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고급차브랜드 쌍두마차이자 둘도 없는 라이벌인 벤츠와 BMW가 머나먼 한국 땅에서 불꽃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나뿐인 한국 수입차 1위 자리를 놓고 두 회사가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반복하며 자존심 경쟁이 갈수록 열기를 더하고 있다.
2022년까지 국내 수입차 시장은 벤츠의 독무대였다. 판매량면에서 현격한 차이가 나지는 않았으나 벤츠는 라이벌 BMW를 누르고, 무려 7년간 정상을 지켰다.
상황이 급변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절치부심하던 BMW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5시리즈가'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벤츠의 아성을 무너트리며 8년만에 정상을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BMW의 기세는 올해까지 이어졌다. 다양한 신차를 바탕으로 BMW는 1~3월 내내 수입차판매 순위 1위를 지켰다. 이런 기세라면 올해도 수입차판매 1위는 BMW의 몫이 될것만 같았다.
◆725대 차이로 벤츠 정상복귀...누적으론 BMW가 앞서
판도가 다시 바뀐 것은 지난달이다. BMW의 기세에 눌려 고전하던 벤츠가 넉달만인 4월 판매량 면에서 역전에 성공하며 다시한번 경쟁에 불을 당겼다.
국내 자동차 시장이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10% 가까이 쪼그라들며 찬바람이 불었지만, 독일 고급차 듀오의 뜨거운 경쟁 속에 수입차판매량은 늘었다.
3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신차 등록 대수가 전년동기에 비해 1.5% 증가한 2만1506대에 달한 가운데, 벤츠가 신차 등록 대수에서 BMW를 제치고 4개월 만에 1위를 되찾아왔다.
1∼3월 내리 BMW에 월간 신차 등록 대수 1위 자리를 내주며 자존심에 상처를 남긴 벤츠가 넉달 만에 정상을 탈환한 것이다.
벤츠는 지난달 총 6369대를 판매하며 5644대 판매에 그친 BMW를 2위로 끌어내렸다. 두 브랜드간 격차는 725대에 불과하지만, 그간 BMW의 기세에 눌려 고전하던 벤츠로선 의미있는 정상복귀라 할 수 있다.
벤츠는 차종별 4월 수입차 판매순위에서도 E클래스가 1893대로 전체 1위에 올랐다. 반면 BMW의 간판모델은 5시리즈는 테슬라의 모델3(1716대)에도 밀리며 1480대로 3위에 그쳤다.
벤츠는 4월의 선전으로 연간 누적 판매량 면에서 BMW와의 격차를 좁혔다. 4월까지 벤츠의 출고량은 1만7094대로 BMW(2만2584대)와의 격차를 5400여대로 좁혔다.
벤츠의 맹추격에도 불구, BMW는 비교적 여유로운 입장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프리미엄 뉴 5시리즈 세단이 불황인 한국 시장에서 6개월 만에 1만대 판매 돌파라는 기념비를 세운 때문이다.이는 수입차 사상 최단기간에 판매량 1만대를 넘어선 신기록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신형 BMW 5시리즈는 한국시장에서 전 세계 최초로 출시된 뒤 지난달까지 누적 1만1220대를 팔았다.
◆간판모델 신형 E클래스와 5시리즈가 승부의 변수
결국 벤츠와 BMW의 불꽃튀기는 경쟁은 양사의 간판 모델인 신형 E클래스와 5시리즈 간의 승부에서 갈릴 전망이다. 두 간판 모델간의 진검승부가 전체 경쟁의 판도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E클래스와 5시리즈의 향후 전망은 예측불허의 안갯속이다. 최근 E클래스의 기세가 강하지만, 사실 이는 운송 지연에 따른 대기 수요가 일시에 몰린 결과이기에 더욱 그렇다.
벤츠가 신형 E클래스를 출시한 것은 1월이다. 하지만, 후티반군의 무차별 홍해 상선 공격으로 E클래스의 한국행이 지연됐고, 지난달에서야 고객인도가 본격화됐다. E클래스의 1월 판매량이 30% 가까이 줄며 BMW가 1분기에 벤츠를 압도한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BMW에 8년만에 연간 판매 1위자리를 빼앗긴 이후 신형 E클래스로 대 반격을 준비했던 벤츠로선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하지만 E클래스의 출고가 본격화된만큼 향후 경쟁상황은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
벤츠측에 따르면 현재 E클래스의 출고는 3천여대 가량 밀려있다. 딜리버리 문제가 해결된만큼 이달부터는 출고량을 2천대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다.
벤츠 입장에선 BMW의 신형 5시리즈가 출시된지 7개월을 넘긴만큼 E클래스가 당분간 강세를 보이며 BMW와의 연간 누적판매량 격차를 빠르게 좁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만히 당할 BMW가 아니다. BMW는 특히 5리즈 외에 대형 세단 7시리즈(i7 포함)가 1분기 수입대형 세단시장에서 벤츠의 S클래스(EQS 포함)를 제치고 1위에 오르는 등 전 차종에서 고르게 우위에 서있어 정상 수성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비록 신형 E클래스의 인기가 높지만, 이는 신차효과일 뿐 일정 기간이 지나봐야 신형 5시리즈와의 진정한 승부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8년만에 수입차 1위를 탈환한 BMW의 수성이냐, 아니면 신형 E클래스를 내세워 대 반격에 나선 벤츠의 정상복귀냐. BMW와 벤츠의 연간 판매경쟁에서 과연 누가 웃을 지 벌써부터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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