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총생산(GDP)을 근거로한 아시아의 경제대국은 중국, 일본, 인도 등이 꼽힌다. 세 나라는 전세계로 넗혀서봐도, 미국과 독일과 함께 톱5에 들어간다. 그러나 GDP를 인구수로 나눈 1인당 GDP를 기준으로 하면 얘기는 좀 달라진다.
1인당 GDP면에서 중국은 세계 50위권이다. 최근 급성장세를 타고 있는 인도는 아직 100위권이다. 경제규모는 세계 탑클래스지만, 인구수가 워낙 많은 탓이다. 나라의 덩치는 커졌지만, 국민 개인당 소득은 선진국과 거리가 멀다는 얘기다. 반면 싱가폴, 홍콩, 이스라엘은 경제규모는 작지만, 1인당 GDP가 세계 최상위권에 포진한 아시아 대표국가들이다.
◆IMF "韓 1인당 GDP, 日·臺에 여유있게 앞설 것"
한국, 일본, 대만은 이와 달리 GDP도 상위권일 뿐더러 1인당 GDP도 선진국 수준에 육박한 나라들이다. 특이 세 나라는 글로벌 첨단산업을 견인하는 기술강국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첨단산업 분야 곳곳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관계다. 라이벌 의식도 유난히 강하다.
경제규모만 놓고 보면 한국은 일본에, 대만은 한국의 상대가 아니다. '잃어버린 30년'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일본이 장기 저성장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지만, 한국의 GDP는 일본의 절반에도 크게 못미친다. 대만도 마찬가지다. 반도체와 IT를 중심으로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나 대만의 GDP는 한국의 절반도 안된다.
그러나, 1인당 GDP를 기준으로 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일본의 인구수가 한국의 2.5배, 대만의 5배가 넘기 때문이다. 일본 경제가 오랫동안 지지부진한 사이 한국과 대만 경제가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하며 1인당 GDP기준으로 한국이 멀찌감치 달아나고, 일본과 대만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의 1인당 GDP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본과 대만에 여유 있게 앞설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이 나왔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 이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은 역성장을 겨우 면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IMF는 지난 22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를 3만6132달러로 추정했다. 지난해(3만5563달러)보다 1.6% 늘어난 수치다.
IMF 기준 한국의 1인당 GDP는 지난 2021년 3만7518달러를 정점으로 2022년 글로벌 복합위기로 인해 3만4822달러로 줄었다가 지난해 다시 증가로 전환했다. 올해는 OECD국가중 가장 높은 수출증가율을 바탕으로 경제회복이 이루어지며 3만6천달러대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이에 반해 일본의 1인당 GDP 추정치는 3만2859달러로 지난해(3만3899달러)보다 오히려 3.1%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한국과의 격차가 지난해 1664달러에서 올해는 3273달러로 크게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日 수퍼엔저 탓...韓 2분기 깜짝성장 착시현상?"
일본은 한국을 따라잡기는 커녕 대만에도 추월을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IMF보고서에 의하면 대만의 1인당 GDP는 지난해 3만2404달러에서 올해 3만3234달러로 2.6% 증가할 추정됐다. 대만이 1인당 GDP가 일본을 뛰어넘은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한국-대만-일본 순으로 재편된 1인당 GDP 경쟁구도는 당분간 박빙의 승부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IMF는 내년 한국의 1인당 GDP를 3만7675달러, 일본은 3만3234달러, 대만은 3만2859달러로 각각 추정했다. 한국만 소폭 증가하고 일본과 대만은 미세하고 줄어들 것이란 얘기다.
한국은 내년에도 일본과는 2064달러, 대만과는 2751달러 앞설 것으로 보인다. IMF는 또 한국이 오는 2027년 처음으로 1인당 GDP 4만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IMF가 한국이 경쟁국인 일본과 대만에 비해 1인당 GDP면에서 앞서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란 전망을 내놨으나, 현실적인 국민 체감도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게 중론이다.
특히 일본의 1인당 GDP가 낮게 나온 것은 '슈퍼엔저' 현상과 관련이 깊다. 한은 관계자도 "사상 초유의 엔화 약세 영향으로 일본이 달러기준 1인당 GDP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이 지난 1분기에 1.3%의 깜짝 성장을 거둔 것이 일종의 착시현상으로 작용돼 IMF보고서에서 낙관적인 평가를 내리는데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도 보인다. 한은의 또다른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명목 GDP성장률이 상당히 높게 유지된 것이 한국이 지난해보다 일본, 대만과의 격차가 더 커지는 것으로 분석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각국의 서로 다른 물가 수준 등을 감안해 조정한 환율을 적용한 올해 구매력 평가(PPP) 기준 1인당 GDP면에서 대만(7만9031달러)이 한국(6만2960달러)과 일본(5만3059달러)은 크게 앞서고 있다. 1인당 GDP가 일본을 추월하고 4만달러 진입이 목전이라해도 구매력이 떨어지면, 국민 삶의 질과는 괴리가 클 수 있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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