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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08-25 05:2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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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박정태스포츠재단 박정태 롯데자인언츠 전 감독

스포츠는 편협해지기 쉬운 인성발달에 도움 줘, 야구 그만둬도 사회에 적응 할 수 있는 시스템 만들고 싶다

박정태스포츠재단 박정태 롯데자인언츠 전 감독

스포츠 분야에서 성공한 선수들이 개인적 명예에 안주하지 않고 재능과 역량을 좀 더 포괄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이들은 자신을 키워준 종목에 대한 단순한 보답이나 애정을 넘어 보다 사회적인 철학을 갖추고 체계적으로 일을 한다.

롯데자이언츠에서 악바리로 불리며 근성있는 플레이로 이름을 날린 박정태 전 감독도 그중의 한사람이다. 부산에는 이미 최동원이라는 걸출한 야구인이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구조와 맞서며 야구선수들의 권리와 복지향상을 위해 힘썼던 전례가 있다.

그에 비하면 박정태 감독은 한결 행복해 보인다. 환경이 호전돼 그를 돕고자 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쉽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어렵게 자란 기억이 스포츠로 사회참여하게 만들다

박정태 전 롯데자이언츠 감독은 활동을 잠정적으로 쉬고 있다. 복귀할 예정이다. 그런데 그는 요즘 몹시 바쁘다. 3월 중에 출범할 박정태스포츠재단 일로 분주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미 3년여 전부터 야구발전진흥협회 이사장으로 사단법인을 운영해오고 있었다. 사단법인의 한계가 있어 재단으로 전향하고 야구뿐만 아니라 스포츠계 전체의 환경 향상을 위해 본격적인 스포츠재단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할 예정이다.

“제가 어릴 때 어렵게 자라면서 야구를 했어요. 우선은 저소득층이나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에게 야구를 통해 꿈을 꿀 수 있게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나아가서는 전체 아이들, 그리고 야구를 좋아하는 일반인들에게 일상적으로 야구를 즐기고 전체적으로는 스포츠 정신을 통해 인성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면 합니다.”물론 야구에 투신해 온 과정 내내 생각하고 응축된 결과이겠지만 결정적으로 그의 행동을 추동한 계기가 있는지 물었다. 그는 2005년 캐나다 벤쿠버에서 타격코치 수업을 받을 때를 떠올렸다.

“벤쿠버에서 느낀 점 많았어요. 잔디밭에서 천진하게 맘껏 뛰노는 아이들이 부러웠어요. 우리나라는 어떤가, 라는 반문이 일더군요. 마음이 많이 아프더라고요. 한국에 가면 여러 가지 좋은 시스템을 적용시켜 아이들이 맘껏 누릴 수 있는 스포츠 환경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어요. 그래서 자료도 많이 모으고 챙겨왔습니다.”그는 지금 박사논문 과정에 있다. 전공이 ‘유아체육’이다. 평소의 관심이 반영된 선택이다. 그의 진정성을 십분 느낄 수 있다. 애착을 가지고 논문을 몹시 심사숙고하면서 쓰고 있다고 한다. 경력 장식을 위해 학위를 받는 여타 사람들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부산 기장에서 시작, 군청·교육청·여러 스포츠 스타들이 도와줘

박정태스포츠재단 설립에는 이미 골프를 비롯한 많은 스포츠 분야의 스타들이 동참해 주고 있다고 한다. 일종의 재능기부 사회참여라고 박 전 감독은 말한다. 자신의 몸이 열 개가 아니라서 좋아하는 사람들하고 동참하고 있다며 웃는다.그는 이미 자신의 출신인 부산 기장에서 세 개의 운동장을 조성했다. 내년 초까지 6~10개를 더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우선은 자신의 연고에서 시작해 점차 전국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필드로 복귀하기 전에 되도록이면 많은 시간을 내서 야구 인프라를 구축하고 싶습니다. 정확한 인프라가 구축돼지 않으면 장기적 플랜을 세울 수가 없어요. 다행히 많은 곳에서 도와주고 있습니다.”비전과 성과가 좋다고 해도 재단을 만들고 운영하는 일은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사비도 털어야 되는 상황에도 여러번 직면한다. 그래도 자신이 하지 않으면 신경 쓸 사람이 없는 것 같아 계속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도 혼자만 전진하는 것이 아니라 기장군청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교육청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고 있다고 한다. 방송에서 홍보해주고 기장에 있는 원자력발전소에서도 후원을 한다. 박 전 감독은 스포츠 발전이 지역 경제 발전과도 연계되면 공생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지방에서 접하지 못한 승마 등의 스포츠 분야도 영입되니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한다. 무엇보다 스포츠의 긍정적인 측면은 점점 이기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현재 아이들의 인성을 균형있게 발달시켜 줄 수 있는 것이 스포츠만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아이들을 접하다 보면 친구도 모르고 나만 아는 심각한 어린 친구들이 많아요. 스포츠를 일찌감치 접하지 못해서 그렇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는 동네에서 아이들이 모여 여러 가지 운동을 하며서 협동심도 배우고 우정도 키우고 했잖아요. 공부 외에 접하지 못하는 사회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스포츠에서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좋은 스포츠 매너를 익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입니다.”

