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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슈기획]믿었던 OLED마저 中에 역전...위기의 K디스플레이 돌파구는?

옴디아, 1Q 기준 OLED점유율 中49.7%, 韓48.2%...1년전 25%p差 따라잡혀 中저가 공세에 K디스플레이 흔들..."고해상도·저전력 등 기술 초격차가 대안"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는 LCD(액정디스플레이)와는 다를 것이라고 했다. 중국이 막강 내수시장과 저가 공세로 디스플레이 강국 한국을 넘어 LCD시장을 제패했다. 그러나 OLED만큼은 기술격차가 커서 쉽게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 자신했다.
시장 점유율 격차가 이를 뒷받침했다. 한국의 글로벌 OLED시장 점유율은 62.3%, 중국은 36.6%였다. 첨단산업 분야에서 25%포인트(p) 이상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차이를 단 기간에 뒤집는 것은 쉽지않은 일이다. K디스플레이의 OLED 시장 1위자리는 꽤 오래 유지될 것으로 봤다.
지난해 1분기 시점 OLED 시장에 대한 업계의 진단이다. 그러나 믿었던 K디스플레이의 OLED 아성이 단 1년만에 와르르 무너졌다. 중국이 1년 만에 무려 25%p가 넘는 시장점유율 차이를 극복하고, K디스플레이 최후의 보루로 간주돼온 OLED시장 1위 자리를 뺴앗았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광고를 실은 뉴욕 시티투어버스가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광고를 실은 뉴욕 시티투어버스가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韓 62.3% 대 36.6% 우위서 1년만에 전세역전

올해 1분기 글로벌 전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시장에서 BOE를 필두로한 중국 디스플레이기업들의 점유율이 사상 처음 한국을 넘어섰다. 중국이 2020년대 초반 LCD를 제패한데 이어 차세대 디스플레이란 OLED마저 세계 최강국에 올라선 것이다.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모바일기기용 중소형 OLED를 포함한 전체 OLED시장(출하량 기준)에서 중국기업이 49.7%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한국을 뛰어넘었다.
OLED 시장이 열린 이후 줄곧 세계 1위를 유지해왔던 한국의 점유율은 49%다. 1년전 62.3% 대 36.6%의 압도적 우세가 순식간에 뒤집혀버린 충격적인 결과다. 중소형 OLED로 국한하면 중국의 점유율(50.5%)은 한국(48.2%)에 2.3%p나 앞섰다.
중국이 LCD에 이어 OLED마저 세계 1위에 오른 것은 두말할 것없이 중국의 방대한 내수 시장과 특유의 가격경쟁력 덕분이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불린다. TV, PC, 스마트폰, 전기차 등 OLED의 핵심 전방시장 모두 공급량이 세계 탑클래스다. 중국디스플레업체들로선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이 있을 수 없다.
첨단 기기의 공급망을 쥐고 있는데, 미·중간의 첨단산업 패권경쟁이 심화되자 중국내 '애국 소비' 열풍까지 불고있다. 중국 당국은 자국산 부품 사용을 적극 권장한다. 아니, 사실상의 강요다. 그렇지않아도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에 날개를 달아준 꼴이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화웨이·오포·비보·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OLED패널의 한국산 탑재 비율은 2021년 78%에서 지난해 16%까지 추락했다. 내수시장이 빈약한 한국업체 입장에선 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중국을 상대해야할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LG디스플레이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중대형 OLED 부문이 그나마 한국이 중국을 압도하고 있지만, 이 마저도 최근 BOE 등 중국기업의 추격 속도가 매섭다. 중국업체들은 최근 중대형 OLED 기술개발과 설비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항공용 OLED가 설치된 보잉 스마트 캐빈 부스의 모습. 천장 곡선에 맞춰 설치된 커브드 OLED와 전면에 설치된 55인치 투명 OLED 패널이 각 종 영상 콘텐츠와 기내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의 항공용 OLED가 설치된 보잉 스마트 캐빈 부스의 모습. 천장 곡선에 맞춰 설치된 커브드 OLED와 전면에 설치된 55인치 투명 OLED 패널이 각 종 영상 콘텐츠와 기내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사진=LG디스플레이

