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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분노 사회에서 생존하는 법

가끔 뉴스를 보면 ‘도대체 저런 일들이 가능하기나 한 것인가?’라고 할 정도로 깜짝 깜짝 놀랄 일이 생기곤 한다. 대낮에 자동차가 편의점으로 돌진한 것으로 모자라 그 안에서도 계속해서 차를 움직이며 시설들을 파괴하는가 하면, 20대 청년이 자신의 아기에게 폭력을 휘둘러 사망케 하기도 한다. 또 아무런 연관도 없는 사람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가기도 한다. 남편이나 모텔의 손님을 토막살인하고도 뻔뻔한 사람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아무리 화가 난다고 해도 일반인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일들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것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일들이 최근 수년간 형성된 ‘분노사회’의 가장 단적인 면이라고 지적한다. 일상적인 분노가 한계치에 다다르고, 이것을 견뎌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타인을 향해 그 분노를 ‘매우 과격한 방식으로’ 분출한다는 이야기다. 사회의 변화와 신념 체계의 붕괴 최근 수십년 사이 우리 사회는 다양한 분노의 원인을 제

가끔 뉴스를 보면 ‘도대체 저런 일들이 가능하기나 한 것인가?’라고 할 정도로 깜짝 깜짝 놀랄 일이 생기곤 한다. 대낮에 자동차가 편의점으로 돌진한 것으로 모자라 그 안에서도 계속해서 차를 움직이며 시설들을 파괴하는가 하면, 20대 청년이 자신의 아기에게 폭력을 휘둘러 사망케 하기도 한다. 또 아무런 연관도 없는 사람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가기도 한다. 남편이나 모텔의 손님을 토막살인하고도 뻔뻔한 사람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아무리 화가 난다고 해도 일반인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일들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것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일들이 최근 수년간 형성된 ‘분노사회’의 가장 단적인 면이라고 지적한다. 일상적인 분노가 한계치에 다다르고, 이것을 견뎌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타인을 향해 그 분노를 ‘매우 과격한 방식으로’ 분출한다는 이야기다. 

사회의 변화와 신념 체계의 붕괴
최근 수십년 사이 우리 사회는 다양한 분노의 원인을 제공해왔다. 부익부 빈익빈, 수저계급론, 갑과 을, 중산층의 붕괴, 부모찬스와 엄마찬스라는 불공정도 이러한 사회적 분노를 쌓게한 원인이 되었다. 또한 한국 사회가 거대한 변화의 시기에 닥친 것도 이러한 분노의 발생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반세기 이상 동안 한국 사회는 단일한 신념체계를 가져왔다. 그런데 경제가 어느 정도의 수준에 이르고, 개개인의 취향이 발전하게 되면서 이러한 단일한 신념체계에 붕괴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자녀 세대는 부모처럼 살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젊은 층은 이 사회에 만연했던 불공정에 눈 뜨기 시작했다. ‘밀레니얼 세대’라는 새로운 청년층의 등장은 단순한 세대 간의 갈등을 지칭하는 말을 넘어 새로운 시대정신의 등장이라고 할 수 있다. 전쟁과 가난을 겪어보지 못한 세대는 과거의 기성세대와는 전혀 다른 가치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가치관의 분열과 신념체계의 변화가 시작되었고, 기성세대로서는 이 역시 분노의 지점일 수가 있다. 
문제는 이러한 분노가 매우 심각하다는 점이다. 서울대 행복연구센터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한국에서 ‘중증도 이상’의 울분, 분노의 감정을 느끼고 살아가는 사람이 독일보다 약 6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국민의 절반’ 정도는 이러한 분노의 감정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해석도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역시 이러한 분노를 가속화하는 역할을 했다. 사람의 행동을 제한하는 거리두기, 과거의 일상을 더 이상 누리지 못한다는 박탈감 등이 분노의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어떤 사람들은 “마스크를 써달라”는 매우 간단한 부탁에도 폭력을 휘두르기도 한다. 마스크 쓰는 일이 매우 힘들고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러한 요구마저 자신의 인격에 대한 모독으로 받아들여 분노를 하곤 한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분노가 뇌의 정상적인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인들이 이러한 분노를 표출한 사람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다. 그들은 분노를 표출할 당시 일시적으로 뇌의 정상적인 전두엽의 기능이 마비된 상태이고, 그를 보는 타인은 뇌의 전두엽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상태이니 그들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게 된다. 그들은 자신의 분노에 대해 성찰한 기회 자체가 사라지게 되고, 오로지 분노라는 그 자체의 감정에 휘둘리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분노의 결과는 개인적인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이 속한 사회에 피해를 입히는 형태로 발전하게 된다. 

