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굽는마을 황태섭 대표는 지금도 바게트를 구울 때 하모니 소리가 들리면 가슴이 뛴다고 했다. 먼저 냄새로 빵이 시작되고 오븐에서 나오는 하모니 소리가 바게트 빵을 완성한다고 황태섭 대표는 말한다. 그냥 그 소리가 좋아서, 빵 만드는 게 좋아서 지금까지 한길을 걸어온 황태섭 대표는 빵은 오케스트라라고 얘기한다. “빵에 들어가는 온갖 재료들이 조화를 이루고 그 조화로움이 숙성될 때 마침내 하모니 소리가 들립니다.
그러면 그 빵은 하나의 작품이 되어 고객에게 전달 되는 것이죠. 저희는 단순히 빵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열정을 다해 빵을 만듭니다.“
산골 소년 뉴욕제과에 취직 되다.
강원도가 고향인 황태섭 대표는 학창시절 문제아였다. 공부는 뒷전이고 친구들과 말썽을 피우며 방황을 좀 많이 했지만 90년도에 선배의 권유로 뉴욕제과에 취직을 했던 게 인연이 되었다. “그냥 재미있었어요. 밀가루가 빵이 되어 나오고 손으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그래서 재미로 시작을 한 게 지금의 저를 만들었네요.” 빵익는마을 황태섭 대표는 지금도 빵 만드는 게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일이라며 행복한 얼굴로 말했다.
현재 황태섭 대표는 아들과 딸 하나를 두고 있는데 첫째 아들은 파일럿을 꿈꾸고 있고 둘째는 아직 꿈이 없기에 둘째 딸에게 빵 만드는 기술을 전수해 주면 좋겠다고 말한다. “빵 만드는 일은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만약 둘째 딸이 딱히 꿈이 없다면 프랑스 유학을 다녀오게 해서 새로운 빵을 만드는 기술자를 만들어 보고 싶은데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딸이 저를 닮아서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합니다.”라고 말문을 연 황 대표는 지난 이야기들을 꺼내놓는다.
지금 빵굽는 마을 본사가 있는 안양도 대기업 프렌차이즈 여러 곳이 눈에 띈다. 현재 많은 빵집 대부분 대기업의 프렌차이즈가 점령을 해버려서 소규모의 빵집들이 문을 닫고 심지어 20년 넘게 내려오던 전통 있는 빵집까지 문을 닫아 너무도 안타깝다고 말한다. 서양의 전통있는 빵집은 처음부터 전통이 있었던 것이 아니고 그 가계가 2대 3대 물려내려오면서 지역의 명물이 되고 나중에는 그 나라를 대표하는 문화가 되는 것 이라고 황 대표는 힘주어 말하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또한 10년 넘게 빵집을 해오고 있는 황 대표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라고 하지만 그 힘든 일을 딸에게까지 전수해 주고 싶은 것은 빵을 대하는 황태섭 대표의 진심어린 사랑이 얼마만큼 깊은지 엿볼 수 있었다.
소상공인을 돕는 일은 나라 경제를 살리는 길
어느 업종이나 지금 우리나라는 모두가 대기업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 제과 또한 마찬가지이다. 모든 시스템이 대기업 위주로 돌아가다 보니 경쟁력이나 홍보 등 많은 부분에서 소규모 개인 빵집과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마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오늘도 황태섭 대표는 기능장의 정신으로 오로지 맛으로 승부한다는 일념으로 그 싸움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저는 지금까지 지켜온 게 딱 한가지 있습니다. 지금까지 어려운 시기가 참 많았지만 그날 만든 빵이 남아도 다음날 절대 팔지 않는다는 원칙입니다. 빵은 8시간만 지나면 노화가 되어 맛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빵을 팔수가 없습니다.”그럼 남은 빵들은 모두 어떻게 소비하느냐 묻자 황태섭 대표는 말한다. “그날 빵이 안 팔릴 것 같으면 미리 그 빵들을 모아 둡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맛이 없기 때문에 손님들에게 맛이 없는 빵을 드리고 싶진 않습니다.
저는 손님들에게는 최상의 빵만 제공하고 싶습니다. 그게 저의 원칙이고 손님들에 대한 저의 마음입니다. 나머지 빵들은 지역의 복지센터나 군부대에 기부를 합니다. 허나 그분들한테 가는 것 또한 하루가 지난 다음날이 아닌 그날 당일에 갑니다. 그분들도 빵을 맛있게 드셔야 하기 때문이죠.” 빵굽는마을 황태섭 대표를 인터뷰하면서 우리나라에도 이런 빵집이 동네에 많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 또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맛으로 승부하는 그런 멋진 승부
“우리나라도 프랑스나 유럽처럼 소상공인도 인정해 줘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빵집은 빵을 한번도 만들어 보지 않은 사람도 빵집을 오픈합니다. 돈만 있으면 브랜드도 빵만드는 기술도 전수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유럽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무리 작은 상점을 운영한다고 해도 그 기술자가 능력이 있고 소질이 있으면 무조건 밀어줍니다. 그래야 그렇게 우수한 사람들이 경쟁력에서 뒤쳐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우리도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빵을 먹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것이 진정한 경쟁력이죠. 돈으로 매수하는 시시한 권력 말고 맛으로 승부하는 그런 멋진 승부를 저는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황태섭 대표는 7전 8기 정신으로 새로운 빵 만드는데 몰두하고 있다고 말한다. “제가 기능장 시험을 정말로 7전 8기로 땄습니다. 뭐든지 저는 그런 정신으로 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묻자 황 대표는 먼저 물 한잔을 마셨다.
“끝까지 하세요. 자기가 빵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하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언젠가는 반드시 기회가 옵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앞으로 동네 곳곳에 일률적인 빵이 아닌 정성이 담긴 맛있는 빵을 먹을 날이 머지않은 것 같아 행복했다. 앞으로 빵굽는마을처럼 이윤보다는 가치와 정성을 추구하는 빵집이 생기길 기원해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소상공인을 우대하는 국가적인 지원이 절실할 때이다.인터뷰를 마칠 때쯤 하모니를 들려주던 먹음직한 바게트 빵이 나왔다.너무도 맛있다고 하자 황 대표는 방금 나와서 그렇다며 겸손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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