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에 대해 북한과 미국의 견해 차이가 선명한 가운데, 자칫 비핵화의 불씨, 혹은 동력이 꺼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시점으로만 봤을 때는 시간적인 여유가 촉박한 것은 아니고, 미국 역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말을 하고는 있지만, 이것이 현실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가장 절박한 것은 남한이 아닐 수 없다. 70년 만에 큰 진전을 이뤄낸 지금의 한반도 평화 정착 프로세스가 동력을 잃으면 큰 손해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문 대통령은 이러한 비핵화의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변국 정상 잇따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5박 6일간의 아세안(ASEAN) 및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했다. 이번 순방은 외형적으로는 대통령의 통상적인 해외 순방처럼 보일지는 모르지만, 그 속내는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동력을 유지하겠다는 의도가 매우 컸다. 일단 문 대통령이 만난 사람들은 모두 한반도 상황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상들이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들이 그들이다. 무엇보다 지금은 내년 초의 2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과 미국이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둘 다 한 치의 양보도 하고 있지 않아서 이대로 두어서는 협상의 불씨가 꺼질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주변국 정상과의 연쇄 회담은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무엇보다 한반도의 상황은 ‘우리 민족끼리’ 해결하기가 무척 어렵다는 데에 그 이유가 있다. 물론 미국이 그 기조를 좌우하고는 있지만, 러시아와 중국의 도움도 필수적이다. 이들 국가는 아무래도 북한에 우호적인 견해가 있는 만큼, 우리에게 긍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중국 모두 긍정 반응
특히 문 대통령은 정상들을 만날 때마다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강조해왔다. 특히 러시아는 매우 우호적인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좀 더 과감하게 비핵화 조처를 하도록 러시아가 적극적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으며,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조처에 진전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처가 뒤따라야 한다”라며 호응을 해주었다. 펜스 미국 부통령을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은 “국제제재 틀 범위에서 한미 간 긴밀한 소통과 공조 하에 남북관계의 개선과 교류협력을 추진하고, 북한에 비핵화를 할 경우, 얻을 수 있는 혜택과 밝은 미래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물론 펜스 부통령의 대답은 기존의 것과는 큰 차이가 없다. 북한이 먼저 비핵화를 해야 한다는 통상적인 답을 할 뿐이다. 그런데도 이러한 요구를 자주 하면 미국 측에서도 우리의 입장을 더 잘 이해할 가능성은 커진다. 시진핑 주석 역서 “일이 이뤄지려면 천시(天時·하늘의 때)·지리(地利·땅의 기운)·인화(人和·사람 간의 융화)가 필요한데 조건들이 맞아떨어지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현재 시점에도 여전히 한반도 평화의 동력은 살아 있으며, 앞으로도 이를 어떻게 잘 유지해나가느냐가 한반도 문제의 키워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