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 설날을 앞두고 중소기업계의 자금난이 우려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과 LG그룹이 1~2조원에 달하는 협력사 납품대금을 미리 쏜다.
롯데그룹도 1만여곳에 달하는 중소 파트너사 납품대금 6800억원대을 조기에 집행하기로 했다. 삼성, SK그룹 등 도 조만간 이에 동참할 것이 확실시된다.
대그룹들이 많게는 수 만 곳에 달하는 중소 협력업체들의 대금을 조기에 풀기로함에 따라 중소기업계 자금 부담 완화와 경기진작에 적지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현대차, 납품대금 지급 19일 앞당겨...주요계열사 총동원
현대자동차그룹이 설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 납품대금 조기 지급 및 취약계층 지원 등 적극적인 상생 활동에 나선다. 직원 상여금 등 각종 임금과 원부자재 대금 등 명절 기간 일시적으로 집중되는 협력사들의 자금 운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취지다.
현대차그룹은 설력사들의 설자금 부담 완화를 위해 납품대금 2조446억원을 당초 지급일보다 최대 19일 앞당겨 지급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납품대금 조기 지급엔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건설·현대제철·현대글로비스·현대트랜시스·현대위아·현대오토에버 등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에 부품, 원자재, 소모품 등을 납품하는 6천여 협력사가 대상이다.
현대차그룹은 1차 협력사들도 설 연휴 이전 2·3차 협력사들에 납품 대금을 미리 지급할 수 있도록 유도해 수혜 대상을 더 늘림으로써 납품대금 조기 지급 효과를 확산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매년 설, 추석 명절 전 협력사들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납품대금을 선지급해왔으며, 지난해 설과 추석에도 각 2조1447억원, 2조 3843억원의 대금을 조기 집행한 바 있다.
현대차·기아는 특히 지난해 '자동차산업 상생협력 확산 협약' 체결 및 협력사의 우수 인재 채용을 지원하는 'Here We Go' 프로그램 실시, 연구 개발 역량 강화를 위한 'R&D 협력사 테크 데이' 개최 등 협력사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고금리, 고환율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자금 수요가 많은 설 명절을 맞아 협력사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며 "향후에도 협력사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LG그룹 9개 계열사 금융부담 커진 협력사 지원 총력
LG그룹도 설 명절을 앞두고 협력사 납품대금을 최대 22일 앞당겨 지급하며 내수 경기 활성화에 동참한다고 13일 밝혔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 CNS, D&O 등 9개 계열사가 동참하며, 조기 지급하는 납품대금은 총 1조5천억원에 달한다.
LG 측은 "내수 침체 상황에서 납품대금 조기 지급이 협력사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며 "LG는 금융비용 부담이 커진 협력사를 돕기 위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상생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LG 계열사들은 협력사가 저금리로 대출받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상생협력펀드, 직접 대출 등을 포함한 1조23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시중 은행과 예탁·출연금으로 총 3천억원 규모 상생협력펀드를 운영하며 경영자금이 필요한 협력사에 저금리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신규 및 자동화 설비투자를 필요로 하는 협력사에는 매년 4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무이자로 직접 제공하고 있다.
LG이노텍은 14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1500억 원 규모의 투자지원펀드를 조성했다. 또 LG 계열사들은 설 명절을 맞아 지역 이웃에게 생활용품, 식료품 등 생필품을 전달하며 온정을 나눌 계획이다.
LG는 이날부터 자매결연을 한 마을 10곳에 총 3천kg의 김치를 기부했으며, 대한사회복지회를 통해 아동, 노인 등 취약계층 보호소에도 총 1천kg의 김치를 기부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도 경기 파주와 경북 구미에서, LG화학은 여수, 대산에서 지역 이웃과 소외 계층에게 생필품, 난방용품 등을 전달한다.
◆롯데도 1만1천여 파트너사 대금 조기 지급
현대차, LG그룹 외에도 롯데그룹은 13일 설명절을 맞아 1만1067개 중소 파트너사에 6863억원 규모의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한다고 밝혔다. 명절 전 일시적 비용 증가로 자금 부담을 받을 파트너사의 원활한 자금 운용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롯데 측은 설명했다.
롯데는 납품대금을 애초 지급일보다 평균 9일 앞당겨 설 연휴 전에 지급할 계획이다. 참여 계열사는 롯데백화점과 롯데호텔, 롯데웰푸드,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26개사다. 롯데는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실천하기 위해 지난 2013년부터 매년 명절 연휴 이전에 파트너사들에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해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룹 계열사와 거래하는 1만 1700여 중소 협력사의 결제대금 3240억원을 당초 지급일보다 최대 7일 앞당겨 설 연휴 전인 오는 24일에 지급한다. 여기엔 그룹 14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나머지 대기업집단도 조만간 설자금 조기 집행 계획을 잇달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대기업 집잔들이 일제히 설을 맞아 납품대금을 미리 지급하는 것은 경기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내수 진작에 동참하고 상생 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지난달 19일과 이날 회원사들에 공문을 보내 △설 연휴 전 임직원 연차휴가 사용 독려 △협력사 납품대금 조기 지급 △행사 조기 계약 및 계약금 선지급 등 내수 활성화를 위해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재계 관계자들은 "자금여유가 부족한 중소벤처기업 입장에선 설, 추석 등 주요 명절은 보너스 지급 등 자금압박이 심한게 현실"이라며 "수천 수만곳의 협력업체와 파트너사를 두고 있는 대기업들이 대금을 앞당겨 지급하는 것은 대-중소기업의 상생과 경기회복에 큰 보탬이된다"고 입을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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