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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슈&]AI칩 홀로서기 나선 빅테크들, '탈 엔비디아' 성공할까

구글·아마존·MS 등 엔비디아 종속 탈피 위해 독자칩 개발 급물살 AI칩 수요 폭발적 증가세...기술난이도 높아 경쟁력 확보는 미지수

글로벌 빅테크들이 AI칩 확보를 위해 독자적인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엔비디아 독점 구조에서 벗어나겠다는 전략이다. 사진=게티이미지
글로벌 빅테크들이 AI칩 확보를 위해 독자적인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엔비디아 독점 구조에서 벗어나겠다는 전략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가장 수혜를 본 기업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아니라 엔비디아다. 오픈AI가 붐은 조성했지만 정작 과실은 'H100'과 'A100'이란 AI용칩을 독점 공급하는 엔비디아가 독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용 GPU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에 있는 엔비디아는 지난해 생성형 AI 열풍에 힘입어 AI칩 수요가 급증한 덕분에 시장가치 1조5천억달러 반열에 오르는데 성공했다. 뉴욕증시 빅테크들중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알파벳(구글), 아마존에 이은 5위다.
거대 생성형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연산 및 추론하는 고도의 AI칩을 필요로하는데, 이 시장을 엔비디아가 독식하고 있다. AMD 등 후발업체들이 맹추격 중이지만, 아직까진 엔비디아가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성이다.
막대한 AI칩을 필요로하는 빅테크기업 입장에선 마땅한 '대체재'가 없다보니 구조적으로 엔비디아에 종속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따라 주요 글로벌 빅테크업체들이 자체 AI칩 포트폴리오 확보를 통한 홀로서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AI칩 자급자족 목표...AI경쟁 못잖은 AI칩 경쟁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빅테크기업들이 엔비디아의 AI칩 시장 점유율을 끌어내리기 위해 독자적인 AI칩을 공급망 구축에 나서고 보도했다.
AI모델의 학습을 위해선 GPU와 같은 전용 AI칩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 분야의 9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엔비디아의 독점 구조를 허물기 위해서다. AI시장 헤게모니 경쟁 못잖게 AI칩 개발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는 것이다.
NYT에 따르면 현재 독자적으로 AI칩 개발에 나서고 있는 빅테크는 구글을 필드로 아마존, 메타, MS, 테슬라 등이다. 이들은 현재 오픈AI가 주도하는 글로벌 AI전쟁에 참전한 세계적인 빅테크업들이다.
AI칩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엔비디아 간판 인공지능 반도체 H100.
AI칩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엔비디아 간판 인공지능 반도체 H100.

우선 오픈AI-MS연합과 AI시장 헤게모니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구글은 AI칩 개발에 가장 앞서 있다. 구글은 자사의 AI 챗봇 '바드'에 자체 개발한 AI 모델 학습을 위한 텐서 처리 장치(TPU)를 탑재했다.

엔비디아의 H100을 대량 구매하고 있는 아마존의 클라우드계열사 AWS는 자체 AI시스템 구축을 위한 독자 개발 AI칩 '트레이니엄' 2세대제품인 트레이니엄2(Trainium2)와 인퍼런시아3(Inferentia3)의 사용을 늘리고 있다.
MS도 자체 AI칩 개발에 매우 적극적이다. MS는 지난해 11월 자사 AI제품 실행을 위한 첫번째 AI칩 '마이아'를 선보였다. MS는 이어 차세대 AI칩 '아테나'(Athena)를 올해부터 자체 AI에 적용할 계획이다.
MS가 최대주주인 오픈AI도 궁극적인 '탈 엔비디아'를 통한 AI칩의 자급자족을 선언했다. 이를 위해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전세계 투자자들과 메이저 반도체업체를 대상으로 대규모 펀딩을 추진중이다.
AI시대에 다소 늦게 가세했지만, 페이스북 운영사 메타도 지난해 5월 AI칩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 외에도 테슬라, 애플 등도 향후 자체 AI칩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보고, 독자 개발을 물밑 추진중이다.
◆수요초과에 엔비디아 폭리...비용절감이 주목적
내로라하는 빅테크기업들이 저마다 AI칩 독자 개발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엔비디아, AMD, 인텔 등과 같이 AI칩을 별도 캐시카우로 키우기 위한 전략이라기 보다는 자체 AI 확장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엔비디아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음에도 캐파(공급능력)에 한계가 있는 까닭에 엔비디아의 AI칩 H100 가격은 현재 개당 약 1만5천달러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신 CPU대비 10배 이상 높은 가격대다.

