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는 대한민국 전자산업을 반석위에 올려놓은 주역이다. 동시에 두 회사는 세상에 둘도 없는 라이벌이다.
삼성과 LG는 대한민국 전자산업의 본격적인 도약기인 1990년대 이후 그룹의 자존심을 걸고 피튀기는 경쟁을 계속하고 있다.
LG가 반도체와 모바일기기에서 발을 빼고 생활가전에 집중하며 경쟁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LG가 주요 가전에서 1위에 오르며 '일등주의'를 강조하는 삼성을 강하게 자극했기 때문이다.
TV는 여러 가전제품 중에서도 삼성과 LG의 신경전이 유난히 심한 분야다. TV가 생활가전의 얼굴인 동시에 두 회사가 글로벌 TV시장을 양분하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삼성과 LG가 TV용 디스플레이 기술을 둘러싸고 법정다툼까지 벌인 것이 이를 상징적으로 함축한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QLED(삼성)와 OLED(LG)의 기술적 비교우위를 놓고 10년 넘게 이어져온 두 회사의 불꽃튀는 공방전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세계 TV시장 점유율을 놓고도 아웅다웅하기 일쑤다. 전체 TV시장 1위는 분명 삼성이지만 차세대 OLED TV는 LG가 압도적 1위인 점이 신경전의 근본 배경이다.
◆삼성, 3세대 AI 8K 프로세서 탑재 TV '중무장'
TV시장의 영원한 맞수 삼성과 LG가 이젠 인공지능(AI) TV시장을 놓고 진검승부를 벌인다. AI기술이 생활가전 전반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는 가운데, TV도 AI시대가 열리면서 삼성과 LG의 물러설 수 없는 한판승부가 불가피해진 것이다.
공교롭게도 두 회사는 13일 한날 한시에 본격적인 AI TV시대를 예고하는 2024년형 플래그십 TV신제품을 내놓았다. 마치 사전에 약속이라도 한 듯, 두 회사가 TV신제품의 화두로 내건 것은 AI다.
먼저 삼성은 13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TV 신제품 론칭행사 '언박스&디스커버2024'를 열고 네오(Neo)QLED TV와 OLED TV 신제품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AI TV 시대가 열렸음을 전세계 알렸다.
삼성은 이번 2024년형 네오QLED 8K TV는 역대 삼성 TV프로세서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갖춘 3세대 AI 8K 프로세서를 탑재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8배가 많은 512개 뉴럴 네트워크와 2배 빠른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갖췄다.
'8K AI 업스케일링 프로' 기능은 저해상도 영상도 8K급으로 업그레이드해 보다 선명한 화질을 경험하게 한다. 그런가하면 뉴럴 네트워크를 통해 시선이 집중되는 부분을 스스로 감지해 사물이나 인물 등을 분석하고 명암비를 강화하는 '명암비 강화 프로', 스포츠 종목을 자동 감지해 공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보정하는 'AI 모션 강화 프로'을 지원한다.
삼성은 TV 사운드에도 AI를 적용했다. '액티브 보이스 프로'라는 AI사운드는 콘텐츠마다 다른 음량 차이를 감지하고 목소리를 분리해 증폭시킨다. 이에 따라 대화 내용이 배경음에 묻히지 않고 명료하게 전달되도록 도와주며, 청소기 소음 등 외부 소음도 감지해 사운드를 최적화한다.
삼성이 지난해 자존심을 버리면서까지 LG디스플레이의 OLED패널을 탑재해 출시한 OLED TV도 한 단계 더 진화했다. 특히 'OLED HDR 프로' 기능으로 AI가 밝기를 조절해 깊은 검은색은 유지하면서 강조해야 할 부분의 밝기를 높여 화면 대비를 극대화한 점이 눈에띈다.
용석우 삼성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지난 18년간 세계 TV 시장 1위를 지속해온 삼성의 기술력을 집대성한 2024년형 신제품을 통해 본격적인 AI TV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LG, 알파11칩 적용해 AI성능 강화...라인업도 확대
삼성에 선제공격에 맞서 LG 역시 AI 성능을 대폭 강화한 신제품으로 맞불을 놨다. LG는 13일 2024년형 LG 올레드(OLED) 에보와 QNED 에보 등 TV 신제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LG는 올해 올레드TV를 선명한 화질의 올레드 에보(M4·G4·C4), 일반형 올레드(B4), 라이프스타일 올레드 TV '포제'와 '플렉스' 등 삼성을 압도하는 최다 라인업으로 물량공세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무선 올레드TV(M4) 라인업도 기존 97·83·77형에 65형을 추가했다. QNED TV 역시 초대형 프리미엄 액정표시장치(LCD) TV를 원하는 고객 니즈를 반영한 98형 제품을 더하며, 중소형부터 초대형에 이르는 풀라인업을 완성했다.
올레드와 QNED 모두 올해 LG TV 혁신의 핵심 요소는 AI이다. LG는 AI성능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 기존 프로세서인 알파9 대비 AI 성능이 4배나 더 강력해진 알파11 프로세서를 적용했다.
올레드 에보(M4·G4) 시리즈에 적용된 알파11 프로세서는 그래픽 성능과 프로세싱 속도가 각각 70%, 30% 향상됐다. 이를 통해 프레임 내 픽셀 단위까지 세밀하게 분석, 화질을 업스케일링한다.
LG측은 넷플릭스, 애플TV플러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콘텐츠까지 실시간으로 업스케일링하는 기능은 업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알파11은 또 2채널 음원을 가상의 11.1.2 채널로 변환해준다. 알파 9 대비 주변 음향을 담당하는 2개 채널이 추가돼 더 풍성한 공간 사운드를 들려준다. 배경음에 묻힌 등장인물의 음성을 선명하게 보정하는 기능도 처음 적용했다.
LG는 10주년을 맞은 스마트TV 플랫폼 웹OS에도 AI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경험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리모컨에 "내 계정에 로그인해줘"라고 말하면 AI가 목소리를 인식, 간편하게 로그인해 자주 사용하는 콘텐츠로 구성된 자신만의 홈 화면을 만들어준다.
화질 모드를 설정할 경우엔 주어진 이미지 중 선호하는 것을 고르기만 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약 8500만개 모드 중 취향에 맞는 화질로 바꿔준다.
이처럼 세계 TV시장을 장악한 삼성과 LG가 초기 AI T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벌이는 1라운드의 승부에서 누가 웃을까. AI기술로 중무장한 글로벌 TV시장 최강자들의 자존심을 건 AI전쟁 결과에 전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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