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도입 예정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이달 국회에서 폐지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폐지냐 유예냐를 놓고 장고하던 거대양당 더불어민주당이 4일 금투세를 폐지하기로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금투세 폐지'를 일관되게 주장해온 여당과 대통령실은 화색이 돌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즉각 환영 입장을 내고 야당에 이번 달 중 법안을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증시는 이날 '금투세 폐지효과'에 매수세가 몰리며 급반등했다. 이에따라 금투세 족쇄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한국증시가 '코리아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 순항할 지 주목된다.
◆민주 이재명대표, 최고위서 전격 폐지 결정
더불어민주당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부터 도입 예정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정부와 여당이 밀어붙이는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원칙과 가치에 따르면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금투세를 강행하는 것이 맞겠지만 현재 주식 시장이 너무 어렵다"며 폐지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금투세 면제 한도를 5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리는 등 여러 제도를 놓고 고민했지만, 그걸로는 현재 증시가 가진 구조적 위험성과 취약성을 해결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그간 금투세를 계획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으나 당내에서 주식시장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유예 혹은 폐지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며 이날 입장을 바꿨다.
이 대표는 금투세 시행 당론을 번복한 데 대해 "원칙과 가치를 져버렸다고 하는 개혁·진보 진영의 비난을 아프게 받아들인다"며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더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증시가 정상을 회복하고 기업의 자금조달, 국민 투자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상법 개정을 포함한 입법과 증시 선진화 정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이달중 국회 처리 예상...주주권익 보호 별개 추진
민주당이 금투세 폐지 결정을 내림에 따라 금투세 도입 조항 폐지를 골자로하는 새로운 소득세법 개정안 처리가 급류를 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사실상 여야가 뜻을 모은 만큼 이달 28일 본회의에서 금투세 폐지법안 처리를 기대하고 있다.
향후 처리 일정에 대한 여야 합의가 신속히 이뤄진다면 금투세 폐지법안은 이달 중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심사를 마치고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당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금투세 폐지 협조를 조건으로 다른 법안을 연계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또는 상속세 개편, 자본시장 밸류업(가치 제고) 기업들에 대한 법인세 인하 논의 과정에서 야당이 원하는 방향으로 합의할 것을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입장을 밝힌 만큼 '금투세 폐지'를 사실상 당론으로 추진하는 분위기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상법 개정을 비롯해 우리 주식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이번 정기국회 때 관련된 입법에 박차를 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은 향후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주주 권리를 확대하며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취지의 내용이다. 다만 정부·여당이 야당의 상법개정안에 대해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어떻게 조율이 이루어질지 주목된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르면 이번 주 금투세 폐지 처리 일정 등을 논의하기 위한 비공개 회동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확실성 해소에 증시급반등...밸류업프로그램도 강화
금투세가 유예가 아닌 폐지로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이날 증시는 크게 올랐다. 4일 코스피는 전장(2582.96)보다 46.61포인트(1.83%) 오른 2,588.97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만의 반등이다. 코스닥 역시 25.03포인트(3.43%) 오른 754.08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강보합세로 출발했다가 금투세 폐지 소식이 전해지며 상승 폭을 키웠다. 장 초반 순매도 기조를 보였던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금투세 정책불확실상 해소에 순매수 전환한 덕분이다.
때마침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4일 "한국증시가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을 해야 할 때"라며 "보다 선진화된 자본시장으로서의 위상을 실현하고자 밸류업 프로그램 등을 중점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한국자본시장 컨퍼런스(Korea Capital Market Conference 2024)'에 참석, "한국증시가 이제 시가총액 세계 11위, 거래대금 세계 4위, 외국인 보유비중 30%에 달하는 양적 성장에도 불구,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남았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기업에게는 미래 성장을 위한 효율적 자금조달의 장으로서, 투자자에게는 공정한 자산운용과 재산 증식의 장으로서의 역할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며 "▲밸류업 프로그램 적극 추진 ▲글로벌 경쟁력 강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지원 강화 등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투세 폐지에 금융당국의 밸류업프로그램 강화 등 호재가 맞물리며 당분간 한국증시가 강세장을 연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시전문가들은 "중동불안, 북한의 러-우전쟁 참전, 미국 대선 등 글로벌 변수가 많지만, 국내 정책리스크가 해소된 것만으로도 증시의 훈풍이 불 기대감을 불어넣기에 충분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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