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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비즈

[사이언스임팩트(33)]韓 1차원 양자금속 새계 첫 구현...60년 묵은 난제 풀었다

기초硏 반데르발스 양자물질연구단, ‘루팅거 액체 이론’ 최초 증명 60년 묵은 난제 K연구진이 해결 쾌거...차세대 양자 소자 개발 기여

1차원 이황화몰리브덴 거울 쌍정 경계(MTB)의 격자 구조를 묘사한 그림(위)과 거울 쌍정 경계 내에서 강한 상호작용을 갖는 전자의 거동을 나타내는 모식도. 사진=IBS
1차원 이황화몰리브덴 거울 쌍정 경계(MTB)의 격자 구조를 묘사한 그림(위)과 거울 쌍정 경계 내에서 강한 상호작용을 갖는 전자의 거동을 나타내는 모식도. 사진=IBS

3차원이나 2차원에서 자유로히 움직이는 전자와 달리 1차원에 갇힌 전자들은 서로 강한 상호작용을 한다. 1차원 전자계에서는 전자가 전통적인 금속과는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며 이는 물질의 전기적 특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것이 바로 1차원 전자계에서 일어나는 독특한 전도 특성을 설명하는 '루팅거 액체 이론'(Luttinger liquid theory)'이다. 루팅거 액체 이론은 마치 좁은 골목길에서 차량이 줄지어 가는 경우 서로 앞질러 갈 수 없으며 안전거리를 두며 서행하는 상황과 비슷하다.
무려 60년전 국제 물리학계에 보고된 루팅거 이론은 실험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물질이 없어 그동안 제한적으로 연구됐다. 대한민국 연구진이 세계 물리계 최초로 ‘루팅거 액체 이론’을 실험으로 증명해냈다.
루팅거 액체이론을 입증했다는 것은 차세대 양자 소자와 전자기술 개발의 획기적인 진전을 이뤄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과 진배 없다. 우리나라가 양자 기술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쾌거라 할만하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반데르발스 양자물질연구단 조문호 단장과 미국 하버드대 박홍근 교수 공동 연구팀은 최근 1차원 금속 안에서 일어나는 '루팅거 액체 이론'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고 4일 밝혔다.
전세계 과학자들은 루팅거 액체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1차원 금속인 전이금속 칼코겐화합물을 이용한 실험을 시도했지만, 전통적인 합성법으로는 화합물 층상 구조 사이의 1차원 공간인 거울 쌍정 경계(한쪽 영역의 원자 배열이 다른 쪽 영역의 원자 배열과 거울 대칭을 이루는 상태)를 수 nm(나노미터, 10억분의 1미터) 수준으로 늘리기 쉽지 않았다. 길이가 너무 짧아 원자 수준의 탐침을 이용해도 국소적으로 관찰하는 데 그쳤다.
루팅거 액체 이론은 1차원 전자계에서 일어나는 독특한 전도 특성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루팅거 액체 이론은 1차원 전자계에서 일어나는 독특한 전도 특성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구팀은 몰리브덴(Mo) 원자 하나에 황(S) 원자가 두 개 붙어 있는 층상 구조를 가진 이황화몰리브덴 화합물(MoS2)애 주목했다. 결국 MoS2의 얇은 층이 겹겹이 쌓인 구조를 활용해 1차원 금속을 구현했다.

MoS2에서 결정의 배열 방향이 서로 다른 두 결정구조 사이에 형성되는 경계는 폭이 0.4나노미터(nm, 10억분의 1m)에 불과하다. 위상학적으로 1차원 금속에 해당하는 MoS2을 반데르발스 에피 성장법, 즉 서로 끌어당기는 반데르발스 힘으로 결합한 물질을 제어할 수 있는 합성법을 이용해 사파이어 기판 위에 수십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길이까지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어 경계 내 전도도를 측정, 거울 쌍정 경계가 루팅거 액체 거동을 보이는 이상적인 1차원 금속임을 밝혀냈다. 또 경계 내 점결함, 즉 물질의 구조에서 원자나 이온이 결여되거나 잘못 배열된 지점의 밀도가 높아질수록 전자의 이동 속도가 줄어들고 전자 간 상호작용이 강해지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향후 이황화몰리브덴 거울 쌍정 경계와 다른 종류의 1차원 전자계를 구현해 물리적 특성을 추가로 규명하고 양자 소자 응용 가능성을 탐구할 계획이다.
조문호 단장은 "1차원 전자계의 근본적인 물리 특성을 규명할 수 있는 실험적 토대를 마련했다"며 "차세대 양자 소자와 전자기술 개발로 이어질 다양한 응용 가능성을 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지난달 27일 자에 실려 국재 물리학계의 큰 반향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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