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6월 베트남에서 영업을 시작한 ‘그랩(Grab)’이 택시회사에 대한 법원의 배상판결에 반발하며 12일 항소에 나섰다. 판결의 이유는 ‘불공정 경쟁에 버금가는 많은 잘못을 범해 현지 택시 회사영업에 타격을 입혔다는 것’이다. 배상액은 48억동(약 2억3000만원)에 불과하지만 ‘그랩’이 이를 수용할 시 진출한 동남아 8개국에서 배상액을 요구하며 연쇄적인 소송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 법정다툼을 이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싱가포르에 본부를 둔 그랩은 지난해 우버의 동남아 사업권을 인수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2019년 1월 현재 동남아 지역 4,500만명이 그랩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사용하고 있으며, 베트남 한정 2만5000명에 육박하는 운전기사가 등록돼 있다.
동남아의 우버 ‘그랩’과 현지 택시업계의 갈등은 차량 공유 서비스 ‘카카오 카풀’을 두고 갈등하는 국내 택시업계와 닮아있다.
그랩은 호찌민 법원의 판결에 유감을 표하며 해당 판결에 대해 “기술 혁신 경쟁에 몰두하는 대신 소송을 제기한 나쁜 선례”라고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차량생산기술이 열약한 베트남은 자차 소유 비율이 전체 가구의 10%정도이다. 10가구 중 9가구가 차를 소유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베트남에서 차량 공유 서비스가 급속하게 성장한 이유이다.
이외에도 그랩의 급격한 성장에는 ‘요금 정찰제’가 있다. 차량을 이용하기 전 미리 고시된 요금을 보고 차량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교통 체증이 심할 때나 막히는 곳을 지날 때는 택시보다 그랩을 이용하는 이용객들이 많다. ‘바가지 요금’이 없다는 것도 그랩을 이용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것은 그랩 뿐 아니라 국내 차량공유를 이용하는 승객들도 공통적으로 말하는 내용이다.
소비자들이 택시를 외면하는 많은 이유가 있지만 택시 업계는 연일 카풀 금지 파업을 벌이고 있다. 차량공유서비스 애플리케이션 ‘벅시’의 이태희 대표는 "택시 업계는 정부가 제안하는 토론회에는 나오지 않으면서 오로지 ‘카풀 금지’만을 외친다. 사회적 논의를 할 기회를 택시 업계가 거부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택시업계에 닥친 위협이 차량공유만은 아니다. 택시 업계에 닥친 더 큰 위협은 ‘자율주행’이다. 2일 신년사에서 현대자동차는 2021년까지 자율주행 택시를 시범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한 시기가 도래한다면 그 때도 택시업계는 파업으로 맞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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