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가 전 세계에서 여권 파워가 가장 높은 국가로 선정됐다. 최신 헨리 여권 지수에 따르면, 싱가포르 여권을 소지한 국민은 총 227개 국가 중 193개국을 사전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어 글로벌 이동성 면에서 최상위에 올랐다. 해당 순위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제공하는 독점 Timatic 데이터를 토대로, 여권 보유자가 사전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는 목적지의 수를 기준으로 매겨진다.
한국과 일본 역시 각각 190개국의 무비자 여행이 가능해 싱가포르에 이어 공동 2위를 기록하며, 아시아 국가들이 세계 이동성 경쟁을 선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럽 국가들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이탈리아, 스페인 등 7개국이 각각 189개국에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어 공동 3위에 올랐다. 이 외에 오스트리아, 벨기에,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노르웨이, 포르투갈, 스웨덴은 188개국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 공동 4위를 기록했다. 뉴질랜드는 5위를 차지한 국가 중 유럽 외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반면, 글로벌 이동성 지수 하위권에서는 아프가니스탄이 25개국 무비자 입국만이 허용돼 여전히 최하위를 지켰다. 이는 상위권과 하위권 간 이동성 격차가 총 168개국에 달하는 수치다.
주요 순위 변동도 눈에 띈다. 영국과 미국은 2025년 1월 이후 각각 한 계단씩 내려가며 장기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2015년 세계 최상위권에 있던 영국, 2014년 최강국이었던 미국은 현재 각각 6위(186개국), 10위(182개국)로 하락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지수 발표 이후 20년 만에 상위 10위권에서 밀려날 위기에 직면했다.
헨리 여권 지수의 창시자인 크리스천 H. 카엘린 박사는 “이동성 강국들이 다극화되는 세계에서 입지를 점차 상실하고 있다”면서 “신흥 경제국은 비자 정책을 점차 완화하고 외교적 자원을 확대하는 반면, 영국과 미국 등 전통 강국은 오히려 입국 정책을 강화하는 경향”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는 지난 10년간 42위에서 8위로 34계단이나 올랐다. 중국 또한 2015년 94위에서 60위로 34계단 상승해 두드러진 변화를 보였다. 중국은 여전히 유럽 솅겐 지역 비자 면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음에도 이 같은 순위 상승을 이뤄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글로벌 여행 시장의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IATA 윌리 월시 사무총장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전 세계 항공 여행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태평양 항공사가 9.5% 성장을 기록해 최고 성장률을 보였고, 북미의 국제선은 1.8% 증가했으나 내수 시장은 오히려 1% 감소해 전체 수요 변화는 미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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