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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슈&]"3년반만의 1%대 물가"...그래도 실감하기 어려운 이유는

통계청 9월 물가상승률 1.6%...2021년 2월 1.4% 이후 최저 수준 채소값·외식비 급등에 '체감물가' 높아...중동불안에 전망 불투명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년반만에 1%대 진입했으나 신선식품이 3.4% 오르며 서민 체감물가는 여전히 냉랭하다. 사진은 대형마트의 채소코너.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년반만에 1%대 진입했으나 신선식품이 3.4% 오르며 서민 체감물가는 여전히 냉랭하다. 사진은 대형마트의 채소코너. 사진=연합뉴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침내 1%대에 진입했다. 2021년 2월(1.4%) 이후 3년 6개월 만의 일이다. 2022년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서민들의 어깨를 짓눌렀던 고물가 시대가 종식된 것이다.

물가상승률 올 연말경에 2%대에 수렴할 것이란 물가당국의 목표를 2~3개월 앞당긴 것이다. 적어도 표면적으로 이젠 고물가시대가 저물고 물가안정기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은 1%대 물가를 실감하기 어렵다. 채소값을 필두로 외식물가 등 장바구니 물가가 여전히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조기 1%대 물가진입의 일등공신인 국제유가가 일촉즉발의 중동위기로 인해 언제 치솟을 지 예측조차 어렵다.
◆석유류 7개월 만에 하락세...물가 0.32%p 끌어내려
석유류 물가가 7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9월 전체 물가상승률을 1%대로 끌어내렸다. 지난 여름 사상 초유의 무더위에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무 등 채소류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물가 하락폭을 줄였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65(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1.6%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에 진입한 것은 2021년 3월(1.9%) 이후 처음이다. 1.6%의 상승률은 2021년 2월(1.4%) 이후 최저치다. 3년여에 걸친 장기 고물가시대를 마감한 셈이다.
물가는 지난 4월 2.9%를 기록하며 2%대 진입에 성공한 이후 계속 우하향 곡선을 그리다가 지난 8월 2.0%까지 낮아졌다. 이후 한 달만에 0.4%포인트(p) 낙폭을 보여주며 1%중반까지 떨어졌다.
물가가 1%대로 복귀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품목은 석유류다. 지난달 석유류는 작년 동월보다 7.6% 내렸다. 올해 2월(-1.5%) 이후 처음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0.32%p 끌어내렸다.
9월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통계청
9월 소비자물가 동향. 자료=통계청

반면 농산물 물가는 3.3% 올랐다. 상반기 큰 폭으로 올랐던 과일 물가가 진정됐지만, 이번엔 채소류 가격이 급등하며 전체 물가를 0.14%p 끌어올리는 효과를 냈다.

배추(53.6%), 무(41.6%), 상추(31.5%), 풋고추(27.1%) 등 채소류 물가는 지난달 두자릿수(11.5%) 상승했다. 채소류 물가는 올 5월 7.4%에서 6∼8월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폭염 탓에 지난달 큰 폭으로 올랐다. 2020년 8월(24.3%) 이후 최고치다.
한은은 향후 물가 흐름이 안정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웅 부총재보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물가상황점검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로 낮아졌으며 근원물가 상승률은 2%수준에서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물가안정 기반이 다져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선식품지수 3.4% 상승...중동위기에 국제유가 불확실성 커
물가당국은 '안정론'을 주장하고 있지만 서민들은 1%대 물가 진입에 대해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정부가 발표하는 물가지표는 단순한 숫자놀음에 불과할 뿐,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다는 항변이다.
그도 그럴 것이 채소, 생선, 육류, 식료품 등 밥상머리 물가는 여전히 높다. 물가지수는 3년전으로 되돌아왔다지만, 장바구니 물가는 고물가시대 그대로다.
깻잎 1장에 100원 안팎에 팔리는 상황에서 물가가 안정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고물가 시대에 한번 오른 외식값은 요지부동이다.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물가도 지난달 전체 물가지수의 2배에 가까운 3.0%나 상승했다.
지난달 밥상물가와 관련 있는 신선식품 지수는 3.4% 상승했다. 신선과실은 2.9% 하락했지만, 신선채소가 11.6% 올랐다. 서민 입장에선 채소는 필수재이지만, 과실은 선택재이다.
김범석 기재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동 사태 관련 관계기관 합동 시장상황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사진=기획재정부
김범석 기재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동 사태 관련 관계기관 합동 시장상황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사진=기획재정부

향후 물가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전망을 어둡게하는 불안요인이 잔존하고 있다. 무엇보다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국제유가는 우리나라 물가를 좌지우지한다.

국제유가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면전 위기가 확산하며 언제 급등할 지 예측불허다. 이란은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을 발사하며, 중동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이날 국제유가도 크게 올랐다.
통계청 공미숙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채소류는 단기간 영향을 받아 날씨가 어떻게 되는지 봐야 한다"며 "가중치가 큰 석유류는 국제유가의 영향을 받고 있어 국제유가가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한은 측도 “물가상승률은 당분간 2%를 밑돌다가 연말로 갈수록 기저효과 등이 작용하면서 2% 내외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중동사태 전개 양상에 따른 유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2일 새벽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후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심화될 가능성에 유의하면서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물가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발생하지 않도록 물가관리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부는 관계기관 합동 24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이번 사태 관련 금융·실물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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