(사진= pixabay)
(사진= pixabay)

집단주의에서 벗어나려는 노력 필요
이런 문제의 탈출구는 개개인이 분노를 하지 않을 수 있는 사회·경제적인 기반의 구축일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의 구현을 기다리기까지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그 시간 안에 개인의 희생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분노 사회에서 우리가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염두에 둘 것은 개인적인 차원에서의 해법이라고 하더라도, 단순한 ‘취미’ 정도의 힐링으로 이러한 분노를 풀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러한 방법은 잠시 여유와 안정감을 줄 수는 있어도 이 사회속에서 잉태되고 길러진 구조화된 분노를 치유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우리는 개인적인 방법을 통해서라도 스스로 분노에서 이탈할 수 있어야 한다. 우선은 지나치게 물질 위주의 성공 방정식을 버려야만 한다. 한국 근현대사의 출발점은 바로 ‘잘 살아보세’라는 구호였다. 여기에는 경제적 성공에 대한 추구가 담겨 있다. 이러한 구호 아래 우리 국민들은 지난 70년의 세월을 ‘잘 살기 위해’, 즉 물질적으로 성공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그것이 이제 대를 이어 자녀 세대에까지 확산되었다. 하지만 이런 물질주의적 삶의 방향은 필연적으로 우울증의 원인이 된다. 분석심리학자인 칼 구스타프 융은 ‘타인과 사회의 기대를 반영한 외적 인격’이 페르소나를 발전시키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 페르소나가 지나치게 강할 경우 진정한 자신, 본연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잃어 버리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격차 사이에서 결국 우울증을 앓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일단 우리에게 주어진 사회적 기대감이라는 페르소나를 약화시키고 ‘나다움’을 좀 더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물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님을 인식하고, 그것을 나의 중심에 두는 인생관을 배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온전히 자신이 원하는 것을 추구하고, 그것으로 자신의 정신세계를 살찌우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또한 ‘집단주의’에서 벗어나려는 노력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큰 병폐의 한 가지는 모든 개인이 집단의 기준에 맞춰야 한다는 집단주의라는 진단도 있다. 획일적인 학교 교육, 충성을 요구하는 회사 생활, 다른 것을 용인하지 않는 또래 집단 등이 가장 대표적인 집단주의의 한 모습이다. 이 안에서 개인은 자신만의 개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모두 ‘같은 색깔’을 가질 것을 요구받곤 한다. 하지만 개개인의 개성이 말살되고 특정한 기준에 맞춰져야 한다는 점이 ‘개성의 압사’를 불러오고, 이를 견디기 힘든 사람들이 분노를 표출하게 된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독자적인 개인으로 살기 보다는 특정 집단에 의지해 살아가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집단주의에의 의존은 온전한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리게 할 위험성이 있다. 그리고 때로 이러한 의존성은 ‘집단주의적 이기주의’로 표출이 되곤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종교다. 최근 코로나19와 관련, 일부 종교 단체는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위험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대면 예배와 집회를 강행하려고 한다. 이러한 모습은 개인의 분노가 집단을 통해서 표출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집단에서 벗어나 각자의 개성을 살리며 이를 통해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오려는 모습 역시 분노를 조절할 수 있는 한 방법이 될 수가 있다. 
분노는 타인들도 망치지만, 결국 자기 자신을 망치게 된다. 분노를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부르게 되고 건강도 망치게 된다. 사회의 구조적인 변화도 갈망해야하겠지만, 스스로를 구원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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