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물론 북한에 관한 지금의 이슈에는 늘 ‘비핵화’와 ‘제재 해제’라는 두 가지 문제가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 문제는 과거 문재인 대통령은 ‘제재 해제’에 방점을 찍었다면 최근에는 ‘비핵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 두 가지 문제를 명확하게 분리해서 이야기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미묘한 차이가 결국에는 ‘심중’을 대변하기도 한다. 최근 문 대통령은 5박 8일간의 G20 정상화 출장을 마쳤다. 이 기간에 ‘비핵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과거 ‘제재 완화’에서 약간 한걸음 물러선 모양새가 아닐 수 없다.
선순환 논리에서 후퇴?
문 대통령은 지난 10월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을 비롯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런 취지의 이야기들을 했다.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왔다는 판단이 선다면, 유엔 제재 완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촉진해야 한다”, “북한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비핵화를 진척시킬 경우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나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
여기에서 문 대통령은 ‘선순환 논리’를 이야기했다. ‘일정한 비핵화-제재 완화-더 큰 비핵화’를 말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기 위해서는 현재 북한이 ‘일정한 비핵화’의 단계에 왔음을 전제해야 한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그렇게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의 발언에서는 미묘한 변화가 엿보인다.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전까지 기존 제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남북 철도 연결도 안보리와 합의하겠다.”
표리부동 아닌 전략적 접근
사실 이러한 발언의 미묘한 변화는 미국과 북한 양쪽 모두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단순히 발언이 표리부동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우선 미국은 계속해서 남한에 ‘속도’를 늦출 것을 주문했다. 북한과 너무 빠른 진전을 이루지 말라는 이야기다. 반면 북한에 대해서는 비핵화의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판단을 할 수도 있다. 이즈음 해서는 비핵화 세상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 나와도 될 법하지만, 북한이 너무 뜸을 들인다는 점이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러한 상황에서 양쪽 모두에게 메시지를 던졌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는 “함께 할 테니 걱정하지 마라”라는 메시지를, 북한에는 “비핵화는 어쩔 수 없으니 이제 협상에 응하라”라는 것이다. 이는 애초에 문재인 대통령에게 부여된 ‘운전자론’의 위상에 비하면 매우 합당한 조치가 아닐 수 없다. 양측의 균형을 잡고 서로가 손을 맞잡기 위해서는 이렇게 꾸준히 메시지를 던지는 일은 필수적이다.
최근 미국은 내부적으로 ‘대북 제재 완화’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만약 이것이 현실하고 북한이 이에 협조한다면, 한반도의 미래는 또다시 거대한 평화의 발걸음을 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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