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15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의 정부 대표부 시설에서 열린 북유럽 5개국(노르웨이·스웨덴·덴마크·핀란드·아이슬란드) 정상회의는 국제 외교사에 기록될 기념비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특별 게스트로 참석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함께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사실상 미국의 리더십을 배제한 ‘새로운 세계 질서’를 공식 선언했다.
미국과의 결별: 그린란드 매입설과 관세 위협의 여파
이번 발언의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깊은 외교적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최근 덴마크 영토인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다시 한번 노골적으로 타진하며 북유럽 국가들의 주권을 자극했다. 여기에 동맹국을 겨냥한 전방위적 관세 위협과 나토(NATO) 경시 태도가 더해지면서, 북유럽 국가들 사이에서는 더 이상 미국을 신뢰할 수 있는 안보 파트너로 간주하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우리가 알던 기존의 세계 질서는 이제 사라졌다"고 단언하며, 미국이 남긴 '리더십의 공백'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다보스의 영웅' 마크 카니, 새로운 질서의 중심축으로
미국을 대신할 새로운 리더십의 대안으로는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가 급부상했다. 전 영국 및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 출신인 카니 총리는 지난 1월 다보스 포럼에서 "강대국의 횡포에 맞서 가치를 공유하는 중간국(Middle Powers)들이 결속해야 한다"는 논리의 연설로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카니 총리의 리더십을 극찬하며, 새로운 세계 질서는 바로 이러한 중간국들의 연대와 민주적 가치 위에 세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통적인 미국 중심의 일극 체제에서 벗어나, 북유럽과 캐나다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안보·경제 블록을 형성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중간국 연대의 공식화: "미국 없는 미래"를 설계하다
오슬로에서 열린 이번 정상회의는 단순히 친목을 도모하는 자리를 넘어, 미국의 영향력 아래서 벗어나 독자적인 길을 걷겠다는 '외교적 독립 선언'과 다름없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동이 향후 국제 정치 지형에 거대한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동맹을 압박하는 사이, 캐나다와 북유럽 국가들은 이미 **'가치 기반의 중간국 연대'**라는 새로운 생존 전략을 현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벼랑 끝에 선 트럼프의 외교 리더십
프레데릭센 총리의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 취임 1년 만에 동맹국들이 내린 차가운 성적표다. 미국이 스스로 세계의 리더 자리를 내려놓은 사이, 우방들은 이미 '미국 없는 미래'를 구체적으로 설계하기 시작했다. 오슬로에서의 이번 선언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정책이 가져온 참사이며, 동시에 전 세계가 새로운 리더십을 갈구하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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