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전기산업대전에서 상을 받은 기업들의 화두는 고유의 기술력이었다. 그 기술력은 중소기업으로서는 인내를 필요로 하는 고된 개발의 시간을 통과해 낸 결실이었다. 그렇게 개발된 신기술과 신제품들은 단지 개발 기업의 시장이익뿐만 아니라, 수출대체 효과에 따른 경제적 이익도 함께 창출하며 국가산업 전체를 향상시켰다.
고유의 기술개발 이전까지 그것을 필요로 하는 관련기업들은 그동안 해외 수입과정을 거치며 더 많은 로열티를 지불해왔기 때문이다. 송암시스콤(주)는 전력IT분야에서 발군의 기술력을 가지고 각종 산업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는 강소기업이다. 송암은 앞으로 우리나라의 전기산업계가 어떤 지평을 열어가야 할지를 오늘의 성과를 통해 보여 준다
국내 스마트그리드의 선두주자
집으로 들어온 전기를 쓸 줄만 아는 문외한에게는 생소한, ‘스마트그리드(Smartgrid)’라 불리는 전기 분야의 명칭이 있다. ‘스마트’는 최근 대부분의 산업에서 지능형 첨단기술을 도입할 때 잘 쓰는 접두어다. 전기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스마트그리드는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하여 전력공급자와 소비자가 상호간에 실시간으로 전기 정보를 교환하며 전력 손실을 줄이는 차세대 전력네트워크다. 가령, 한 집에서 사용하는 전력량이 주중과 주말, 혹은 시간차에 따라 다르다면 집에 발전소와 연결된 센서가 그것을 감지하여 발전량이나 송전량을 편차에 따라 조절하여 전력 손실을 최대한으로 줄이는 방법이 있다.
송암시스콤(주)의 김도완 사장은 스마트그리드 통합 플랫폼을 개발해 표준화된 운영기술을 정립했다. 이번 상의 공적조서에 의하면 그가 개발해 낸 전력IT 기술은 스마트그리드 통합 플랫폼 외에 간추린 것만 해도 여덟 가지에 다다른다. 모두 IT기술을 융합해 전력 효율화를 꾀한 제품들이다. 그는 발전과 송․변전, 배전분야의 설비와 전력 네트워크 인프라에 대한 초미적 관심을 가지고 연구에 매진해 온 인물이다.
먼저 수상 소감을 물었다. 겸손 속에 자부심이 배어 있었다. “경험이 일천한데 상을 받게 되어 송구합니다. 더 잘하라는 의미일 겁니다.”․김도완 사장은 언뜻 보기에도 도전과 패기가 넘치는 젊은 기업인이었다. 그의 두뇌 속에서는 온갖 기술개발의 밑그림들이 소용돌이치고 있을 것이란 상상이 들 정도였다. 김도완 사장은 자신이 혹은 회사가 그렇게 여러 개의 기술개발 자산을 가지고 있는 배경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저희 회사의 기업모토가‘ 신기술 신제품 기반의 새로운 시장 창출입니다.
개발하는 과정에서 당장은 주목받지 못하고 시장창출의 의미가 미미하지만, 반드시 결과는 있게 마련이죠. 그런 과정을 저희 이해규 대표이사가 창업한 이래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일련의 이런 결과 창출을 통해 우리나라 전력 기반인 한국전력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에 도움을 주고 또 비용을 절감시키고 있다는 역할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일반 전기 소비자가 모르는 전력 IT기술들
전력 종사자가 아닌 이들에게는 다소 어려울 수도 있으나 송암시스콤(주) 김도완 사장의 공적을 설명하자면, 우리가 어려움을 무릅쓰고 약간의 전문성을 이해하려 노력할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그의 공적 중 가장 선두에 거론되는 것이 ‘스마트그리드 통합플랫폼’개발이다. 통합플랫폼 구성도는 Main Ring(간선망) 주변으로 연결된 Sub Ring들이 전력계통과 통신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 이 구조를 바탕으로 해서 스마트그리드 간선망에 적합한 Carrier Ethernet기술을 개발해 냈고, Multi Ring 환경 하에서의 50ms Protection 도 개발해냈다고 한다.
신뢰성 확보를 위한 Reliability 기술개발과 이기종 통신단말과 연계 기능개발, 표준 OAM이 적용된 단말 개발 등이 스마트그리드 통합플랫폼 운영기술을 표준화하는데 기여한 것들이다. 수많은 기술개발에 관한 나열 중에서 한 가지만 더 첨가해보기로 하자. ‘전력자동화용 1코어 광모뎀’은 광선로 비용지출을 기존의 절반으로 절감시킨 기술이라고 한다. 종전 방식인 2코어 광모뎀은 광선로가 부족해 망구축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망에 이상이 생기면 장애를 복구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김도완 사장은 기존 2코어 방식 전력자동화용 광모뎀을 WDM 1코어 방식으로 전환하여 광선로 비용지출을 획기적으로 절감시킨 것이다.
그 결과로 장비 설치와 유지보수 작업시간이 단축됨은 물론 이후 올(ALL) IP 망 구축 시 단말장치 교체 없이도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는 부수효과를 얻어냈다. 그 밖의 기술 개발 리스트들을 일별해 보자. 광인터페이스를 내장한 AMI용 데이터지중장치 (DCU)개발, 고장파급방지시스템(Special Protection System)전송장치 개발, 통합단말장치 개발, IED(Intelligent Electronic Device) 개발,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개발 등과 마지막으로 농어촌 정전자동통보장치 개발이 있다. 전력IT분야의 전문가들이라면 금방 이해하고 수긍할 만한 자취들이라고 한다. 리스트의 마지막에 있는 개발 목록이 기자의 흥미를 끌었다.
