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성장 동력 중의 하나는 청년창업이다. 수년 전부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아래 청년창엄이 활성화되었고, 그 결과 뛰어난 고용효과도 누려왔다. 대학생들의 창업에 대한 인식도 상당히 많이 바뀌었다. 과거보다는 창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며 적극적으로 창업어 뛰어들겠다는 학생들도 많아졌다. 무엇보다 ‘글로벌 창업’에도 관심이 많아졌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한국 사회를 벗어나 전 세계를 대상으로 IT창업을 하면 그만큼 규모가 큰 성공을 이뤄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창업의 흐름이 약간 바뀌고 있다. 바로 ‘로컬 크리에이터’라는 이름으로 도시가 아닌 시골에서 창업을 하려는 움직임이다. 이런 창업은 지역의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과 그 외의 잇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창업이다. 또 높은 기술력을 갖춰야 하는 기술창업이 아닌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소상공업 창업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 덜하다. 최근 청년창업의 새로운 물결인 로컬 크리에이터에 대해 알아보자.
시골이라고 수요 없다고 생각하면 착각
최근 중견 제과회사에 사표를 제출한 A씨는 경상북도로 내려가 아이스크림 전문점을 창업했다. 하지만 남들이 볼 때 A씨의 창업은 매우 뜬금없게 보일 수밖에 없다. 아이스크림의 수요라면 단연 인구가 많은 도심이 많을 것이며 설사 인터넷 판매를 해도 대도시에서 하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생각되기 떄문이다. 거기다가 하필 ‘경북’에 내려가는 이유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A씨는 경상북도청과 (재)경북경제진흥원이 실시하는 ‘도시청년 시골파견제’ 사업에 합격했다. 지역에서의 로컬 창업자를 위해 1인당 3,000만 원, 팀당 최대 6,000만 원을 지원해준다. 지원은 최대 2년까지 가능하다. A씨는 동생과 함께 창업했기 때문에 2년 동안 총 1억 2천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당장 돈을 지원받는 것이 아닐 것이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느냐의 문제. A씨는 그 부분에 대해서도 자신감이 있었다. 그가 만드는 아이스크림은 흔하디 흔한 아이스크림이 아닌, 몸에 좋은 유기농 아이스크림이다. 또한 경북의 각종 농산물을 활용한 제품이고, 주로 인터넷 판매를 한다. 요즘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시골’까지 마켓컬리 배달이 된다. 그러니 사실 A씨에게는 서울 한복판에서 창업하나 경북 시골에서 창업하나 크게 다를바가 없다. 특히 A씨가 정착한 경북 지역에서는 농산물이 많은데다 심지어 ‘열과’라고 하는 상품화되지 못한 과일들이 널려 있다. 이런 과일들은 사소하게 모양이 별로 예쁘지 않거나, 약간의 상처가 난 과일을 말한다. 농민들의 입장에서는 아깝지만 상품화를 할 수 없다. A씨는 이러한 열과를 매우 값싼 가격에 사들여 제품을 만들 수 있어 원가 경쟁력에 있어 큰 도움이 된다. A씨의 사례는 전형적인 ‘로컬 크리에이터’라고 할 수 있다. 시골에서 시골의 잇점을 최대한 살린 창업의 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현재 각 정부기관에서는 시골에서의 창업 형태를 지원하는 사업이 있으나 중앙에서 일괄적으로 하기 보다는 각 기관마다 산발적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구체적인 통계를 내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경북도청의 경우 이제까지 3년간 이 사업을 진행해 총 200여 명의 로컬 크리에이터를 양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외 중소기업청에서도 이런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로컬크리에이터 사업자를 모집했는데, 그 경쟁률이 무려 4:1에 가까웠다는 후문이다. 한때 청년창업에 이어 ‘귀농과 귀촌’으로 청년들이 지방으로 내려가곤 했는데, 이제는 이러한 흐름이 좀 더 구체화되어 ‘로컬 크리에이터’로 정착되는 모양새다.
