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부지가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로 명동 상권이 위축되며 한때 공시지가가 떨어졌지만, 외국인 관광객 회복세에 힘입어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7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6년 전국 표준지·표준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서울 중구 충무로 1가에 위치한 네이처리퍼블릭 명월드점 부지(169.3㎡)의 내년 공시지가는 ㎡당 1억884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올해(1억8050만원)보다 약 4.4%(790만원) 상승한 금액이다. 이를 3.3㎡(1평)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6억2172만원에 달한다. 평당 6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네이처리퍼블릭 부지는 2004년부터 23년 연속 전국 공시지가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명동 한복판에 위치한 이 부지는 대한민국 상업용 토지의 최고 가치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전국 공시지가 2위는 명동2가 우리은행 부지(392.4㎡)로 ㎡당 1억8760만원을 기록했다. 올해(1억7940만원)보다 4.6% 상승한 수치다.
3위는 충무로2가의 옛 유니클로 부지(300.1㎡)로 ㎡당 1억6530만원이다. 표준지 공시가격 상위 1~8위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모두 명동·충무로 일대 부지가 차지하며 서울 도심 핵심 상권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네이처리퍼블릭 부지의 공시지가는 지난 23년간 부침을 겪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명동 상권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공시지가도 2년 연속 하락했다. 전체 면적을 고려한 공시가격이 300억원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명동 상권이 '유령도시'로 전락했고, 당시 명동의 공실률은 50%대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엔데믹 전환과 함께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면서 명동 상권이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했고, 공시지가도 상승세로 전환됐다.
명동 상권 회복의 가장 큰 원동력은 외국인 관광객의 귀환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거나 넘어서고 있다.
명동의 공실률도 급격히 감소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명동의 공실률은 4%대로 떨어지며 서울 6대 상권 중 가장 낮은 공실률을 보였다. 50%를 넘었던 공실률이 10분의 1 이하로 급감한 것이다.
명동 상권 회복에는 K-패션과 K-뷰티 브랜드의 재입점도 큰 역할을 했다. 코로나 기간 동안 빠져나갔던 글로벌 브랜드들이 명동으로 다시 모여들고 있다.
무신사스탠다드, 커버낫 등 인기 K-패션 브랜드와 올리브영 등 K-뷰티 브랜드들이 속속 자리를 잡았다. 이미스,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마뗑킴 등은 명동에 모두 복층 플래그십 스토어 형태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유니클로가 명동 롯데면세점 본점 1층에 약 520㎡ 규모의 매장을 새로 열 계획을 발표했고, 아디다스는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 2500㎡의 플래그십 매장을 준비했다. 블루보틀 커피도 명동 입점을 추진했다.
나이키가 눈스퀘어에 세계 두 번째 나이키 라이즈 콘셉트 매장을 열었고, 국내 최대 규모 애플스토어가 문을 열며 명동 상권 회복의 촉매 역할을 했다.
명동 상권 회복은 매출 수치로도 입증됐다. 명동의 매출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특히 메디컬과 숙박 관련 매출이 두 배 이상 성장했다.
택스리펀드 매출도 명동이 705억원으로 전국 지역별 상권 중 가장 높았다.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 본점의 외국인 매출은 각각 13배, 9배 증가했다.
명동 상권은 코로나 기간 동안 '체질 개선'에도 성공했다. 기존에는 소형 화장품 로드샵 위주의 외국인 수요 중심 상권이었지만, MZ세대들이 선호하는 스포츠·패션 브랜드들이 입점하며 내국인 수요에도 초점을 맞춘 상권으로 재편성됐다.
글로벌 부동산 회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명동의 연간 임대료는 평방피트당 653달러로 전년 대비 약 1% 올랐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쇼핑거리 순위에서도 명동은 10위권 안에 들었다.
코로나 기간을 거치면서도 명동은 글로벌 상권으로서의 위상을 유지했다. 홍콩 침사추이가 순위가 내려온 반면, 명동은 안정적인 순위를 지켰다.
김성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부대표는 "명동은 K-컬처 열풍과 관광 수요가 결합된 한국 대표 상권"이라며 "호텔과 회사 건물들이 밀집해 평일과 주말 모두 사람이 꾸준히 몰리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남신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리테일임차자문팀 이사는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며 명동 마켓의 매출은 코로나 이전 매출 최고점을 회복했다"며 "현재는 매출 최고점을 지속해서 갱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국 표준지 공시지가는 전년 대비 3.35% 상승했다. 서울은 4.89% 상승해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시세반영률은 표준지 65.5%로 올해 수준이 유지됐다.
이번 공시가격안은 지난 11월 발표된 '2026년 부동산 가격 공시 추진방안'에 따라 산정됐다. 올해와 동일한 시세반영률을 적용한 결과다.
국토교통부는 2026년 1월 1일 기준으로 조사·산정한 표준지 60만 필지와 표준주택 25만가구의 공시가격안에 대해 소유자 열람 및 의견 청취 절차를 18일부터 2026년 1월 6일까지 진행한다.
소유자 및 지자체의 의견청취 절차가 마무리된 2026년 표준지 공시지가안과 표준주택 공시가격안은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2026년 1월 24일 관보에 최종 공시될 예정이다.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부지의 공시지가 추이는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그대로 반영한다. 2004년부터 꾸준히 상승하던 공시지가는 코로나19로 하락했다가 다시 회복세로 돌아섰다.
이러한 반등은 단순히 부동산 가격 상승을 넘어 명동 상권의 근본적인 회복과 외국인 관광객 유입 증가, K-컬처 산업 성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