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년에 걸친 단백질의 진화 과정을 규명할 수 있는 초고속 분석 이음터(플랫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마틴 슈타이네거 교수 연구팀이 대규모 단백질 구조 빅데이터 기반의 초고속·고정밀 다중 정렬 분석 기술 ‘폴드메이슨(FoldMason)’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성과가 ‘기초연구 사업’과 ‘합성생물학 기술 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 중 하나인 「사이언스(Science)」에 1월 30일(현지 시각 1월 29일, 미국 동부 일광 절약 시간 기준) 게재됐다고 전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단백질은 아미노산 서열이 복잡하게 접힌 3차원 구조를 통해 질병이나 노화와 관련된 생물학적 기능을 수행한다. 이 때문에 단백질 구조가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이해하는 일은 질병 원인을 밝히고 새로운 치료법을 찾는 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인공지능 기술 발전으로 단백질 구조 데이터가 급증했지만, 기존 분석 기술은 연산 속도와 확장성에서 한계를 보였다고 과기정통부는 밝혔다. 특히 단백질 간 유사성이 매우 낮아 비교가 어려운 이른바 ‘트와일라이트 존(Twilight Zone)’은 기존 서열 기반 접근으로 상동성이나 진화적 관계를 신뢰성 있게 판단하기 어려워, 장기간 진화 과정을 규명하는 데 장애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서울대 슈타이네거 교수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넘기 위해 단백질의 3차원 구조 정보와 아미노산 서열 정보를 통합해 분석하는 새 소프트웨어 ‘폴드메이슨’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이 기술이 기존 기술보다 빠른 속도를 내면서도 정확도를 확보했고, 수십만 개 단백질 구조를 동시에 비교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트와일라이트 존’을 포함해 폭넓은 단백질 계열을 비교·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폴드메이슨’을 활용한 분석을 통해 인간과 박테리아처럼 서로 다른 생명체 사이에서도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핵심 단백질의 설계도가 수십억 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고 유지돼 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이 결과가 우리 몸의 면역 체계가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성과는 과기정통부가 유망한 젊은 연구자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지원하는 ‘우수 신진 연구지원 부문(트랙)’을 통해 이뤄졌다고 과기정통부는 밝혔다. 또한 독일 출신의 슈타이네거 교수와 호주 출신의 카메론 길크리스트 박사 등 글로벌 인재들이 한국의 연구 기반 시설과 지원 정책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슈타이네거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수십억 년에 걸친 단백질 진화를 대규모로 추적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향후 대규모 구조 변이 분석을 통해 질병 관련 단백질의 기능적 차이를 규명하고, 새로운 신약 표적을 발굴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구혁채 제1차관은 “슈타이네거 교수는 단백질 구조 분석 등 인공지능-생명과학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 성과를 창출할 유망주로 기대된다”며 “국내로 초빙된 외국 석학들이 국내 연구 역량 확보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연구과제와 정주 여건 등 다양한 지원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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