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AI지각생' 애플의 AI전략엔 확실히 판을 바꿀만한 결정적 한방을 찾을 수 없었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팀 쿡 애플 CEO가 세계개발자회의(WWDC2024)에서 뭔가 획기적인 AI전략을 공개할 것처럼 공언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자 특별히 내세울게 없었다는 얘기다.
새 AI전략 발표를 앞두고 꿈틀대던 애플 주가가 정작 AI전략을 발표하고 난 직후 1.9% 하락하며 현 상황을 그대로 반영했다.
◆'시리'의 대폭 업그레이드 예고...챗GPT-4o 접목
애플은 현지시간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WWDC2024 키노트를 통해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자사 제품에 생성형 AI를 결합한 '애플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 시스템을 선보였다.
애플은 iOS 18, 아이패드OS 18, 워치OS 11, 비전OS 2, 맥 OS 세쿼이아 등 새 AI전략에 맞춰 업데이트한 새로운 OS(운영체제) 공개했다.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애플인텔리전스는 한마디로 기존 음성 비서인 '시리'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생성형 AI가 글쓰기, 알림 요약, 이미지 생성 등의 작업을 도와준다는 것이다.
애플은 이를 위해 오픈AI와 파트너십을 통해 자체 시리에 챗GPT-4o를 접목할 것임을 선언했다. 시리는 2011년 처음 공개된 음성 비서로, 10여년 만에 생성형 AI를 탑재하며 보다 똑똑한 비서로 거듭나게 된 셈이다.
시리는 사용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애플 인텔리전스가 여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작동하도록 돕는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된다.
대화의 맥락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으며 글쓰기 지원 가능도 처음으로 담겼다. 애플이 이전까지 지원하지 않았던 ‘통화 녹음’도 가능해진다.
이미지 생성 기능도 추가됐다. 사진과 비디오 검색도 편리해진다. 이메일 기능도 예전보다 크게 향상됐다.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능들은 기본적으로 기기 내부에서 처리되는 이른바 온디바이스AI로 구현되며 부득이한 경우 정보 유출의 우려가 없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전송된다. 보안성 강화 이유에서다.
이날 시리를 비롯한 애플 AI의 다양한 기능이 소개됐으나 사실 발표된 애플표 AI의 핵심은 오픈AI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통한 챗GPT와의 결합이다.
애플은 "연말까지 챗GPT 최신버전인 챗GPT-4o(포오)와 시리를 통합, 다른 AI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챗GPT-4o의 가장 차별점은 '사람처럼 음성으로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수 년 전부터 AI와 머신러닝을 접목해왔으며, 생성형 AI는 이를 보다 새롭고 강력한 차원으로 만들어준다"며 "애플인텔리전스가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시장 "새로운게 없다" 혹평..."판도 바꾸기엔 역부족"
시장의 반응은 팀 쿡과 달리 차갑게 식었다. 아니 차갑다 못해 싸늘하다. 무엇보다 이날 애플이 공개한 새 AI전략의 핵심이 별로 새로울 게 없다는 반응이다
오픈AI와의 파트너십 구축도 이미 몇 주전부터 일부 외신에서 보도한 그대로다. 뭔가 새로운, 강력한 혁신기술을 기대했던 애플 팬덤과 업계의 기대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애플측이 새로운 기능이라며 공개한 메시지 요약, 사진 편집, 음성 비서 등은 이미 삼성전자, MS, 구글 등 경쟁사들이 내놓은 것들이다.
AI분야에서 만큼은 철저히 후발주자인 애플이 판을 바꾸겠다며 의욕적으로 내놓은 새 AI전략에서 큰 차별점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즉각 애플을 자극했다. 머스크는 X계정에 "애플이 OS수준에서 챗GPT와 통합한다면 내 회사에서 애플 기기 반입을 금지할 것"이라고 썼다.
머스크는 "애플이 자체적인 AI를 만들 정도로 똑똑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오픈AI가 보안과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도록 보장할 수 있다는 건지 터무니없다"고 맹비난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애플 특유의 혁신을 찾아보기 어려운 졸작"이라고 평가한다. 혁신의 상징인 애플이 독자적인 기술혁신 보다는 선발기업인 오픈AI의 챗GPT에 철저히 의존하려한다고 지적한다.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AI폰 시장의 판도를 뒤바꿀만한 임팩트도 약하다는게 중론이다. 이미 시장에 다 나와있는, 신선도가 떨어지는 기능과 서비스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다.
물론 반론도 있긴 하다. 애플이 원래 신기술보다 일반 대중들의 친밀감을 통해 승부를 보는 기업이기에 경쟁사들이 닦아놓은 도로에 애플이 검증된 챗GPT로 무임승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애플표 AI가 시장판도를 바꿀지 말지는 오는 9월경 대강의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애플인텔리전스로 중무장한 아이폰16이 출시되기 때문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이날 공개된 애플인텔리전스만 놓고보면, 전세계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아이폰 팬덤에서 통할 지 몰라도 새로운 시장을 뚫고 나가기엔 뭔가 2% 부족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전반적으로 업계의 낮은 평가를 딛고 애플의 새 AI이 전략이 시장에서 먹힐까. AI주도권을 놓친 애플이 아이폰16으로 'AI지각생'이란 꼬리표를 뗄 수 있을 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