◆中OLED, 저가 물량공세로 앞으로 강세 전망

중국업체들의 기술력도 결코 만만치않다. 고난도 기술을 요하는 프리미엄 OLED분야에서도 최근 중국기업들의 성장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중국 정부의 '디스플레이 굴기' 전략에 따른 전폭적 지원 속에서 중국업체들은 세계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는 K디스플레이와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는게 주지의 사실이다.
이같은 전후사정을 감안하면 OLED시장에서 중국의 강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소형 OLED의 경우 스마트폰 중심에서 태블릿·노트북·PC·XR(확장현실) 등 IT기기 전반으로 확산하는 추세에 맞춰 중국 기업들은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중국 간판 디스플레이업체 BOE는 지난해부터 630억위안(약 12조원) 규모의 IT기기용 OLED 생산라인 건설에 착수했다. 비전옥스도 IT용 OLED 공장을 짓기로 했다.
시장조사 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DSCC)에 따르면 2020~2027년까지 세계 디스플레이 장비 지출의 85%가 BOE·CSOT 등 중국 제조업체들이 차지할 전망이다. 반면 한국의 점유율은 12%에 불과하다.
저가 물량 공세로 세계 LCD시장을 장악한 중국이 이제 OLED까지 한국을 추월하며 K디스플레이의 위상과 입지를 흔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은 강력한 내수와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등에 업고 IT를 포함한 첨단산업 전분야에서 한국의 가장 위협적인 존재"라며 "K디스플레이가 출하량이나 매출 등 외형 기준으로 중국을 따돌리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강조한다.
흔들리는 K디스플레이의 경쟁력과 입지를 되살리기 위해선 결국 하이엔드 기술에 포커스를 맞추고 R&D투자를 집중하는 방법 뿐이다. 다행히 아직까지 미래형 첨단 디스플레이 분야에선 한국이 여전히 중국업체들과 적지않은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창희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이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비즈니스 포럼'에서 'AI 시대를 위한 디스플레이 기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이창희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이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비즈니스 포럼'에서 'AI 시대를 위한 디스플레이 기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삼성디스플레이

◆"AI, K디스플레이의 새 기회...하이엔드 기술 집중해야"

13일 오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디스플레이비즈니스포럼2024’에서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양대 디스플레이기업이 고휘도, 저전력, 플렉시블 등 미래형 디스플레이 개발에 보다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하이엔드 시장에서 기술우위를 바탕으로 미래시장만큼은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미다.
윤수영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부사장)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기회(New Opportunities for the Display Industry)’란 주제의 기조연설을 다양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방향을 소개했다.
LG디스플레이는 우선 TV분야에서 기존 대비 휘도(화면 밝기)와 효율이 향상된 WOLED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IT는 온디바이스AI에 최적화된 저소비전력 기술에 중점을 두고 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곡면, 슬라이더블, 롤러블 등 자유로운 형태 구현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이창희 삼성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연구소장(부사장)은 ‘AI시대를 위한 디스플레이기술(Display Technologies for AI Era)’을 주제로 발표를 통해 "온디바이스AI 시대 도래로 디스플레이 부품에 저전력·장수명을 가능하게 하는 고도화된 기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것"이라며 "발열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소재나 픽셀 제어 알고리즘 등 다양한 저소비전력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은 특히 멀티모달(Multi Modal, 복합정보처리) AI와 함께 혼합현실(XR) 시장을 겨냥한 사용자 경험(UX)을 향상시키는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위해 삼성디스플레이는 고휘도의 올레도스(OLEDoS) 기술과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같은 고해상도 기술로 멀티모달AI를 뒷받침해 XR경험의 매력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OLED마저 중국에 추월당한 상황에서 고해상도·저전력, 그리고 미래형 신기술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 디스플레이기업들이 중국의 경쟁사를 완벽히 따돌릴 수 있는 혁신적인 신기술을 내놓지 못한다면, LCD처럼 OLED나 차세대 플레이 시장에서 중국과 힘겨운 싸움이 이어질 수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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