‘농어촌 정전자동통보장치’란 무엇일까. 농어촌에서 재배중인 고부가가치 농작물들은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필수다. 자칫 중단사태가 생기면 막대한 규모의 농작물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정전감지 통보 시스템은 정전이 되면 사전에 입력된 전화번호로 즉시 알려주는 기능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시스템에 전화를 걸어 정전이나 장치의 정상작동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휴대폰을 이용한 무선과 유선통신망 모두를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모든 전문적 설명을 뒤로하고 기자는 단순하게 우문을 선택했다. ‘왜 이런 전력기술개발들이 필요합니까’라고. 물론, 현답이 돌아왔다.
“물론 저희의 상품화 제품들이 일반인들이 이해하기가 쉽진 않습니다. 전력 장비들의 역할은 확실합니다. 전력계통을 운영할 때 최고의 안전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거죠. 전력 이상이 한번 생기면 일상생활부터 주요산업까지 돌이킬 수 없는 손실들이 발생합니다. 어쩔 수없이 현장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도 신속하게 신뢰도 있게 처리해야 하는 기술은 절대적입니다. 생산단계부터 사후 유지보수까지 품질에 엄청난 신경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고객에게 주는 저희 가치는 신뢰와 안정성입니다.”
모든 직원이 멀티플레이어,
송암시스콤(주)는 1991년 이해규 대표이사가 설립한 전력전자 및 통신전문회사다. 전력정보 전송장비와 광모뎀, 전력변환기 등 40여 개의 제품을 개발 생산해 주로 한국전력과 도로공사 등에 납품하고 있다. CATV NMS, 디지털 전력계통 보호전송 장치 및 전력변환기 등 김도완 사장이 주도해 개발한 국산화 제품들이 그동안 점유해 오던 외국산 제품을 일소하고 약 100억원에 달하는 수입대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배전부분과 정보통신분야에서 총 45개의 산업재산권을 획득할 만큼 고유의 기술보호에도 힘쓰고 있다.
김도완 사장은 2000년 송암의 연구소에 연구책임자로 입사했다. 그러나 기술과 영업이나 마케팅이 밀착해야 비로소 하나의 기술력이 시장에서 완전히 인정받을 수 있다는 시대의 트렌드가 읽혔다. 그가 순수 연구자에서 경영자로 영역을 넓힌 이유다. 실제로 송암시스콤(주)의 모든 직원들은 멀티플레이어 역할을 한다고 한다. “고객과의 대화에서 그들의 물음에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해 주어야 합니다. 연구자, 영업부, 생산팀 등이 따로 나뉘어 고객을 여러번 상대한다면 고객은 이미 제품에 대한 흥미와 신뢰를 잃기 쉽습니다. ”
고객과는 영업으로 밀접해야 하고, 근간에 우수한 기술이 매개돼야 한다는 것이 송암시스콤(주)의 사고방식이다. 송암은 해마다 매출액의 10~20%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20여명의 연구진은 밤낮이 없을 만큼 열정적이라고 한다. 송암의 기술진은 매년 2~3가지의 연구개발과제를 수행하며 신기술을 지속적으로 축적해오고 있다고 한다. 성공한 중소기업이 그렇듯 송암도 불특정 다수에게 대량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 아니다. 제품을 필요로 하는 소수 구매자의 환경에 적합한 최상의 제품을 공급한다. 이런 형태는 이번 전기산업대전에서 수상한 우수기업들에게서 역시 발견되는 공통점이다.
기업들은 자신들의 기술로 만든 특정한 제품에 완벽성을 기하고 특화시킨다. 기술의 아성을 쌓는 것이다. 이에 안존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 또한 공통점이다. 송암시스콤(주)의 패턴이다. “다른 회사가 개발한 제품을 가져다 파는 것은 저희의 관심사가 아닙니다. 시장에서 외국산에 점유돼 있는 제품들의 국산화가 목표입니다.”
끊임없는 R&D, 중소기업은 일인다역 체제
반복하다시피 중소기업의 활로는 R&D를 통한 기술개발이다. 현재 송암의 R&D 목표를 물었다. “과거의 기술개발 목표는 내수위주였습니다. 주로 한국전력을 위한 제품을 만들고 공급하는 것이었죠. 이제는 스마트그리드처럼 전력IT를 부흥시켜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표준적인 설비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중국과 FTA가 성사되면 내수시장의 설비는 부가가치가 사라지고 말겁니다. 수출을 모색해야죠.”김도완 사장은 지금까지의 기술개발 이력에 또 다른 이력을 추가하기 위한 착상에 이미 나선 듯하다.
“큰 욕심은 없습니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실수하지 않고 가치 있는 수준의 일을 하고 싶습니다. 제가 최고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직원들에게도 좋은 롤 모델이 되고 싶습니다.”송암시스콤(주)은 지난 20년 동안 한국전력이 안정적인 전기 공급을 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후광으로 일했다면, 이제는 그 성공이미지를 바탕으로 글로벌 세계로 나갈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듯하다. 송도완 사장과 전 직원들이 멀티플레이어로 일한다면 그 효과는 산술적이 아닌 기하급수적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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