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벤처'의 몸집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덩치 큰 벤처기업이 최근들어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연 매출 1천억원이 넘는 '천억클럽' 가입 벤처기업 수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900곳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4% 이상 증가한 수치다. 매출 1천억원이 넘는 벤처기업 수는 최근 3년 새 매년 100곳 이상 불어나고 있다.
K벤처의 외형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벤처생태계 확장은 물론 고용창출, 수출확대 등 실질적인 경제기여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천억벤처 3년새 300곳이상 늘어...R&D집중 지원 덕
지난해 매출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한 ‘벤처천억기업’ 수가 900개사를 넘어섰다. 글로벌 복합위기에 따른 경기침체 상황을 딛고 K벤처들이 선전을 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26일 중소벤처기업부와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결산 기준으로 벤처 관련법상 벤처기업으로 분류되는 기업 중에서 매출 천억이 넘는 기업은 총 908개사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869곳에서 4.5% 가량 늘어난 수치다. 천억벤처기업 수는 2018년 587개사에서 2019년 617개, 2020년 633, 2021년 739개 등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천억벤처기업 수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3년간은 매년 100개 이상 늘어났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천억벤처기업수가 1천곳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액 자본으로 출발, '데스밸리'로 불리는 초기 위기를 딛고 성장하는 벤처기업이 매출 1천억원을 돌파하는 것은 '낙타 바늘구멍 들어가기'에 비유된다. 대부분의 벤처들이 1차 목표인 매출 100억원조차 넘지 못한 채 횡보하거나 도태하기 일쑤다.
'천억클럽' 가입 벤처수가 빠르게 늘어나는 이유는 최근들어 국내 첨단기술 기반 벤처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면서 매출 파이가 크게 커진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3년(2021∼2023년)간 신규 벤처천억기업이 300곳 이상 순증한데다, 업력 10년 이하의 신규 벤처천억기업 비중이 2018년 17.2%(10개)에서 지난해 24.3%(25개)로 크게 높아진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여기에 중기부가 2017년 부로 승격한 이후 추진한 창업, 벤처, 연구·개발(R&D) 등의 지원이 벤처기업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벤처천억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중은 2.8%로 일반 중소기업(0.8%)의 3.5배, 대기업(1.8%)의 1.6배에 달한다.
이처럼 천억벤처기업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 벤처산업 생태계가 날로 강화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중기부와 벤처기업협회가 26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벤처천억기업의 성과를 축하하고 위상을 홍보하는 기념식을 마련한 것도 이 때문이다.
◆대그룹 못잖은 고용창출 효과...벤처 스케일업 가속화
1천곳을 바라보는 벤처천억기업 경제적 위상은 여러가지 지표를 봐도 알 수 있다. 우선 고용 부문을 보면 벤처천억기업의 고용 인력은 33만명으로 국내 톱4 대그룹보다도 많다. 고용유발효과가 크다는 뜻이다.
중기부에 따르면 현재 삼성그룹의 총 고용인원은 27만8천명, 현대차 19만8천명, LG 15만5천명, SK 11만5천명 등으로 벤처천억기업보다 적다. 벤처기업의 일자리 창출이 대기업집단보다 많다는 얘기다.
산업적 파급효과를 내는 매출도 막대하다. 벤처천억기업의 2023년 총 매출은 무려 235조원이다. 전년대비 3.7% 증가했다. 같은기간 삼성(295조원)과 현대차(275조원) 다음으로 많은 규모다. 3위 SK(201조원)와 LG(135조원)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연 매출 1천억원 이상의 중소·중견기업에서 벤처천억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32.5% 수준이다. 매출로 보면 벤처천억기업이 전체의 24.9%, 종사자 수는 24.1%를 각각 차지해 우리 경제의 허리 역할을 톡톡히하고 있는 셈이다.
중기부는 이에 따라 스타트업 및 벤처창업 활성화와 함께 벤처기업의 몸집키우기, 즉 스케일업에 보다 집중할 계획이다. 벤처협회도 이날 ‘벤처천억클럽 서포터즈’ 발대식을 갖고 벤처천억기업의 스케일업을 위한 지원을 약속했다.
서포터즈에는 기술보증기금·신용보증기금·산업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한국무역보험공사·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한국거래소·한국벤처캐피탈협회 등 10개 금융기관이 참여했다. 협회는 이를 계기로 보증, 금융, 수출, 성장, 기업공개(IPO), 투자 등을 폭넓게 지원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벤처천억기업이 이룬 성과는 다른 많은 벤처, 스타트업에 지향점과 본보기가 돼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이끄는 강력한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벤처기업이 우리 경제를 선도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벤처기업의 외형이 커지고 있는 것에 비해 아직 이익률이 따라주지 못하는 점은 넘어야할 과제로 인식된다. 글로벌시장에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1차 잣대는 매출보다는 영업이익률이 중시된다.
전문가들은 "벤처생태계의 지속적인 발전과 성장을 위해선 덩치(매출)만 크고 체력(이익률)이 약한 기업보다 몸집은 작아도 실속있는 벤처를 더 많이 배출해야한다"면서 "정부와 관련기관의 벤처스케일업 정책의 초점이 매출과 수익성을 모두 높일 수 있는 투트랙 전략으로 추진돼야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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