경쟁에 지친 도시 청년들의 안식처
시골이라고 해서 자체 수요가 부족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오해이다. 최근에는 시골에 사는 사람이라고 유행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지역에 오픈한 수제초콜릿 전문점에서 초콜릿을 사먹고 필라테스에서 자신의 몸을 가꾼다. 거기다가 인스타그램 등의 SNS를 활용하면 서울, 경기, 부산,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제품 주문이 온다. 인터넷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이제는 일상이 되었기 때문에 사업장의 소재지가 어디든 사실 거의 관계가 없다고 한다. 전국이 거의 단일한 생활권이 되었고, 국가가 넓지 않기 때문에 시차라는 것도 없다. 또한 지역에서는 업종에 따라서 매우 갈증을 느끼는 분야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디자인이다. 대부분의 디자인 회사와 디자이너는 서울과 지방의 대도시에 올려 있기 때문에 시골에서 디자인을 해야 한다면 인쇄소에서 해주는 간단한 디자인이다. 그러나 의외로 이런 수요가 많다. 요즘에는 농부들도 인터넷으로 농산물을 판매해야하고, 패키지 디자인을 해야 한다. 그러니 만약 서울이나 대도시에서 디자이너가 시골에 내려가면 디자인 퀄리티 때문에라도 그들에게 부탁을 하게 된다. 거기다가 지자체와 함께 할 수 있는 디자인 용역 사업도 적지 않다. 지역 문화행사만 해도 일단 포스터 디자인이 필요하다. 따라서 어떤 디자이너의 경우, 서울에 있었던 것보다 한달 매출이 더 많기도 한다. 시골창업이라고 해서 수요가 부족하거나 일거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라는 것.
청년들이 시골로 향하는 것에는 경제적인 이유 이외에 또다른 것이 있다. 바로 경쟁적인 도시 환경에 지쳤기 떄문이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사로잡히는 청년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한결같이 ‘뛰어가지 않으면 남에게 뒤쳐질 것 같은 생각에 사로잡힌다’고 호소한다. 매일 치열한 자세로 업무에 임해야 하고, 칼같은 인사평가가 뒤따르기 떄문에 늘 자신을 억누르며 스트레스를 받으며 생활해야 한다. 그러나 시골에서 자신의 전문 분야로 창업에 뛰어들면 일단 눈앞에서 누군가와 경쟁을 해야 한다는 심리가 사라지기 때문에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로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지금은 시골이라고 해도 지자체가 각종 인프라에 대한 정비를 잘 해놓았기 때문에 크게 소외감을 느끼지도 않는다. 자동차로 이동하면 대형마트에 접근하는 것도 어렵지 않고 초고속인터넷은 시골 오지 마을이 아니면 어디에서나 다 터진다. 아침에 일어나면 새소리를 들을 수 있고, 저녁에는 논에 있는 개구리 울음 소리가 들리는 것도 심신을 편안하게 해주는 자연의 환경이다. 어디를 가나 산과 나무가 어우러진 푸른 들판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이것 자체로도 행복감을 느끼는 청년들이 많다. 따라서 시골 창업인 로컬 크리에이터는 그 자체로 청년들의 삶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 넣는 삶의 방식이다.
시골의 입장에서도 로컬 크리에이터를 반길 수밖에 없다. 일단 인구 유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약 결혼을 해서 아이까지 낳게 되면 지방소멸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 거기다가 서울이나 도시에서 내려간 청년들이 지역의 청년들과 협업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역의 자체적인 경제 발전의 동력을 갖출 수 있다. 외지에서의 신선한 바람이 현지의 정체된 문화를 바꿀 수 있다는 면에서 큰 장점이다. 이제 청년창업의 또다른 큰 줄기는 역시 로컬 창업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포화상태의 서울과 도심 창업에 이른 유력한 대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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