구글이 개발한 AI칩 가격이 2000~3000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엔비디아 AI칩 가격이 많게는 5배 더 비싼 셈이다. 전세계적으로 AI칩 수요가 몰리며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되자 엔비디아가 가격을 계속 올리며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AI칩 시장의 독점 구조가 깨지지 않는한 앞으로 가격이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수요초과 현상이 이어지면 가격이 오르는건 경제학의 기본원칙이다.
AI열풍의 진원지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 올트먼은 현재 AI칩 개발 및 공급망 구축을 위해 대규모 펀딩을 추진중이다.
AI열풍의 진원지인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 올트먼은 현재 AI칩 개발 및 공급망 구축을 위해 대규모 펀딩을 추진중이다.

엔비디아의 주 수익원이 빅테크기업들이란 점이 이를 방증한다. 이와 관련, IB(투자은행) DA데이비슨은 엔비디아의 직전 2개 분기 매출의 25%가 MS와 메타로부터 나왔을 것으로 추정했다.

빅테크들이 독자 AI칩 개발을 통해 궁극적으로 노리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반도체업체들이 장악한 AI칩시징 진입이다. NYT는 이에 대해 "빅테크들이 엔비디아처럼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에 자체 개발한 AI칩을 판매하기 위한 목적을 깔고 있다"고 짚었다.
NYT는 빅테크들이 자사의 칩을 활용해 서비스를 구축할 AI스타트업을 통해 성능을 향상시키고 점유율을 확보한 후 점차 AI칩 시장공략에 나설 것으로 분석했다.
자체적인 막대한 수요처를 확보한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MS는 무려 139억달러를 투자한 AI시장의 선도자 오픈AI가 사실상 자회사이고, 아마존과 구글은 오픈AI 대항마로 불리는 앤트로픽에 각각 40억달러, 20억달러를 투자했다.
엔비디아에 버금가는 경쟁력있는 AI칩 개발에 성공한다면, 막대한 수요처를 기본으로 깔고갈 수 있는 셈이다.
◆엔비디아 기술력 월등히 앞서 추격 쉽지않을듯
그러나, 이들 미국 빅테크들이 AI칩 개발 전쟁에서 엔비디아에 대등하게 맞설만큼 성과를 낼 지는 미지수라는게 중론이다.
고도의 기획 및 설계 기술을 필요로하는 AI칩 시장을 엔비디아가 선점해 사실상의 표준, 즉 '디팩토 스탠다드'로 간주되는 상황에 새로운 칩 사용을 위해 소프트웨어 코드를 다시 짜는 건 고객입장에선 비효율적이라는 평가다.
엔비디아가 AI칩 철옹성을 구축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빅테크들에겐 큰 부담거리다. 지난해 10월 엔비디아는 향후 2~3년 뒤를 고려한 차세대 인공지능(AI)칩 로드맵을 전격 공개하며 수성의 의지를 더욱 다졌다.
빅테크틀이 독자 AI칩을 개발하며 추격해오자 엔비디아는 다양한 차세대제품을 준비하며 수성에 나섰다,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 엔비디아 본사.
빅테크틀이 독자 AI칩을 개발하며 추격해오자 엔비디아는 다양한 차세대제품을 준비하며 수성에 나섰다,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 엔비디아 본사.

엔비디아는 약 2년에 한 번 꼴로 새 아키텍처의 GPU와 AI칩을 선보이던 업그레이드 주기를 절반으로 단축, 매년 신제품을 내놓겠다고 공언했다. 마치 '따라올테면 따라와바라'는 무언의 압박이다.

엔비디아는 이에 따라 올 2분기에 기존 H100를 개선시킨 H200을 선보이고, 차세대 블랙웰(Blackwell) 아키텍처에 기반을 둔 신규 GPU ‘B100’과 이에 기반한 AI칩을 4분기중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이어 내년엔 ‘X’라는 새로운 아키텍처 기반의 AI칩을 선보일 계획이다. 엔비디아는 이를 통해 현재의 압도적 시장 지배력을 차세대 칩으로 이어감으로써 후발 빅테크들의 추격권에서 더 멀어지겠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AI칩 기술력면에서 엔비디아가 한참 앞서있어서 후발 빅테크들이 따라잡기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결국 독자 AI칩 개발에 나선 속내는 엔비디아를 압박, 구매가를 낮추기 위한 전략이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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