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종합

[이슈기획]가계부채 2천조 턱밑...금리인하 딜레마에 빠진 한은

한은, 3분기 가계빚 1914조원...2002년 4분기 통계 작성이래 '역대 최대' '영끌' 등에 2분기 대비 18조 늘어...한은 이달 금통위 앞두고 고민 깊어

서울아파트 거래량과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며 지난 3분기 가계빚이 190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서울아파트 거래량과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며 지난 3분기 가계빚이 1900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 경제의 최대 뇌관으로 불라는 가계부채가 마의 2천조에 바싹 다가섰다. 3분기말 기준 가계빚 총액이 1900조선을 넘었다.

2002년 4분기 가계부채 통계를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늘어나는 가계빚은 통제불능 상태에 빠졌다.
특히 소비 진작을 통한 경제성장률 제고와 위험수위를 넘어선 가계부채 관리 사이에서 금리조정을 앞둔 통화당국은 큰 딜레마에 빠져있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의 모양새다.
◆가계빛 2002년 4분기 이후 22년만에 최대 규모
지난 3분기(7∼9월)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구입) 열기가 이어지며 주택담보대출(주담대)가 급증하며 전체 가계빚이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4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9월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총 1913조8천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액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실질적인 가계 총부채를 말한다.
2분기(1895조8천억원)보다 18조원 불어난 것이다. 2002년 4분기 이후 22년만에 가장 큰 규모다. 가계부채는 올 1분기에 소폭 감소했다가 2분기부터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가계부채는 장기 통화긴축 속에서도 지난해 2분기(+8조2천억원)·3분기(+17조1천억원)·4분기(+7조원) 계속 불어나다가 올 1분기 들어서야 3조1천억원 줄었지만, 서울아파트를 중심으로한 집값 강세의 영향으로 두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증가 폭도 다시 커지고 있다. 2분기엔 전분기 대비 13조4천억원 늘었으나 3분기엔 18조원 순증하며 보폭을 다시 넓혔다. 2021년 3분기 35조원 증가 이후 3년 만에 최대폭 상승이다.
김민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오른쪽)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4년 3/4분기 가계신용(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김민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오른쪽)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4년 3/4분기 가계신용(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가계빚중에서 카드 대금을 뺀 가계대출은 3분기말 잔액이 1795조8천억원이다. 전 분기 말(1779조8천억원)에 비해 16조원 불었다. 2021년 3분기(+34조8천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주담대가 가계빚 증가를 견인했다. 3분기말 주담대 잔액은 1112조1천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9조4천억원 급증했다. 그만큼 빚내서 집산 사례가 많다는 뜻이다.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 잔액은 683조7천억원으로 3조4천억원 줄었다. 1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흐름이다. 경기침체에 실질임금 감소로 소비가 위축돼있다는 방증이다.
◆대출규제에 4분기 둔화 예고...한은 추가 금리인하 주목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가계신용 증가 배경에 대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도권 주택 매매거래량은 작년 4분기 5만3천호에서 올해 1분기 5만9천호, 2분기, 8만3천호, 3분기 9만6천호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금융당국은 가계빚이 이번 4분기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지난 9월부터 시행한 2단계 스트레스 DSR 등 거시 정책과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로 9월 이후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추세란 얘기다.
수도권 주택 거래 증가 속도가 더뎌진 것도 이를 방증한다. 그간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를 주도했던 서울 주택시장에 최근 찬바람이 불고 있는게 사실이다.
올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는 지난 7월 9047건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상황이 반전돼 8월 6353건, 9월 2984건, 10월 2287건으로 하락세가 뚜렷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향후 추이를 나타내는 주택소비 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19일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10월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7.7로 전달보다 8.1포인트 내렸다.

통상적으로 주택거래에 1∼3개월 후행하는 주담대 특성을 고려할 때 당분간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가능한 대목이다.
문제는 기준금리다. 대출규제를 강화한 상황에 금리를 내릴 경우 주택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줌으로써 주택경기가 되살아나 언제든 주담대를 중심으로한 가계대출이 반등할 수 있다. 이는 그간 여러차례 시장에서 검증된 결과다.
이달 28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앞둔 한은은 고민할 수 밖에 없다. 지난달 통화정책 전환(피벗)을 단행한 한은으로선 내수진작을 위해 추가 금리인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자칫 가계부채를 되살리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은 측은 "가계부채를 급격히 줄이면 소비 등 실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정부와 한은은 명목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트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의 재선 확정 이후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가계빚마저 급증해 추가 금리인하에 더욱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한은이 어떤 결정을 내릴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