박정태 전 감독은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아 야구와 관련한 어린이 행사에는 꼭 참석한다고 한다. 4월에는 스포츠재단과 관련해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조마조마연예인야구단과 추신수 선수도 참석해 아이들에게 유니폼을 입혀주기로 했다고 한다.

야구 명문 집안, 공부도 병행시키는 아버지

알다시피 박정태 전 감독은 미국 메이저리거 추신수의 외숙부이다. 그런데 박 전 감독의 두 아들도 야구의 길을 걷고 있다고 한다. 큰 아들은 야구명문 경남고를 졸업하고 미국대학에 입학을 해 야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한다. 둘째 아들은 경남고등학교 2학년이다. 박 전 감독이 3년을 설득하며 말렸는데 끝내 야구의 길을 선택했다고 한다. 아버지는 아들의 부전자전을 막을 수 없었던 것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그의 큰아들이 그냥 야구 특기생으로 미국을 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조건인 SAT에 합격했습니다. 공부를 병행하게 했지요.”야구를 하더라도 언어와 공부가 함께 향상돼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미국에 보내고 싶어도 언어 때문에 장벽이 생기는 경우를 흔히 보아왔기 때문이다. 시작은 미국 아이들보다 낫지만 결정적일 때 발전이 안 되는 것은 성장기에 스포츠와 공부를 가르는 편협한 운동 환경이 원인이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에 그의 아들은 일반 유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미국대학입학자격시험을 거쳐 미국에서 야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운동을 그만두어도 다른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

우리나라 엘리트스포츠의 맹점으로 누구나 지적하는 것이 평생 전념해오다 운동을 중단하게 되었을 때 사회 부적응자가 될 소지를 만드는 편협한 운동방향과 정책이다. 수십 년 걸쳐 지적돼 온 문제이지만 아직도 진행형이다. 박정태 전 감독도 이점을 필히 개선시키고 싶어 한다.“예전에는 체육하는 친구들은 공부 못한다는 인식이 있었죠. 하지만 공부도 잘해야 잘 할 수 있는 것이 체육입니다. 문제는 운동 시스템이 그것을 못 따라 주는 것이죠.

프로야구에서 일년에 150명 씩이 잘라져 나갑니다. 초등학교 3,4학년 때부터 야구만 해오던 사람들이 프로에서 축출되면 사회에서 할 일을 몰라 합니다. 저희 스포츠재단에서는 그런 새로운 상황에 처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도 준비해주고 싶습니다. 자기 재능으로 끝까지 명성을 얻는 추신수 같은 선수는 많지 않습니다. 외국에서는 운동을 하다 중단해도 사회인으로서 또 다른 갈 길을 찾지 않습니까. 우리나라도 그런 당연한 환경이 돼야지요. 비정상 교육이 되어선 안됩니다.”

박정태 전 감독이 지적하는 또 한 가지 왜곡된 풍토가 있다. 야구를 지망하는 어린 선수들 중에는 재능이 모자라 차라리 지금 야구를 그만 두게 하는 것이 한 사람의 인생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하지만 당사자가 받을 충격을 염려하거나 또 스폰서를 받는 지도자의 입장에서는 한 사람의 선수라도 더 확보해야 월급이 나오기 때문에 대학교 진학할 때까지 그냥 붙잡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지도자 자신의 진로가 아니라 선수 당사자의 인생에서 바라봐줘야 합니다. 정확하게 봐주는 냉정함도 지도자의 자질입니다. 또 될 만한 아이들은 책임지고 꾸준히 키워주고 공부시키는 자세도 필요합니다.”반면 재능이 충분한 아이가 운동을 원하는데 부모가 진로를 막는 경우도 있다. 이 또한 어른의 입장이 아닌 아이의 입장에서 장래를 전망해 줘야 한다는 것이 박 전 감독의 생각이다.

개인의 삶도 돌아보는 계기

박정태 전 감독은 롯데자이언츠에 1년의 외유를 청했다. 그 1년 동안 그에게 많은 변화가 있었다.“롯데에서 나올 이유는 없어요. 그냥 감독으로 있으면 오히려 더 좋았던 상황이죠.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필드에 있으면 그저 달려야 하기 때문입니다.”그는 지난 일 년이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한 획을 긋는 시간이 되었다고 회상한다. 야구장 밖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이 약한 면도 알게 됐다는 것이다.

약함을 인정한다는 것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한다는 측면에서 그가 전보다 더욱 강해졌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실보다 득이 훨씬 많았습니다. 하루하루가 기대되고 새로운 삶을 충족시켜나가는 것이 매우 기쁩니다.”박 감독은 야구 인프라를 광범위하게 구축해 어린이뿐만 아니라 야구를 좋아하는 성인들에게도 동네 야구가 친숙해질 수 있도록 환경조성을 해주는 일이다.

또한 스포츠 프로그램을 통해 자라나는 세대의 인성을 고르게 성장시킬 수 있도록 전도하는 일이다. 박 감독은 독실한 크리스챤이다. 참여하는 선수들에게 기독교적 사명으로 전도를 하며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이기도 하다. 박정태 전 감독은 야구장 밖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끈질진 근성으로 또 다른 승부를 보고 있다. 박정태 전 감독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가 반드시 큰 역할을 해내리라는 것을 당연한 믿음으로 응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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