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을 2천명 늘리겠다는 정부 방침에 반발하고 있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16일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빅5 병원 전공의 대표들과 논의를 거쳐 오는 19일까지 해당 병원 전공의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 이후엔 근무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못박았다.
빅5 병원은 국내 의료기관의 핵심으로 전체 의사 중 전공의 비중이 37%에 달한다. 만약 이들이 모두 의료 현장을 떠나면 의료 공백은 불가피하다. 전공의들은 수술과 진료를 보조하고 밤낮없이 입원 환자를 돌보는 의료 현장의 핵심 인력이다. 정부는 대안을 마련해뒀다고 하나, 현실적으로 의료 파행을 면키 어렵다. 정부집계에 따르면 이미 지난 16일 오후 6시 기준 전공의 수 상위 수련병원 100곳 중 23곳에서 71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대전협의 데드라인으로 잡은 19일까지 그 숫자는 더 늘 것이 확실시된다. 앞서 전국 40개 의대 중 35개 의대 대표 학생들은 오는 20일 휴학계를 내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정부의 태도도 단호하다. 2020년 의료 파업 당시 한발 물러섰던 전철을 다시는 밟지 않겠다는듯 강경 일변도다. 화물연대 파업 당시 효과를 봤던 업무개시명령과 면허취소는 물론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단체에 집단행동 및 교사 금지명령까지 동원할 태세다. 위헌 논란에도 불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않고 뜻을 관철시키겠다는게 정부 입장이다. 한덕수 총리는 18일 오후 대국민 담화를 통해 '타협은 없다'고 재천명했다. 그러자 대한의사협회(의협) 비대위는 즉각 "정부가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자유의사에 기반한 행동에 위헌적 프레임을 씌워 처벌하려 한다면, 의료 대재앙을 맞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서로 한발짝도 물러섬이 없는 강대강 대치국면이다. 마치 마주보고 달려가는 열차와 같다. 이제 의료대란은 현실로 다가왔다. 이미 일부에선 의료 파행이 시작됐다.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특히 대형 병원들이 집단 행동의 총대를 매고 있어 수술을 앞둔 환자와 가족들은 긴장감을 더해준다. 병원들의 수술 연기 통보에 환자들은 속수무책이다. 그저 처분만 기다릴 뿐이다.
국민건강과 안전을 볼모로 잡은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국민여론이 썩 좋지는 않다. 그렇다고 정부의 지나친 강경드라이브에 대한 여론도 곱지많은 않다. 어떻게든 파국은 막아야한다. 국민을 먼저 바라봐야한다. 그러기 위해선 대화가 먼저다. 소통없이는 타협이 있을 수 없다. 정부가 먼저 손을 내밀고 대화의 물꼬를 터야한다. '어디 한번 해볼테면 해보라'는 식으론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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