더십’을 확실하게 보여주면 그의 행보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다만 현직 서울시장이기 떄문에 정치적인 활동을 많이 하기는 힘들겠지만, 그럼에도 그의 장점인 SNS 등을 활용해 정치적 발언과 행동력을 보여준다면 시민들은 여기에 화답할 것이다. 정치인에게 2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향후 그의 행보가 그의 정치적 운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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